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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전(沈銓)의 소나무 계곡의 두 마리 사슴[松溪雙鹿圖] 본문
소나무 계곡의 두 마리 사슴[松溪雙鹿圖], 중국-청, 종이에 채색, 심전(沈銓, 1682-1762), 세로 253.8cm, 가로 105.5cm, 축 길이 110cm, 국립중앙박물관. ″건륭병자춘졸법원 인필의남빈심전(乾隆丙子春拙法元人筆意南蘋沈銓)″이라는 관서(款署 그림을 그린 뒤 작가의 이름과 함께 그린 장소나 일시, 누구를 위하여 그렸는지를 기록한 것)를 통해 이 그림이 1756년 심전(沈銓, 1682-1760)이 75세 때 그린 만년의 작품임을 알 수 있다. 심전은 저장 성(浙江省) 후저우(湖州) 출신의 청대(淸代) 화가로 자(字)가 남빈(南蘋)이며 호(號)는 형재(衡齋)였다. 그는 화조, 영모, 인물 등을 잘 그렸는데, 그의 화조화는 황전(黃筌, ?-965)의 사생법을 본받았다고 한다. 명대 원체 화법을 탈피하여 선명한 색채에 형상이 매우 사실적이고 생동적이다. 1729년에 일본으로 건너가 나가사키(長崎)에서 3년간 머물면서 그림을 가르치기도 하여 일본 화단에 많은 영향을 주었다. 그는 소나무, 학, 사슴 등을 즐겨 그렸는데, 이 그림에서도 물가를 배경으로 꽃사슴 한 쌍과 소나무 가지에 앉은 까치 한 쌍이 그려져 있다. 사생을 바탕으로 하여 사슴의 표현이 뛰어나다. 까치는 일반적으로 기쁜 소식을 전해주는 새이다. 그래서 길조라고도 한다. 까치는 기쁨을 뜻하는 희(기쁠 희喜)자로 쓰이므로 까치 두 마리를 그린 그림은 부부가 해로하여 기쁨을 누린다는 뜻을 의미한다. 사슴 그림은 그 독음 때문에 복록(福鹿)을 의미한다. 사슴 그림에는 사슴이 한 마리나 두 마리, 혹은 떼지어 노는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사슴의 마리 수에 따라 쌍록도와 백록도라 불린다. 사슴을 한 마리만 그릴 때는 보통 흰사슴을 그려놓고 백록도라고 하는데 백마리가 그려졌다는 백록도나 군록도와 같은 뜻을 지닌 그림이다. 사슴은 불행과 질병을 막아주는 주력이 있고 복록을 의미하는 동물로 보았기에, 백록도는 백마리나 되는 사슴이 온갖 복록을 가져다주는 길상화가 되는 것이다. 쌍록도는 암수 한 쌍의 사슴이 소나무나 단풍나무를 배경으로 정답게 불로초를 입에 물고 있는 모습으로 그려지는데 부부상화의 의미가 한층 강조된 그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슴은 신선들이 타고 다니는 영물로 여겨져 민화의 신선도에서도 많이 나타난다. 사슴은 그 뿔이 봄에 돋아나 자라서 굳었다가 떨어지고 이듬해 봄에 다시 돋아나길 거듭하기에 장수, 재생, 영생을 상징하는 십장생의 하나로서 그 그림을 벽에 붙이기도 하고 베개에 수놓아 베고 자고, 주머니에도 수놓아 차고 다녔다. 또 하늘을 향해 뻗어 오르는 녹각이 신의 뜻을 감지하는 신성매체라하여 무당이나 족장 또는 임금의 머리장식에도 쓰였다. 사슴이 천년을 살면 청록이 되고 청록이 다시 500년을 더 살면 백록이 된다고 한다. (참고문헌: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글과 사진: 이영일, 전) 문화재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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