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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20-한밤의 사진편지 제2820호 (신윤복의 '미인도' 20/10/7/수) 본문
한밤의 사진편지 제2820호 ('20/10/7/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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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새 보물 납시었네" (2) 신윤복 필 미인도(申潤福 筆 美人圖)
* 조선 18세기 말~19세기 초, 비단에 색, 114.0x45.5cm * 보물 제1973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그 동안 코로나19로 인하여 열리지 못하였던 국립중앙박물관의 "신국보 보물전新國寶寶物展"이 10월 11일까지 다시 열리고 있습니다. 지난 7월 29일(수)에 '한밤의 사진편지 제2810호'로 이번 전시회에서 가장 으뜸으로 여기는 '이인문 필 강산무진도'(李寅文 筆 江山無盡圖, 보물 제2029호)와 '심사정의 촉잔도권蜀棧圖卷'(보물 제1986호)을 소개해 드린 바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은 이 전시회를 관람하시지 못한 분들을 위하여 김득신의 <풍속도 화첩>, 김홍도의 <마상청앵도>, 신윤복의 <미인도> 등 간송미술관 소장의 보물 몇 점을 올려 드리겠습니다. 시간과 건강이 허락하신다면 "다시 오지 않을 국보와 보물의 향연"에 꼭 한번 와 보시기를 기대하며, 늘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2020년 10월 7일 이경환 올림
헤원 신윤복(1758~1813)이 남긴 최고 걸작 <미인도>는 실존했던 인물을 그린 초상화로서 유럽의 회화 거장인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나 벨라스케스의 왕실 초상화에 뒤지지 않을 만큼 여인 초상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머리에 가체를 얹고 삼회장三回裝 저고리에 풍성한 치마를 입은 모습은 우아한 여인의 표상입니다. 갸름한 얼굴에 치켜 올라간 눈의 꼬리, 초승달 모양의 눈썹, 오뚝한 코와 작은 입술, 가는 목선과 가냘픈 몸매 등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미인상으로 손색이 없다고 합니다. 게다가 윤기나는 머릿결에 다소곳한 시선과 표정, 수마노 노리개를 살짝 받쳐 들고 옷고름을 쥔 손의 자태, 몸에 밀착된 흰색 저고리, 배추같이 풍성한 옥색 치마 사이로 드러난 버선코 등의 표현에서 작은 것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는 치밀함과 군더더기 없는 깔끔함이 돋보입니다. 옷주름은 유연하고 가는 선으로 묘사한 반면에 은은한 채색으로 치마저고리를 나타내어 격조를 더욱 높여주고 있습니다. <미인도>는 어떠한 것에도 구애받지않고 자유롭게 표현한 신윤복의 최고 걸작으로 돋보이게 합니다.
김홍도의 <마상청앵도>는 길을 나선 선비가 꾀꼬리 노랫소리에 귀 기울이는 모습을 포착한 그림입니다. 선비는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길가 버드나무 가지에 앉은 봄의 전령 꾀꼬리를 올려다봅니다. 반쯤 펼친 부채를 손에 꼭 쥔 채 눈과 귀를 온전히 집중하는데, 채찍을 들고 있는 머슴아이도 선비를 따라 나무 위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인물의 시선을 따라가 보면 새잎이 돋은 수양버들 가지 위에 한 쌍의 꾀꼬리가 앉아 있습니다. 노새는 앞다리를 모은 채 서 있는데, 뒷다리 한쪽은 아직 들려 있어 걸음을 막 멈추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노새는 윤곽선을 그리지 않고 물감으로 선염한 것이 특징으로 선비의 도포를 그린 날카로운 선과 대조를 이룰 뿐만 아니라 관람자의 시선이 온전히 선비에게 집중되도록 도와줍니다. <마상청앵도>는 원경의 산수를 생략하여 여백을 넓히고 버드나무는 소략하게 그려 넣어 절제미를 살린 그림입니다.
<과로도기도>는 신선 장과로를 완성도 높게 그린 단독 작품으로, 김홍도가 30대에 도석인물화 분야에서 이룬 성취를 잘 보여줍니다. 이 그림은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도석인물화 가운데 하나로 19세기까지도 김홍도 양식을 따른 신선 그림이 널리 유행하였습니다. 담채를 위주로 하면서 부분적으로 적색, 녹색, 청색을 짙게 칠한 조화로운 채색도 그림의 격조를 높여주고 있습니다.
김득신 필 풍속도 화첩(金得臣 筆 風俗圖 畵帖) 조선 18세기 말 ~ 19세기 초, 종이에 엷은 색, 31.7x33.4cm(표지) 보물 제1987호, 간송미술문화재단 소장
무더운 여름날 짚신을 삼는 인물을 그렸습니다. 사립문 앞에 드리운 박 넝쿨 그늘 아래에서 장년의 남성이 저고리를 벗은 채 짚신을 짜고 있습니다. 그 옆의 노인은 곰방대로 담배를 태우며 등 뒤에 기댄 어린아이를 돌보고 있습니다. 땅에 납작 엎드린 채 혀를 한껏 내밀고 있는 개의 모습에서 복날 무더위가 느껴지는 듯합니다. 바닥에 놓은 술병과 사발, 사립문 뒤로 보이는 옹기는 이들의 단출한 살림을 보여줍니다. 어릴 때 미술 교과서에서 본 그림입니다.
야묘도추(野猫盜雛)는 들고양이가 병아리를 훔쳐 도망가는 것입니다. 병아리를 물고 달아나는 고양이와 장죽을 휘둘러 고양이를 잡으려다 마루에서 떨어지는 인물을 포착한 재미있는 그림입니다. 고양이를 피해 흩어지는 병아리들과 새끼를 되찾으려 달려 나가는 어미닭, 고양이의 의기양양한 표정과 당황한 선비의 눈빛이 흥미롭게 대조됩니다. 마당에 떨어지는 방건과 자리를, 황급히 손을 내젓는 아낙의 몸짓은 갑작스러운 소란을 극적으로 강조하며 이야기가 있는 그림입니다.
[자료출처] : 국립중앙박물관 전시도록(2020), '새보물 납시었네, 신국보보물전2017~2019'.
* 편집 : 西湖 李璟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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