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궁궐지킴이

태안 영목항 - 밧개해변 본문

아름다운 우리나라

태안 영목항 - 밧개해변

불꽃緝熙 2012. 4. 24. 17:49

 

 

 

 

한밤의 사진편지 제1618호 (12/4/21/토)

 

 

함수곤의 블로그 '한밤의 사진편지'로 가시려면 아래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http://blog.daum.net/ham60/>

 

대한민국 U자 걷기 제 9구간 (군산-당진)

 

 

 

셋째 날 후기 (12/4/11/수/ 안면도 영목항-밧개해변)

 

 

 

 

글, 편집 : 이영균 (한사모 운영위원장 ykrhee10@hanmail.net)

사진 : 함수곤 (한밤의 사진편지 대표 ham60@hanmail.net)

이창조 (한사모 홍보위원장 lc191@hanmail.net)

이영균 (한사모 운영위원장 ykrhee10@hanmail.net)

 

 

오늘은 4월 11일, 수요일,

걷기를 시작한지 셋째 날입니다.

 

어제 간간히 비가 뿌린 탓에

오늘 일기가 무척 신경 쓰입니다.

 

 

눈을 뜨자마자 밖을 보니 아무 것도 안 보입니다.

해무가 잔뜩 끼였고 파도 소리만 들립니다.

 

또 다른 세상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비는 오지 않아 안도하였습니다.

 

 

오전 7시 정각,

어제 저녁을 먹었던 등대횟집에서 바지락 미역국이 제공되었습니다.

부모와 아들 세 식구가 직접 조리하고 상을 차렸습니다.

미역국은 각자 소금으로 간을 맞추도록 되어 있습니다.

각자의 취향을 존중하는 식당 주인의 배려가 고맙습니다.

 

오늘 아침은 김균순 님께서 베풀어 주셨고

모두가 감사의 박수로 화답했습니다.

 

오늘은 19대 국회의원 선거일입니다.

걷기 참가회원들은 모두가 부재자투표를 하여

국민된 의무를 행사하였습니다.

 

 

오전 7시 46분 버스가 떠났습니다.

목적지는 안면도 남단인 영목항입니다.

 

대천항에서 배를 타면 되겠지만

서해는 간만의 차이가 심하고

출항이 취소되는 경우도 많아서

안전하게 버스를 이용하기로 한 것입니다.

 

버스는 북으로 올라갔다가 안면도 가운데 길로 내려가는 것입니다.

버스 안에서 김창석 님이 하모니카로 5곡이나 연주하셨습니다.

 

함 대표께서는 이상적인 남편의 요건으로서

‘3소(옳소, 좋소, 알았소) 5쇠(모르쇠, 마당쇠, 자물쇠, 구두쇠, 변강쇠)의 8가지’를

설명하여 모두 박수로 공감의 뜻을 표하였습니다.

 

박해평 님은 맑은 날씨를 기리며 박두진의 ‘해’와 정오승의 ‘봄길’,

황지우의 ‘너를 기다리는 동안’ 등 세 편의 시를 암송해 주시었습니다.

 

 

9시 15분 안면도의 영목항 바닷물은

발끝까지 찰랑이며 우리 일행을 반겨 주었습니다.

 

 

이제 오늘의 걷기가 시작됩니다.

 

영목항에서 병술만까지의 해변길이 아직 개통되지 않아서

국도 77번을 따라 갈 수밖에 없습니다.

 

개나리는 피었으나 벚꽃은 아직 꽃망울을 맺기 전입니다.

금년에는 음력 3월이 윤달이라서 철이 늦다고 합니다.

 

고개 위에서 좌우로 바다가 펼쳐집니다.

국도이기는 하지만 매우 한산합니다.

새로이 제작한 한사모 깃발은 세차게 나붓낍니다.

좌측 길에서 일렬로 걷는 한사모 대열은 완전합니다.

 

 

고남패총박물관을 좌측에 두고 나아갑니다.

걷기 중에는 박물관 등을 지나칠 수밖에 없는 것이 항상 아쉽습니다.

 

 

반도신용협동조합 앞에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이석용, 김경진 두 반장께서는

반원들의 복지 향상을 위한 과자를 공급하였습니다.

 

이에 대해 이규석 님은 ‘복지증진은

돈이 아닌 마음으로 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복지는 마음과 돈이 함께할 때 그 효과가 최대한 발휘된다고 생각합니다.

 

 

좌측의 귓소골지(池)에는

예사롭지 않은 색깔의 오리 세 마리가 놀고 있습니다.

 

 

고개 정상은 ‘높은 갈매기 동산’입니다.

‘이 세상에서 잠시 바람처럼 머물고 간 사람’이라는

비명의 추모비가 눈에 뜨입니다.

 

2003년 히말라야 로체샤르 등정에서

35세의 젊은 나이에 실종된

이 곳 출신 박주훈 추모비입니다.

 

바람처럼 사는 것은 어떤 삶일까요?

쓸어버리는 바람?

마음먹은 곳을 헤집고 다니는 바람?

훈기와 온기를 가져다 주는 바람?

옷깃을 여미기도 열기도 하는 바람?

 

누동 삼거리를 지나 계속 77번 국도를 걷고 있습니다.

때마침 고라니 한 마리가

우측에서 죄측 산으로 길을 가로 질러 뛰어 갑니다.

 

 

좌측의 장곡으로 가는 길을 지나

우측의 지포정(池浦亭)에서 쉬었습니다.

 

지포저수지를 내려다보는 정자에서의 경치는

을씨년스러운 겨울을 밀어낸

이른 봄 처녀와 같이 싱싱합니다.

 

저 건너 밭들은 밭갈이로 뒤집어진 황토 빛 옷으로 갈아입고

정자 앞 해송은 긴 세월의 연륜을 곧추 뻗고 있습니다.

 

 

12시 정각,

낙원가든의 갈비탕으로 점심 식사를 하였습니다.

영원한 청춘 박찬도 님이 건배하셨습니다.

 

작년 가을 주인이 손수 담근 묵은 총각김치가 단연 인기입니다.

시골 식당은 특히 반찬들이 좋은데

이는 대부분 주인들이 직접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오후 1시, 다시 걷기가 시작되었습니다.

고갯길입니다.

잠시 후 왼편으로 꺾어 병술만路로 들어섰습니다.

4차선의 큰 도로이나 차 한대 볼 수 없습니다.

 

 

우리가 걸은 인도에는 가로수가

약 2m 간격으로 지그재그로 서 있어

걷기에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인도가 걷기에 불편하다면 무엇인가 잘못된 것 아닐까요?

탁상 행정의 한 예를 보는 것 같아 씁쓸했습니다.

 

 

꽃지 ATV 체험장이 있는 곳에서

넓은 도로가 끊겼습니다.

 

 

오른쪽으로 접어드니 왼쪽에 넓은 갯벌이 펼쳐집니다.

‘중장1리 주민용 양식장’이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오른 쪽 간척지에는 파란 보리가 살랑살랑 고개짓을 합니다.

바람 타고 실려 온 바다 내음이 코끝을 스치고 보리밭에 내려앉습니다.

 

 

다시 걷는 길은 비포장 길입니다.

ATV 들이 훑고 간 길이기에 노면이 매우 불안정합니다.

 

 

오후 2시 30분이 조금 못 되어 꽃지 해수욕장에 도착하였습니다.

이제부터는 태안 해변길의 6코스인 샛별바람길입니다.

길 이름답게 강한 바다 바람이 왼쪽 뺨을 때립니다.

 

 

리솜오션캐슬을 지나 계속 나아갔습니다.

휴식을 취한 꽃마을슈퍼에서

10개반 반장들은 반원들의 복지후생을 위해

꿀꽈배기, 오징어땅콩, 맛동산, 양파깡 등의 간식을

경쟁적으로 나누어 주었습니다.

 

 

해변길 끝의 아취형으로 멋을 부린 꽃다리는

태안 해변길 5코스 노을길과 6코스 샛별바람길을 이어주고 있습니다.

 

 

이제부터는 태안 해변길 5코스 노을길이 시작됩니다.

 

 

꽃다리를 넘어 모감주나무 군락지를 지나고

220계단을 올라 전망대에 섰습니다.

할매바위와 할배바위가 발아래 누었습니다.

 

 

전망대를 떠나니 계속 산길입니다.

해변과 해변 사이에 나지막한 산이 막고 있기에

해변길이 산 위로 올라 갔기 때문입니다.

 

 

산길을 내려오니 방포해변이고

작은 산 넘으니 두에기해변이고

또 다시 작은 산 넘으니 밧개해변입니다.

 

오늘 예정된 25㎞가 끝나는 순간입니다.

날씨는 완전히 개었습니다.

 

 

오늘 숙소는 드르니오션 리조트입니다.

안면도 북단의 백사장항에서 연육교를 건너면

드리니항과 염전이 보이는 곳에 위치한 팬션입니다.

 

‘드르니’란 ‘들른다’에서 유래합니다.

바람초, 범꼬리, 복수초, 얼레지, 엉겅퀴,

큰 앵초꽃, 초롱꽃, 원추리 등

아름다움 꽃이름이 붙여진 방으로

회원들은 삼삼오오 흩어졌습니다.

 

 

저녁 식사는 신영수산회센터에서 회정식입니다.

홍수희 님은 '당신-멋져! 멋져-당신!'으로 건배 하셨습니다.

 

회도 맛있었지만 이 곳 역시 주인이 담근 백김치가

완전히 동이 날 정도로 인기 최고였습니다.

 

 

과거에 많은 걷기 회원들과 함께 근무하였고

이번에 동행한 손홍문 님께서는

'평균 연령 70세의 노인들이

항상 즐거운 표정으로 걷는 것이 부러우며

과거 직책을 모두 내려놓고

 

운영진의 요청을 묵묵히 따르는 자세에 놀랐다'고 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것이 한사모의 힘 아닙니까?

 

 

식사 후 이어진 여흥 시간은

언제나 화합과 웃음의 한마당입니다.

 

 

임병춘 님의 기타 반주와

정전택, 김영신, 김창석, 이석용, 이달희, 김민종 님 등

남학생들의 하모니카 연주에 맟추어

모두가 손뼉 치며

‘고향의 봄’, ‘이별’, ‘모닥불’과 ‘섬마을 선생님’을 불렀습니다.

 

한사모의 한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윤종영 님은 오늘 오후의 해변길 걷는 중

강한 바람으로 ‘울고 싶은 날’이었다고 하시면서

그의 18번인 ‘울고 싶어라’를 열창하시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호박같은 세상' 을 불렀습니다.

 

'해안길, 산길과 들길을 지나

한사모 회원들은 임진각에 다가간다.

 

안면도 남북으로 종주한 사람 있는가?

한다면 하고 마는 한사모가 예 있다.

 

U자 걷기 걷는 맛을 너희들이 아느냐?

떠나보면 알거야 아마도 알거야'

 

9구간 첫째 날은 흐림과 맑음이 교차한 봄날이었습니다.

둘째 날은 실비가 내렸습니다.

셋째 날 오늘은 오전에 가랑비가 왔고

오후에는 강한 봄바람이 옷을 파고들어 추위로 힘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오늘은 ‘꽃샘추위의 날’이었습니다.

 

 

그래도 한다면 하고 마는 한사모 이기에

안면도 영목항에서 밧개해수욕장까지의

바보들의 행진이 끝났습니다.

 

오후 9시,

식당 문을 나서면서 한사모 회원들은 모두가

뿌듯한 마음으로 잠자리를 찾았습니다.

 

예쁜 꽃이름으로 명명된 숙소에서

오늘의 피로를 날려보내고,

소년 소녀 같은 들뜬 마음으로

내일을 꿈꿉니다.

 

 

 

 

산사의 명상음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