"한국 교육과정의 변천 개관"(1.교수요목의 시기-4) / 이경환

   ‘조선교육심의회’에서 결정된 새 학제가 적용되는 1946년 가을 학기가 시작되기 전에 미 군정청은 일부 교수 요목이 포함된 각급 학교 교육과정을 공표하였다. 그리하여 1946년 9월 1일에는 ‘국민학교 교수 요목’을 시달하였고, 1946년 9월 20일에는 중학교의 학제 변경에 따른 교과목별 주당 수업 시간표를 정하고, 교과목별 교수 요목을 시달하였다.

   이 교수 요목은 정부 수립과 교육법의 제정에 따라 새롭게 개정될 예정이었으나, 6.25전쟁으로 중단되어 1954년의 ‘교육과정 시간 배당 기준령’과 그 이듬해의 ‘교과과정’이 공포될 때까지 유효하였으며, 이에 따른 교과서가 편찬되어 사용되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교육과 관련하여 획기적인 변화는 1949년 12월 31일 교육법의 제정. 공포였다. 우리에게 익숙한 ‘홍익인간’을 교육이념으로 채택한 것도 바로 이 시기이다. 교육법 시행에 따른 각종 법령들의 제정, 공포도 뒤따랐다. 교육법에는 ‘사범대학, 대학을 제외한 각 학교의 교과용도서는 문교부가 저작권을 가졌거나 검정 또는 인정한 것에 한한다.’(157조)는 점을 밝혀 교과용도서에 관한 국가관리 체제를 분명히 하였다.

 

(2) ‘교수 요목’의 성격 및 기본방향

 

   이 시기에는 교수 요목과 교육 과정을 엄밀하게 구분하지는 않았으며, 교수 요목은 교과 내용 자체를 학생들이 학습해 나갈 코스로 보아, 교사가 학생에게 가르칠 교수 내용의 ‘주제’ 또는 ‘제목’을 열거한데 불과하였다.

   이 시기의 교수 요목은 교육 과정의 총론에 해당되는 부분이 보이지 않아, 그 구성의 방향이나 이념 또는 목적, 운영상의 유의점 등을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이때 제정된 교수 요목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3)

   첫째, 교과의 지도내용을 상세히 표시하고, 기초 능력을 배양하는데 주력하였다.

   둘째, 교과는 분과주의를 채택하였으며, 체계적인 지도와 지력의 배양에 중점을 두었다.

   셋째, 우리나라의 교육목표인 ‘홍익인간’의 정신에 입각하여 애국, 애족의 교육을 강조하였으며, 정신면에서나 생활면에서 일제 잔재를 시급히 제거하는 데 각별한 노력을 하였다.

 

   이러한 특징을 지닌 교수 요목은 그 내용과 정도가 대체로 학생의 능력에 비추어 지나치게 높다는 평을 받게 되었다. 그것은 일제 식민지 정책에 의하여 전체적으로 교육 정도가 낮았던 것을 급속히 회복해 보겠다는 의도가 내포되었기 때문이었다. 대체로 당시의 교수 요목은 지적인 면에서 상당히 정도가 높으며 그 내용은 고답적인 것이었는데, 그것은 미국의 새로운 교육 사조를 받아들이기 이전이어서 일제 시대의 일본의 교육내용을 참작한데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내용면에서 일제 잔재를 불식하려는 노력이 병행되었으며, 그것은 한글 전용, 우리말 도로 찾기 및 우리말 용어 제정 등에서 그 노력을 엿볼 수 있었다.

   그 당시의 형편은 교수 요목을 제정하는 데 충분한 시간을 들일 수 없을 정도로 교과서의 발행이 시급하였다. 그러한 점은 교육심의회의 9개 분과 중 제 9분과에 교과서 준비 위원 문제, 교과서 검사에 관한 제도, 표준 출판 배부 방법, 교과서의 한문 폐지 문제, 교과서의 무료 제공 문제 등 교과서에 관하여 연구,검토하는 일이 위촉되었을 뿐이며, 교수 요목이나 교육 과정을 다루는 분과가 전혀 고려되어 있지 않다는 점으로도 교수 요목 제정에 심혈을 기울이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그 결과 체제상 교과 간에 일관성을 기하지 못하고 교과별로 가르칠 주제를 열거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즉, 문자 상의 의미 그대로 교수요목은 교사가 학생에게 가르쳐야 할 내용의 주제 또는 제목을 열거하는 데 불과하였다.

 

(3) 학교급별 교육과정 편제와 시간 배당

 

(가) 국민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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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문교부, 문교개관(서울: 문교부), 1958. p.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