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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에 한 번 있을 법한 경사, 무신진찬도(戊申進饌圖)[2] 본문
무신진찬도병(戊申進饌圖屛), 백은배(白殷培, 1820-?) 등 7인, 조선 1848 19세기 후반, 비단에 채색, 8폭 병풍 중 3·4폭, 국립중앙박물관
이른 아침 대왕대비가 주인공인 ‘내진찬’이 열렸고, 헌종과 효정왕후(헌종의 계비, 1831-1904)·경빈 김씨(헌종의 후궁) 등 왕실 가족과 친척 등이 참석했다. 통명전 가운데 십장생도 병풍 앞 붉은 의자는 대왕대비의 좌석이다. 그 좌측으로 효정왕후, 우측에 경빈 김씨 자리가. 전각 아래에 나라에서 작위를 받은 여인들의 자라가 있다. 진찬의 또 다른 주인공 왕대비는 부친 조만영(1776-1846)의 상喪을 치르고 있어서 참석하지 않았다. 전각 앞에 설치한 임시 무대에서는 붉은 발이 쳐져 있고, 여령女伶들이 처용무를 비롯한 다양한 춤을 공연하고 있다.
* 제5·6폭 1848년 3월 17일 밤, 창경궁 통명전
대왕대비와 헌종이 참석한 연회가 열리다通明殿夜進饌圖
무신진찬도병(戊申進饌圖屛), 백은배(白殷培, 1820-?) 등 7인, 조선 1848 19세기 후반, 비단에 채색, 8폭 병풍 중 5·6폭, 국립중앙박물관
오후 9-11시에 열린 ‘야진찬’에 대왕대비와 헌종이 참석했다. 야진찬은 주인공과 참석자의 긴밀한 유대감을 확인하는 자리였다. 대왕대비는 8세의 나이로 즉위한 헌종을 대신해 일정 기간 나랏일을 돌보았고, 이후 헌종이 몸소 뜻을 펼칠 수 있도록 도움을 준 든든한 후원자였다. 헌종은 야진찬에서 대왕대비의 덕을 칭송하고 장수를 축원하는 노래를 바쳤는데, 노래에는 대왕대비에게 감사함을 표현하고 임금으로서의 권위를 강조한 내용이 반영되어 있다. 연회가 밤에 열렸으므로 전각 처마에 걸린 유리등과 연회장 곳곳에 놓인 촛대에 불이 밝혀져 있고 연회장을 두른 발과 장막에도 청서초롱이 걸려있다.
* 제7·8폭 1848년 3월 19일 아침, 창경궁 통명전
헌종이 주최한 연회가 열리다通明殿翌日會酌圖
무신진찬도병(戊申進饌圖屛), 백은배(白殷培, 1820-?) 등 7인, 조선 1848 19세기 후반, 비단에 채색, 8폭 병풍 중 7·8폭, 국립중앙박물관
야진찬 이틀 뒤, 헌종은 진찬을 준비한 진찬소進饌所 관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연회를 베풀었다. 연회에는 진찬소의 당상堂上과 낭청郎廳, 나라로부터 작위를 받은 여인들인 명부命婦들이 참석했다. 통명전 중앙 십장생도 병풍과 어좌는 헌종의 자리이고, 전각 앞 무대의 여령들은 헌종의 아버지 익종(효명세자)이 창작한 ‘가인전목단(佳人剪牧丹)’·‘보상무(寶相舞)’ 등 정재(呈才)를 공연하고 있다.
* 제8폭 진찬을 준비한 관원 명단 進饌所座目
1848년의 진찬을 준비하기 위해 조직한 임시 관청 ‘진찬소’ 관원 명단으로, 당상 6인과 실무 담담 난청 8인의 품계·관직·성명이 순서대로 적혀 있다. 당상 김홍근(1796-1870)과 조병준(1814-1858)은 왕실의 외척이고, 서희순(1793-1857)과 김정집(1808-1859)은 헌종의 아버지 익종이 신임하던 신하였다. 낭청 김재청(1807-1855)은 내친찬에 참석한 경빈 김씨의 아버지였다. 즉, 진찬소 관원들은 왕실 또는 헌종과 직·간접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들로, 이는 진찬이 현종의 위상 강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진찬소 좌목進饌所座目〉
당상堂上
낭청郎廳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문화재청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유산 정보/ 글과 사진: 이영일, 전) 문화재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 이영일∙고앵자/ 채널A 정책사회부 스마트리포터 yil2078@hanmail.net]
천년에 한 번 있을 법한 경사, 무신진찬도(戊申進饌圖)[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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