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궁궐지킴이
사도행전 9과 "묵상과 생활" 본문
제가 쓴 내용이 여러분의 성경공부에 방해가 되지 않기를 바랍니다.
특히, '묵상과 생활'의 경우에는 자기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정리해 보세요.
- 서호 이경환 라파엘(고촌 본당) 드림
사도행전 제9과 묵상과 생활
1) 군중이 선동되어 소란을 피우게 되는 원인을 19,21-40에서 찾아보며, 공동체를 혼란케 하는 근원적인 요인 또는 힘이 무엇인지 생각하여 봅시다.
저는 사도 19,21-40에 있는 말씀을 읽으며, 군중이 선동되어 소란을 피우게 되는 원인을 먼저 찾아보았습니다.
에페소에서 소동이 일어나다
21. 이런 일들이 끝난 뒤, 바오로는 마케도니아와 아카이아를 거쳐 예루살렘에 가기로 작정하고, "거기에 갔다가 로마에도 가보아야 하겠습니다." 하고 말하였다.
22. 그래서 그는 자기의 협력자들 가운데에서 티모테오와 에라스토스 두 사람을 마케도니아로 보내고, 자기는 얼마 동안 아시아에 더 머물렀다.
23. 그 무렵 주님의 길 때문에 적지 않은 소동이 일어났다.
24. 데메트리오스라는 은장이가 있었는데, 그는 은으로 아르테미스 신당 모형을 만드는 사람으로서 장인들에게 적지 않은 돈벌이를 시켜 주고 있었다.
25. 데메트리오스가 그 장인들과 또 같은 일에 종사하는 다른 사람들을 모아 놓고 말하였다.
"여러분,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이 직업으로 부유하게 되었습니다.
26. 그런데 여러분이 보고 듣는 대로, 저 바오로라는 자가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고 하면서, 에페소만이 아니라 거의 온 아시아 지방에 걸쳐 수많은 사람을 설득하고 유인하였습니다.
27. 그래서 우리의 사업이 나쁜 평판을 받을 뿐만 아니라 위대한 여신 아르테미스의 신전도 무시를 당하고, 마침내 온 아시아와 온 세상이 숭배하는 이 여신께서 위엄마저 상실하실 위험에 놓였습니다."
28. 그들은 이 말을 듣고 격분하여, "에페소인들의 아르테미스는 위대하시다!" 하고 외쳤다.
29. 그래서 온 도시가 혼란에 빠졌다. 사람들은 바오로의 동행인 마케도니아 사람 가이오스와 아리스타르코스를 붙들어, 일제히 극장으로 몰려갔다.
30. 바오로가 군중 속으로 들어가려고 하였으나 제자들이 그를 말렸다.
31. 바오로와 친하게 지내던 몇몇 아시아 지방 장관들도 바오로에게 사람들을 보내어 극장 안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권고하였다.
32. 한편 이 사람들은 이렇게 외치고 저 사람들은 저렇게 외치는 바람에 집회는 매우 혼란스러웠는데, 대부분의 사람은 무엇 때문에 모여들었는지 알지도 못하였다.
33. 그때에 유다인들이 알렉산드로스를 앞으로 밀어내자, 군중 가운데에서 몇 사람이 그에게 상황을 이야기해 주었다. 그래서 알렉산드로스가 조용히 하라고 손짓하고 군중에게 설명하려고 하였다.
34. 그러나 군중은 그가 유다인이라는 것을 알고, 모두 한목소리로 거의 두 시간 동안이나 "에페소인들의 아르테미스는 위대하시다!" 하고 외쳐 댔다.
35. 마침내 서기관이 군중을 진정시키고 나서 말하였다. "에페소 시민 여러분, 에페소인들의 도시가 위대한 아르테미스와 하늘에서 내려온 그 신상을 지키는 곳임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36.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여러분은 진정하고 절대로 경솔한 행동을 해서는 안 됩니다.
37. 그런데 여러분은 신전 강도도 아니고 우리 여신을 모독하지도 않은 이 사람들을 끌고 왔습니다.
38. 데메트리오스와 그의 동료 장인들은 누구를 걸어 송사할 일이 있으면, 법정이 열려 있고 지방 총독들도 있으니 당사자들끼리 고소하십시오.
39. 그리고 다른 요구사항이 있으면 정식 집회에서 해결하십시오.
40. 사실 우리는 오늘의 일 때문에 소요죄로 고소를 당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런데 소요의 사유가 없으니 우리는 이 난동을 해명하지 못할 것입니다." 그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집회를 해산시켰다.
사도행전 19,21-40에 있는 말씀을 살펴보면, 데메트리오스와 같이 신당 모형을 만들어 팔던 은세공사들은 그들의 경제적 이익 때문에 바오로를 모함하고 선동을 일으킨 것으로 생각됩니다. 그 당시의 우상 숭배의 악습이 점차 폐지되어 은장이(은세공사)들의 수입이 줄어들게 됨에 따라 그들은 그리스도교에 대항하여 소동을 일으켰습니다. 이러한 소동을 통해 그들은 사람을 선동하여 바울의 그리스도교 선교를 저지함과 동시에 아르테미스 여신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더욱 더불어 일으켜 그들의 경제적인 이익을 얻으려 했던 것이라 하겠습니다.
사도 바오로는 이런 도전을 온몸으로 받았습니다. 바오로는 데살로니가 5장에서 이렇게 권면함을 알 수 있습니다. ”형제자매 여러분, 여러분에게 권고합니다. 무질서하게 사는 사람을 훈계하고, 마음이 약한 사람을 격려하고, 힘이 없는 사람을 도와주고, 모든 사람에게 오래 참으십시오. 아무도 악으로 악을 갚지 말고, 도리어 서로에게, 모든 사람에게, 항상 좋은 일을 하려고 애쓰십시오. 항상 기뻐하십시오. 끊임없이 기도하십시오. 모든 일에 감사하십시오.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여러분에게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입니다.“
데메트리오스에게 종교와 돈벌이는 하나인 것이었습니다. 둘 다 소중히 여긴다 하더라도 경제적 이익이 좀 더 앞섰던 것으로 생각됩니다. 오늘날 우리들의 신앙생활도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모든 일에 감사하고, 항상 기뻐하며, 끊임없이 기도하라는 복음 말씀보다는 종교를 수단으로 하여 나의 조그마한 경제적인 이익을 목적으로 이를 먼저 생각하는 경향이 더 앞서고 있다는 생각입니다. 나이 든 저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이익을, 나의 편리를, 내 가족의 이득을 먼저 생각하여 후회하기도 하며 가끔 고해성사를 하기도 합니다. 사람이라면 어찌 자기의 이익을 먼저 생각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다 그렇다 하더라도 요지음의 우리 사회에서 교회의 이름으로 행해지는 각종 수익 사업이 하느님의 복음 정신에 과연 충실한가를 되새겨보지 않을 수 없다는 사실이 저를 서글프게 만듭니다. 오늘의 우리 신앙공동체를 혼란케 하는 근원적인 요인은 이와 같이 하느님의 뜻을 먼저 앞세우지 않고 자기의 경제적인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데서 비롯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가톨릭의 기본정신은 가난한 사람, 어려운을 사람을 먼저 생각하는 사랑과 배려의 정신이 하느님의 뜻이며 그것이 바로 우리의 신앙공동체를 형성하는 힘이라 생각합니다.
”주님, 항상 기뻐하고, 끊임없이 기도하며, 모든 일에 감사하는 생활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바라시는 하나님의 뜻이라는 생각을 지니고 생활하게 해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2) ”성령께 사로잡혀“(20,22) 있는 바오로가 사목자로서 보인 태도는 20,17-38에 잘 묘사되어 있습니다. 이 구절을 살펴보며 나는 복음 선포자로서 어떤 자세를 지녀야 할지 묵상해 봅시다.
저는 사도 20,17-38에 있는 말씀을 읽으며, 바오로가 사목자로 보인 태도를 먼저 살펴보았습니다.
에페소 원로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다
17. 바오로는 밀레토르에서 에페소로 사람을 보내어 그 교회의 원로들을 불러오게 하였다.
18. 그들이 자기에게 오자 바오로가 말하였다. "여러분은 내가 아시아에 발을 들여놓은 첫날부터 여러분과 함께 그 모든 시간을 어떻게 지냈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19. 나는 유다인들의 음모로 여러 시련을 겪고 눈믈을 흘리며 아주 겸손히 주님을 섬겼습니다.
20. 그리고 유익한 것이면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회중 앞에서 또 개인 집에서 여러분에게 알려 주고 가르쳤습니다.
21. 나는 유다인들과 그리스인들에게, 회개하여 하느님께 돌아오고 우리 주 예수님을 믿어야 한다고 증언하였습니다.
22. 그런데 이제 나는 성령께 사로잡혀 예루살렘으로 가고 있습니다. 거기에서 나에게 무슨 일이 닥칠지 나는 모릅니다.
23. 다만 투옥과 환난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는 것은 성령께서 내가 가는 고을에서 마다 일러 주셨습니다.
24. 그러나 내가 달릴 길을 다 달려 주 예수님께 받은 직무 곧 하느님 은총의 복음을 증언하는 일을 다 마칠 수만 있다면, 내 목숨이야 조금고 아깝지 않습니다.
25. 이제, 내가 두루 돌아다니며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한 여러분 가운데에서 아무도 다시는 내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는 것을 나는 압니다.
26. 그래서 여러분 가운데 그 누구의 멸망에 대해서도 나에게는 잘못이 없다는 것을, 나는 오늘 여러분에게 엄숙히 선언합니다.
27. 내가 하느님의 모든 뜻을 무엇 하나 빼놓지 않고 여러분에게 알려 주었기 때문입니다.
28. 여러분 자신과 모든 양 떼를 잘 보살피십시오. 성령께서 여러분을 양 떼의 감독으로 세우시어, 하느님의 교회 곧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피로 얻으신 교회를 돌보게 하셨습니다.
29. 내가 떠나 뒤에 사나운 이리들이 여러분 가운데로 들어가 양떼를 해칠 것임을 나는 압니다.
30. 바로 여러분 가운데에서도 진리를 왜곡하는 말을 하며 자기를 따르라고 제자들을 꾀어내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31. 그러니 내가 삼 년 동안 밤낮 쉬지 않고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을 눈물로 타이른 것을 명심하며 늘 깨어 있으십시오.
32. 이제 나는 하느님과 그분 은총의 말씀에 여러분을 굳건히 세울 수 있고, 또 거룩하게 된 모든 이와 함께 상속 재산을 차지하도록 여러분에게 그것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33. 나는 누구의 은이나 금이나 옷을 탐낸 일이 없습니다.
34. 나와 내 일행에게 필요한 것을 이 두 손으로 장만하였다는 사실을 여러분 자신이 잘 알고 있습니다.
35. 나는 모든 면에서 여러분에게 본을 보였습니다. 그렇게 애써 일하며 약한 이들을 거두어 주고,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고 친히 이르신 주 예수님의 말씀을 명심하라는 것입니다."
36. 바오로는 이렇게 말하고 나서 무릎을 꿇고 그들과 함께 기도하였다.
37. 그들은 모두 흐느껴 울면서 바오로의 목을 껴안고 입을 맞추었다.
38. 다시는 자기 얼굴을 볼 수 없으리라고 한 바오로의 말에 마음이 매우 아팠던 것이다. 그들은 바오로를 배 안까지 배웅하였다.
바오로의 마지막 설교를 읽어보면, 원로들에게 ”자신과 모든 양떼를 잘 보살피라.“(20,28)고 요구하고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원로들도 ”예수님께 받은 직무“(20,24)를 다하기 위해 목숨을 아끼지 않는 바오로처럼 겸손하게 교회에 온전히 헌신할 것을 은연중에 강조하고 있음도 알 수 있습니다. 특히 바오로는 자기가 행한 비범한 기적을 언급하지 않고 겸손하게 양 떼를 돌보는 섬김을 강조하여, 모든 선교사와 사목자의 모범으로 제시하고 있습니다. 바오로가 ”섬김과 돌봄의 지도력“으로 공동체의 일치와 올바른 가르침을 보존할 책임을 지게 된다는 사실은 이것이 바로 사목자가 지녀야 할 태도임을 보여준 것이라 하겠습니다.
저는 오늘의 복음 말씀에서 사도 20,35에 있는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씀이 참으로 저의 가슴에 와닿았습니다. 국제적으로나 대외적으로 크게 보아 이제는 우리 한국천주교회도 ‘받는 교회’에서 ‘나누는 교회’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어렸을 적 6.25 전쟁 후에 우리 교회가 받았던 원조를 되갚는다는 뜻도 있지만, 그보다는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8)라는 예수님 말씀을 실천한다는 의미가 더 크다고 하겠습니다.
이러한 의미는 소유보다는 나눔을, 부유한 교회보다는 가난한 교회를 선택한 것이 예수님의 뜻이 아닐까 하는 생각입니다. 실제로 제가 체험해 보아도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사도 20,35)는 예수님 말씀에는 ‘사랑의 기쁨’이 들어있다는 것을 바로 느낄 수 있습니다. 저 자신은 실제로 아마도 나이가 들수록 주는 것이 받는 것보다 더 행복하다는 말씀을 실감하며, 더 큰 기쁨의 선물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모임에 나가서도 주고 베푸는 일이 많을수록 그 모임은 지속적으로 잘되어 나감을 실감하고 있습니다. 하느님, 저에게 베풀어 주신 것에 모든 것에 감사드립니다.
“주님, 바오로의 가르침처럼 하느님의 뜻에 따라 섬김과 나눔을 겸손하게 실천할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기를 기도합니다. 아멘!“
(고촌 본당 : 이경환 라파엘)
일용할 양식
”나는 주 예수님의 이름을 위하여 예루살렘에서 결박될 뿐만 아니라 죽을 각오까지 되어 있습니다“(21,13).
기도 지향
위험 중에 있는 선교사들을 위하여
* 편집 : 西湖 李璟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