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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 교회

"사랑을 실천하라."

불꽃緝熙 2020. 4. 30. 10:49

 

 

  빠다킹 신부와 새벽을 열며(2020.04.29)

"사랑을 실천하라."
  프랑스 소설가 오노레 드 발자크는 쉰한 살이라는 길지 않은 삶을 살았지만 백여 편의 장편소설, 단편소설 그리고 수많은 희곡을 쓴 작가입니다. 혹시 이 작가의 기억나는 작품이 있습니까?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런데도 이 작가를 기억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그가 마신 커피 때문입니다. 글쎄 열정적인 창작 작업을 위해 하루에 보통 오십 잔 이상의 커피를 마셨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커피를 좋아합니다. 오십 잔까지는 아니지만 적지 않은 커피를 마시고 있습니다. 그것도 달달한 커피가 아닌 쓰디쓴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기고 있습니다. 이 커피는 2001년에 이탈리아에서 처음으로 마시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갖게 된 생각은 ‘어떻게 이런 커피를 좋아할 수 있지?’라는 것이었습니다. 둘둘둘 커피, 일명 믹스 커피를 즐겨 마셨던 당시에, 쓰기만 한 에스프레소는 마치 사약 같았습니다. 하지만 계속 마시다 보니 깊은 향에 취하게 되었고, 그 쓴맛에 익숙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이제 더는 달달한 믹스 커피를 마시지 않게 되었습니다.

  주님을 처음 접하는 사람 역시 이런 느낌이 아닐까요? 사랑을 실천하라는 말씀은 이 세상 삶을 힘들게 하고, 복잡하고 어려운 세상에서 어리석은 모습을 비춰질 수밖에 없어 보일 것입니다.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하고 싶을 것입니다. 그래서 세례를 받고 곧바로 냉담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쓴 커피에서 행복감을 느낄 수 있는 것처럼, 주님을 알아가면서 행복을 발견하게 됩니다. 기도와 묵상, 성경 읽기, 그리고 무엇보다 주님의 명령인 사랑을 실천하면서 이제까지 느낄 수 없었던 깊은 행복의 향기에 취하게 됩니다.

  인간은 이 생명의 양식을 먹음으로써 죽음을 이기는 힘을 얻습니다. 우리가 성찬례에 참여할 때 그리스도의 양식은 성령을 통하여 영원한 생명을 얻어 우리의 몸이 썩지 않게 지켜주기 때문입니다. 이를 위해 주님께서는 당신을 믿어야 한다고 하십니다.

  주님께서는 믿는 이들을 물리치지 않습니다. 아버지의 뜻을 이루시는 주님이시기에 아버지의 뜻에 따라 믿는 이들과 함께하십니다. 이는 우리 역시 주님처럼 아버지 뜻에 의지하며 살아가야 하는 이유가 됩니다. 그러나 단순히 ‘믿습니다.’라고 말하는 것으로는 절대 주님과 함께 할 수 없습니다. 실제로 굳은 믿음을 갖추기 위해 주님의 맛을 그리고 그분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우리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기도와 묵상, 성경 읽기, 희생과 봉사를 통한 사랑의 실천 등 해야 할 일들이 너무나 많습니다.

  이렇게 아버지의 뜻인 아들을 보고 믿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되며, 마지막 날에 주님께서는 그들을 다시 살리신다는 것을 굳게 믿어야 합니다.


  우리는 육체가 마비된다고 하면 공포에 사로잡혀 이를 피할 수 있다면 무슨 일이든 하려고 할 테지만, 우리의 영혼이 마비되는 것에는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에픽테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