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는 길목에 서서"
* 권영춘 / 시인, '한사모' 감사 *
봄은 어김없이 해마다 순례자의 길을 선택한다.
지난겨울 죽음보다 더한 고독을 안고
날개 치던 그 영혼들이
온기 속에서 다시 살아난다.
눈 쌓인 북쪽 산의 능선에서
불면의 밤을 혼자서 지새웠기에
이제는 더욱 더 찬란한
색조 화장을 준비한다.
봄은 언제나 조용히 살아있는
생명체 그 자체다.
겨울 몇 달 동안
동안거를 마친 나무들과 생명을 지닌 만물들에게
서로가 서로를 붙들게 한다.
생명체들의 몸속 깊은 곳까지
자유의 손길을 들이민다.
봄은 또다시 머나먼 순례자의 길을 떠나
여기까지 와서 무거운 생명의 짐을
풀어 놓았다.
 * 서울대 대학원 졸업.
  - 서울고 부장교사를 거쳐 중고교 교감 및 중등학교 교장으로 정년.
  - 시조집 : 세상사는 이야기(1990).
  - 1시집 : 흐르는 세월 그 속에서(1997)
  - 2시집 : 달빛이 만든 길을 걸으며(2011)
  - 시, 수필, 시조 분야 모두 등단.
  - 한국문협 시분과 및 관악문협 이사. 가톨릭문협 회원.
  - 현재 동작구청 복지관 노인대학에서 사서(四書)강의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