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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원컬렉션명품선Ⅰ』에 수록된 자료 가운데 e뮤지엄에 공개된 소장품들 본문
청자 거북이 모양 주자(靑磁 龜龍形 注子, 국보 제96호), 고려, 높이 17.3cm, 최대지름 20.2cm, 국립중앙박물관. 개성에서 출토된 청자 상형 주자이다.
연꽃 받침 위에 앉아 있는 거북이 모습을 한 주자로, 얼굴과 목은 고려시대 석비(石碑)의 귀부(龜趺)에서 찾아 볼 수 있는 용머리로 표현하였다. 수염·갈기·이빨·비늘·이마의 뿔 등이 모두 정교하게 제작되었다. 눈에는 철사 안료를 써서 검은 점을 찍었다. 등껍질에 있는 육각형 무늬 안에는 ‘왕(王)’자를 하나씩 새겨 넣었는데, 이는 사용하는 사람의 신분을 상징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백자 양각 포도 무늬 필통(白磁 陽刻 葡萄文 筆筒), 조선, 높이 13.5cm, 입지름 13.5cm, 바닥지름 12.5cm, 몸통지름 13.7cm, 국립중앙박물관.
가로와 세로의 너비가 거의 비슷한 원통형의 필통의 몸체 가득 포도 넝쿨을 양각 장식하였다. 조선 19세기에는 이처럼 장식 표현이 그릇 전체로 확대되고, 포도나 십장생(十長生), 수복문(壽福文)과 같은 길상적인 의미의 문양을 많이 사용하였다. 이 필통의 표면에도 커다란 포도 잎과 알갱이, 줄기를 여백 없이 가득 채웠는데, 옅은 푸른빛이 도는 유색과 어울려 풍성하고 화려한 느낌을 준다. 굽은 안굽으로 접지면의 유약을 닦아낸 후 모래 섞인 내화토를 받쳐서 구웠다.
금동관음보살좌상(金銅觀音菩薩坐像), 높이 9.4cm, 국립중앙박물관. 보관(寶冠)에 화불(化佛)이 새겨져 있고, 오른손에 연꽃봉오리를 쥐고 있는 것으로 보아 관음보살(觀音菩薩)임을 알 수 있다.
이 보살상의 귀걸이와 완천(腕釧), 팔찌 등의 장신구 표현과 대좌(臺座)의 형태, 길게 늘어진 U자형 목걸이, 정교한 기법 등은 중국 원나라에서 유행한 라마 보살상에서 살펴볼 수 있는 특징이다. 특히 대좌의 바닥에는 중국 라마 불상에서 살펴볼 수 있는 것처럼 안쪽에 턱을 만들고 동판을 끼워 마감하였는데, 이는 복장물(腹藏物)을 넣기 위한 구조로 생각되나, 현재 복장물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위와 같은 외래적 요소와 더불어 통통한 얼굴이나 높이 솟아 있는 보계(寶髻), 보관의 형태와 무릎 위에 붙은 영락(瓔珞), 그리고 넓고 평평한 대좌의 연판 등에서 고려 보살상의 전통을 살펴볼 수 있다. 이를 종합하여 볼 때 이 금동관음보살좌상은 고려에 유입된 라마 보살상을 좀 더 고려화한 보살상으로 14세기에 조성되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백자 청화 물고기 파도 무늬 병(白磁 靑畵 波魚水禽文 甁), 조선, 높이 27.3cm, 입지름 4.6cm, 바닥지름 12.3cm, 국립중앙박물관. 목 부분이 길고 몸체가 풍만하게 벌어지는 병이다.
명·청대 중국 병 가운데에도 유사한 형태를 찾을 수 있는데, 조선백자의 경우 중국에 비해 볼륨감이 적고 선이 자연스럽다. 입 부분에는 특징적인 번개무늬를 그려 넣었고, 몸체 전면에 부채꼴 모양의 파도 무늬를 배경으로 물고기, 게, 가재, 조개, 오리 등을 청화 안료로 장식하였다. 안료의 농담이 살아있고, 자유롭고 파격적인 구성이 눈에 띤다.
이처럼 대범한 공간 구도를 연출하는 것은 19세기 청화백자에서 새롭게 나타나는 특징이다. 유색은 청백색을 띠며, 청화의 발색도 짙고 푸르다. 굽바닥을 깊게 깎아내었고, 굽바닥과 주위의 유약을 닦아낸 후 검은 모래가 섞인 내화토를 받쳐 구웠다.
백자 청화 구름 용 무늬 접시(白磁靑畵雲龍文楪匙), 조선, 높이 2.5cm, 입지름 18.5cm, 바닥지름 17.5cm,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후기에는 이전에 없던 다양한 종류와 형태의 그릇이 만들어지는데, 이 접시도 그러한 예 중 하나이다.
바닥면은 넓고 편평하며, 측면은 높이가 낮고 직립하면서 밖으로 살짝 벌어지는 느낌이다. 접시 안쪽 측면에는 청화 안료로 특징적인 문살무늬를 돌리고, 바깥쪽에는 모두 다섯 곳에 간략한 대나무 잎을 그렸다. 접시 안 바닥에는 구름과 용을 가득 메워 넣었는데, 표현이 세밀하고 정교하며 청화 안료의 농담이 뛰어나다. 유색은 옅은 청백색을 띤다. 바닥면의 유약을 닦아내고 내화토를 받쳐 구운 흔적이 있다.
백자 청화 포도 난초 국화 매화 새 학 나비 무늬 접시(白磁靑畵楪匙), 다른 명칭은 백자 청화 무늬 접시(白磁靑畵文楪匙), 조선, 높이 3.2cm, 입지름 13.2cm, 바닥지름 8cm, 높이 3.2cm, 입지름 14.1cm, 바닥지름 5cm, 높이 3.7cm, 입지름 13.2cm, 바닥지름 8.1cm, 높이 3.8cm, 입지름 13.2cm, 바닥지름 8.1cm, 높이 3.8cm, 입지름 13.1cm, 바닥지름 8cm, 국립중앙박물관. 이 다섯 점의 접시는 크기와 무늬에서 차이를 보일 뿐 형태는 모두 동일하다.
일종의 절요(折腰)형식으로, 입구 부분에서 거의 수직으로 내려오다가 허리 부분에서 급격히 꺾여 굽에 이른다. 굽은 폭이 넓고 높이가 높은 편으로, 바깥쪽으로 살짝 벌어진다. 입구 안쪽과 안 바닥 가장자리, 굽 바깥쪽 등에 한 줄 청화색의 선을 돌렸다. 안 바닥에는 학, 매화와 새, 나비, 국화, 포도 등을 가득 그려 넣었다. 사실적인 표현과 적절한 농담의 대비가 돋보인다. 유색은 밝고 투명한 백색이며, 굽바닥을 깊이 깎고 유약을 닦아낸 후 내화토를 받쳐 구웠다.
분청사기 상감 연꽃넝쿨 무늬 병(粉靑沙器 象嵌 蓮唐草文 甁, 보물 제1067호), 조선, 높이 31.8cm, 입지름 7.7cm, 바닥지름 9.8cm, 국립중앙박물관.
입구 부분은 나팔처럼 벌어져 있고, 좁은 목을 지나 점점 벌어지다가 몸통 아랫부분에서 한껏 풍만해지고 다시 좁아져 높고 튼튼한 굽으로 이르는 안정감이 돋보이는 병이다. 병의 형태와문양의 구성이 잘 조화되어 짜임새 있으며, 정성스럽게 새겨 넣은 장식에서 단정함이 느껴진다. 조선 초기에 제작된 병의 전형적인 예를 보여주는 수작(秀作)으로 평가된다.
문양은 모두 다섯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 문양으로 몸통 중앙 부분 세 곳에 연꽃을 배치했고, 각 연꽃은 줄기가 원을 그리듯이 연결되었다. 연꽃과 연잎의 내부를 흑상감하여 강조한 점이 돋보인다. 연꽃 문양 외의 여백은 백상감 기법으로 점을 찍어 채웠다. 보조 문양으로는 목 윗부분부터 넝쿨, 연꽃잎, 잎이 여덟 개인 변형 연꽃잎을 넣었고, 굽 주위에는 연꽃잎 무늬를 넣었다.
유약이 잘 녹아 맑은 광택이 나며 고르고 잘게 금이 간 빙렬이 있다. 굽은 다리 굽으로 접지면의 유약을 닦아내고 내화토를 얇게 발라서 구워냈다.
청자 주전자 및 받침(靑磁 注子 및 承盤), 고려, 높이 27.3cm, 몸통지름 14.9cm, 높이, 국립중앙박물관. 6장의 꽃잎을 가진 꽃 모양의 깊숙한 승반을 갖추고 있는 주자이다.
이러한 기형은 중국 당말(唐末) 오대(五代)의 청동기에서 유래한 것으로, 이미 북송대 자기류에서 비슷한 양식들은 볼 수 있다. 뚜껑에는 앙련(仰蓮)과 복련(覆蓮)의 이중 연화좌(蓮花座) 위에 모자 사자(母子獅子)가 앉은 모습을 형상한 장식이 올려져 있는데, 이 연화좌 아래 뚜껑이 원통형으로 되어 있어서 고대 인도 아쇼카 왕조의 사자 석주(獅子石柱)를 연상시킨다. 곧추선 귀때부리의 끝이 약간 굽은 간결한 양식으로, 손잡이의 비례감도 쾌적하고 승반 위에 앉힌 모습도 세련미를 보이고 있다. 고려에는 이보다 앞서 동기(銅器) 중에 이와 비슷한 주전자 의장이 있지만 북송 백자 주전자에도 이것의 조형(祖形)이라 생각되는 작품이 있다. 유조(釉調)는 옅은 녹색이 비낀 회청색이며 매우 얇고 투명하며 빙렬(氷裂)이 없다. 태토는 극히 고르고 치밀하며 굽과 뚜껑 밑에 유약이 닦인 부분은 적갈색을 띠고 있다. 내화토(耐火土) 받침 자국이 승반의 굽밑에 여덟 군데, 주전자에는 여섯 군데 남아 있다.
청자 투각 연꽃 동자 무늬 주전자(靑磁 透刻 蓮花童子文 注子), 고려, 전체높이 17.7cm, 몸통지름 16.5cm, 바닥지름 10.5cm, 전체너비 20cm, 국립중앙박물관. 구순청자의 전성시기인 12세기 전반경에 제작된 투각주자(透刻注子)로 이 시기에는 음각(陰刻), 양각(陽刻), 상형(象形), 노태(露胎) 등 다양한 시문기법이 청자 표면에 사용되었는데 특히 투각은 성형 후 조각하기 쉽도록 어느 정도 건조된 상태에서 행해지는 고도의 기술을 요하는 시문기법으로 그 수량이 많지 않다.
주자는 액체를 담는 구형(球形)의 내용기(內容器)와 그것을 감싸고 있는 외용기(外容器)로 구성되어 있으며 바깥 부분 전면에 연당초문(蓮唐草文)과 7명의 동자(童子)를 매우 생동감 있게 투각하였다. 연꽃, 잎, 동자의 세부는 음각세선(陰刻細線)을 하여 사실감을 극대화하였고 연꽃 줄기에 매달린 동자의 표정은 천진난만하게 잘 묘사하였다. 뚜껑 측면과 구연부에는 각각 운문(雲文)과 뇌문(雷文)을 음각하였고, 상면에는 석류를 두 손으로 받쳐 들고 있는 동자상을 조각하였으나 현재 동자의 머리 부분은 결실되었다.
태토는 회색으로 정선되었고 유색은 녹색조로 차분하나 일부 암록색을 띠기도 한다. 굽은 접지면의 유를 닦아낸 뒤 9-10곳에 모래비짐을 받쳐 번조하였으며 주자의 크기에 비해 매우 육중하다.
청자 상감 포도 동자 무늬 주전자(靑磁 象嵌 葡萄童子文 注子), 고려, 높이 19.7cm, 입지름 3.7cm, 몸통지름 24cm, 바닥지름 10.1cm, 국립중앙박물관. 타원형 몸체에 대나무 잎을 도드라지게 새겨 넣은 손잡이와 주구(注口)가 달린 주자다.
주전자 입구 주위에 연꽃잎 무늬를 돌려 넣고, 몸통에는 주 문양인 포도와 포도 잎, 줄기 그리고 그 줄기를 잡고 노는 동자 문양을 제외한 부분을 파서 백토를 넣어 처리했다. 동자들은 윤곽선과 옷 주름, 포도알과 포도 잎맥 등은 가는 흑상감 선으로 처리하여 바탕의 백색과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동자들의 얼굴 표정과 머리 모양도 각각 다르게 표현한 세심한 의도가 돋보인다.
손잡이에는 백토와 흑토를 칠해서 줄을 그어 장식했다. 여섯 면으로 이루어진 주구는 대부분 보수 작업을 거친 상태이다. 유약은 회청색을 띠는 것으로 전면에 고르게 입혀졌으며 곳곳에 고르고 잘게 금이 간 빙렬이 보인다. 굽은 낮게 깎은 다리 굽으로 바닥 면의 유약을 닦아내고 모두 일곱 군데에 모래 섞인 내화토를 받쳐서 구워낸 흔적이 있다.
백자 청화 화과문집 호(白磁 靑花 花果文執 壺), 중국-명, 높이 26.0cm, 입지름 6.1cm, 바닥지름 10.0cm, 국립중앙박물관. 눈처럼 흰 백자 표면에 청화(靑花) 유약으로 장식한 백자 주자로, 넓은 입과 가는 목, 불룩한 몸통의 병(甁) 모양에 화려한 손잡이를 갖추었다.
이 주자의 몸통 전체에 골고루 문양을 넣었는데 위쪽부터 파초무늬, 연(蓮) 당초문 그리고 능화형(菱花形) 창 안으로 여지(荔枝)무늬로 장식했다. 이 장식무늬는 청화(靑?) 즉 코발트 안료를 붓에 찍어 섬세하게 그린 것인데, 여기에 투명한 유약을 입혀 구워내면 백자의 흰 빛깔과 남색의 문양이 함께 드러나게 된다. 이와 같은 백자 청화는 원대(元代) 경덕진요가 대표적이며, 특히 명대 영락(永樂,1403~1424), 선덕(宣德,1426~1435) 연간의 청화는 원대 기술을 바탕으로 한층 발전하였다.
백자 청화 동화 장생 무늬 병(白磁 靑畵 長生文 甁), 다른 명칭은 백자 청화 장생 무늬 병(白磁 靑畵 長生文大 甁), 조선, 높이 29.8cm, 입지름 5.8cm, 몸통지름 19cm, 바닥지름 13.5cm, 국립중앙박물관.
목 부분이 길고 몸체가 풍만하게 벌어지는 병이다. 명·청대 중국뿐 아니라 조선 19세기 분원에서 제작하였던 다양한 형태 중 하나이다. 입 부분에는 청화 안료로 특징적인 번개무늬와 연꽃잎 무늬를 돌리고 몸체 전면에는 산을 배경으로 구름과 대나무, 사슴, 학, 거북 등 장생(長生)을 의미하는 여러 소재를 어울려 자연스럽게 배치하였다. 태토가 곱고 유색은 옅은 청백색을 띠며, 청화 안료의 발색은 다소 어둡고 거친 편이다. 굽바닥을 깊게 깎아내고 모래를 받쳐 구웠다.
청자 퇴화 연꽃 넝쿨 무늬 주전자(靑磁 堆花 蓮唐草文 注子), 다른 명칭은 靑磁 堆花 蓮花唐草文 注子, 고려, 전체높이 33.8cm, 입지름 2.3cm, 몸통지름 20.4cm, 바닥지름 9.7cm, 국립중앙박물관. 봉황 장식 뚜껑, 대나무 줄기 형태의 손잡이와 주구가 특징적인 주자이다.
뚜껑은 상하 2단의 연화좌 위에 날개를 치켜 올린 봉황이 앉아 잇는 모습이며, 연꽃잎에는 흰 흙으로 꽃잎을 강조했다. 목 부분에는 검은 흙으로 세로줄을 그렸고, 아랫부분은 흰 흙으로 연꽃잎 무늬를 돌렸다. 몸체는 연꽃 넝쿨무늬를 흰 흙을 발라서 큼직하게 표현했고, 무늬의 윤곽선과 세부표현은 음각으로 선을 새겨 강조했다. 주구와 손잡이는 실제로 대나무를 꺾어 만든 것처럼 팽팽한 힘이 느껴진다. 바닥면의 유약을 닦아내고 다섯 곳에 내화토를 받쳐서 구웠다.
미국 보스턴 박물관에 유사한 형태의 고려시대 금속제 주자가 소장되어 있어서 고려청자와 금속기의 영향 관계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다. 또한 보스턴 미술관 소장 금속제 주자의 경우 승반을 갖추고 있으므로, 이 주자도 본래 승반이 있었을 것으로 생각된다.
분청사기 박지 철화 모란무늬 병(粉靑沙器 彫花 剝地鐵畵 牡丹文 甁), 다른 명칭은 분청사기 박지 철채 모란무늬 병(粉靑沙器 剝地 鐵彩 牡丹文 甁), 조선, 높이 30.1cm, 입지름 7.9cm, 몸통지름 17.3cm, 바닥지름 9.7cm, 국립중앙박물관. 입구 부분이 나팔처럼 벌어져 둥글게 말렸으며, 가는 목을 지나 몸통 아래로 갈수록 풍만해지다가 튼튼한 굽으로 이어지는 일명 ‘옥호춘(玉壺春)’이라 불리는 병이다. 이런 형태의 병은 특히 조선 초기에 유행했다.
목 아래부터 굽 주위까지 백토를 발랐고, 주요 문양이 장식되어 있는 몸통 중앙에는 큼직한 모란과 꽃에서 뻗어 나오는 굵고 힘찬 줄기와 잎을 시원하게 표현했다. 특히 모란은 문양을 제외한 부분의 바탕을 긁어내는 박지(剝地) 기법으로 표현하고 긁어낸 바탕 부분에 철사(鐵砂)안료로 칠해서 문양이 더욱 선명해 보인다. 모란과 잎의 백토, 그 사이사이 좁은 면에 투명한 분청 유약과 어우러진 회청색 태토, 여백을 가득 메운 흑갈색의 철채(鐵彩) 장식 등은 다른 분청사기에서 느낄 수 없는 묘한 분위기를 낸다. 어깨 부분과 굽 주위에 동일한 연꽃잎 문양을 새겨 넣었다.
유약은 옅은 녹색을 띠는 것으로 입혀졌으며, 굽바닥 면에 모래 섞인 내화토를 받쳐서 구워낸 흔적이 보인다.
분청사기 조화 연꽃 물고기 무늬 병(粉靑沙器 彫花 蓮魚文 甁), 조선, 높이 29.3cm, 구멍지름 4cm, 바닥지름 8.3cm, 몸통지름 17.5cm, 국립중앙박물관. 입구 부분이 나팔처럼 벌어지고, 가는 목을 지나 아래로 갈수록 풍만해지는 ‘옥호춘(玉壺春)’ 형태의 병이지만, 몸통 아랫부분에서 한 번 단(段)을 이루며 꺾여 나왔다가 튼튼한 굽으로 이어지는 특징을 보인다.
분청사기에는 다양한 포즈의 물고기가 문양 소재로 등장한다. 그릇의 형태에 관계없이 그면에 적적하게 물고기가 배치되는데, 그 포즈가 매우 해학적이면서도 파격적이다. 이 병의 문양을 보면 상단에는 연꽃잎 무늬를 변형시켜 장식했고, 하단에는 연꽃 한 송이를 중심으로 좌우에 담담하면서도 차분한 느낌이 드는 물고기를 한 마리씩 넣었다. 연꽃잎은 문양을 제외한 부분의 백토를 긁어내는 박지(剝地) 기법과 음각 선으로 문양을 표현하는 조화(彫花) 기법이 함께 사용되었다. 하단의 가지가 표현된 연꽃과 물고기는 조화 기법으로 차분하고 간략하게 표현했다. 전체적으로 투박한 느낌의 흰 흙과 그 위에 입혀진 담청색을 머금은 투명한 분청 유약이 독특한 물고기 무늬 등과 어울려 묘한 효과를 낸다.
백토는 입구 부분부터 몸통의 가장 풍만한 곳 바로 아래까지만 입혀져 있다. 비교적 깔끔하게 발라졌으며 유약도 잘 녹아 광택이 흐른다. 굽은 안똑 바닥을 깊게 깎았으며, 굽 바닥 면의 유약을 닦아내고 모래를 받쳐서 구워냈다.
분청사기 철화 연꽃 물고기무늬 병(粉靑沙器鐵畵魚文甁), 조선, 높이 26.8cm, 입지름 6.6cm, 바닥지름 7.7cm, 국립중앙박물관. 무게중심이 몸통 아랫부분에 있으며, 약간 긴 느낌을 주는 ‘옥호춘(玉壺春)’ 형태의 병은 철사(鐵砂) 안료로 문양을 장식하는 분청사기 병에서 자주 확인된다.
병의 입구부터 굽에 이르기까지 전면을 붓으로 백토를 바른 후, 목과 어깨 부분에 세 줄의 선을 음각하고, 동체 저부에도 한 줄의 선을 음각했다. 주요 문양대인 몸통 중앙에 연꽃과 물고기를 빠른 필치의 철사(鐵砂) 안료로 간결하게 그려 넣었다. 능숙하지 못한 장인이 철사 안료를 사용하면 문양이 번지기 쉽다. 그러나 이 병은 노련한 장인에 의한 솜씨임을 알 수 있다. 또한 물고기의 비늘 부분이 마치 물고기 몸속의 가시처럼 표현되어 있는 점도 흥미롭다.
유약은 잘 녹았으며 빙렬이 보인다. 굽 안 바닥은 편평하게 깎았으며, 바닥과 닿는 접지면에 굵은 모래를 받쳐서 구워냈다.
「황비창천」이 새겨진 청동 팔릉경(『煌丕昌天』銘銅製八稜鏡銅製), 다른 명칭은「황비창천」팔릉경(『煌丕昌天』八稜鏡),「황비창천」명 청동팔릉경(『煌丕昌天』銘 靑銅八稜鏡), 고려, 높이 0.8cm, 높이 0.9cm, 지름 16.3cm, 지름 16.9cm, 주연두께 0.5cm, 국립중앙박물관. 거울 상단에 전서체로 ‘황비창천(煌丕昌天)’이라는 글자가 주조되어 있는데, 이 의미는 ‘밝게 빛나는 창성한 하늘’이다.
거울의 문양은 글자의 의미와는 차이가 있다. 거센 바람과 높은 파도에 맞서 돛을 올리고 항해하는 배와 배를 위협하는 용을 물리치기 위해 뱃머리에 서서 칼을 들고 저항하는 사람들, 배 뒤쪽에는 키를 잡고 힘겹게 조정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묘사한 것으로 매우 급박한 상황을 전달하고 있다. 거울 전면을 뒤덮고 있는 파도 문양 사이사이에는 물고기 문양이 보이는데, 중앙 상단 글자 우측에는 물고기의 왕인 마갈어(摩竭魚)로 추정되는 상상의 동물이, 좌측에는 또 다른 물고기의 머리와 꼬리가 표현되어 있다.
이와 같은 문양이 장식된 ‘황비창천’이 새겨진 거울은 중국에서도 일부 확인되고 있으나, 우리나라에서 대량 확인되므로 고려에서 주조된 거울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청자 상감 동화 포도 동자 무늬 조롱박 모양 주전자와 받침(靑磁 象嵌 辰砂彩 葡萄童子文 瓢形 注子 承盤), 고려, 국립중앙박물관. 비교적 호리호리한 조롱박 모양 주전자[注子]로서, 밖으로 벌어진 높은 굽이 달린 받침[承盤]을 갖추고 있다.
주전자의 전면에 포도 덩굴과 덩굴에 매달려 노는 동자들을 백상감했다. 동자의 윤곽을 흑상감으로 둘렀으며 포도 송이에도 흑상감 중심점과 테두리를 넣었고 일부 포도송이에 동채(銅彩. 酸化銅)를 칠했다. 유약은 연한 녹색을 머금은 반투명유이며 부분적으로 산화되어 옅은 갈색을 띠는 곳이 있다. 전라북도 부안군 보안면 유천리 청자 가마에서 구워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동화기법이란 구리 성분의 안료를 사용하여 무늬를 그린 후 구워내면 무늬가 선홍색(鮮紅色)으로 나타나는 기법을 말하는데 이렇게 만든 청자를 동화청자라고 한다. 구리는 청자를 번조하는 정도의 높은 온도에서는 증발된다. 낮은 온도의 도기에 안료로 사용된 예는 있으나 환원번조 되는 자기질 그릇에 사용한 것은 12세기 고려의 장인들이 처음이었다. 그러나 고려의 장인들은 동화기법을 상감기법과 병행하면서 모란꽃이나 포도송이 같이 붉은색이 필요한 부분에만 제한적으로 사용하였다.
분청사기 조화 모란 물고기 무늬 장군(粉靑沙器 彫花 牡丹魚文 扁缶), 다른 이름은 粉靑沙器 彫花 牡丹魚文 獐本, 조선, 높이 17.6cm, 길이 27.8cm, 입지름 5.3cm, 바닥지름 8.4cm, 국립중앙박물관. 장군은 조선 초기에 분청사기나 백자로 많이 만들어졌던 그릇 종류 가운데 하나로, 고려나 조선 중기 이후 도자기에서는 그 예를 찾기 어렵다. 이 장군은 물레를 이용하여 원통형으로 만든 다음 앞뒤와 좌우를 두들겨서 형태를 잡았다. 윗면에는 구멍을 뚫고 입구를 붙였고, 바닥의 닿는 부분에는 막대형 굽을 부착하여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마구리 부분부터 굽에 이르기까지 붓으로 백토를 바른 다음, 마구리 중앙에는 꽃잎무늬를, 그 주위에는 변형시킨 연꽃잎 무늬를 장식했다. 몸체 앞뒤에는 연꽃잎 무늬를 돌려가며 넣었고, 입구 좌우로는 네 잎의 꽃무늬를 각각 베풀었다. 주요 문양은 한쪽 면에 물고기와 모란 잎을 넣고 반대쪽에는 모란 잎만 넣었다. 대부분 원하는 문양을 음각선으로 표현하는 조화(彫花) 기법과 문양을 제외한 바탕의 백토를 긁어내는 박지(剝地) 기법이 조화롭게 사용되었다.
유약은 회청색을 띠는 것으로 입혀져 잘 녹은 상태이며 곳곳에 고르고 잘게 금이 간 빙렬이 보인다. 바닥은 편평하고 가장자리에 굵은 모래가 섞인 내화토를 받쳐서 구워냈다.
분청사기 인화 국화 무늬 합(粉靑沙器印花菊文大盒), 조선, 전체높이 15.9cm, 입지름 20.9cm, 바닥지름 8.2cm, 국립중앙박물관. 조선 전기 합의 형태를 보여주는 큰 합이다. 이 합의 뚜껑은 편평한 윗면에서 뚜렷한 경계 없이 비스듬하고 완만하게 내려오다가 입구 가장자리 부분에서만 밑으로 꺾이는 형태이다. 몸체는 안쪽 바닥 면이 넓어지도록 아래로 가면서 넓어지다가 급격히 안으로 꺾여 들어가 넓고 높은 굽에 이른다.
합의 표면을 문양이 새겨진 도구로 찍고 거기에 백토를 바른 후 표면을 닦아내어 문양 부분이 희게 돋보이도록 만드는 인화(印花) 기법이 사용되었다. 뚜껑 윗면에 커다란 국화 한 송이가 장식되어 있고, 비스듬히 내려오는 면은 전체적으로 국화무늬 도장을 찍고 이와 함께 네 곳의 작은 나비 무늬 도장을 찍어 넣었다. 뚜껑과 몸체의 입구 가장자리에는 번개무늬를 돌려가며 상감했다. 굽 주위의 연꽃잎 문양 부분을 제외하고는 굽다리 측면까지 전면에 각종 무늬를 인화 기법으로 장식하였다. 백토로 분장된 부분이 넓어 인화 기법 분청사기의 전성기에 제작되었음을 알 수 있다.
유약은 전체 면에 고르게 입혀졌으며 잘 녹아 광택이 흐른다. 뚜껑 입구의 가장자리와 몸체턱의 유약을 닦아내고 모래 섞인 내화토를 받쳐 포갠 후, 몸체 접지면의 유약을 닦아낸 다음 다시 모래 섞인 내화토를 받쳐서 구워냈다.
분청사기 상감 연꽃 물새 무늬 납작병(粉靑沙器 象嵌 蓮花水禽文 梅甁), 다른 이름은 분청사기 상감 연꽃 물새 무늬 매병, 조선, 높이 25.8cm, 입지름 5.2cm, 바닥지름 9.3cm, 국립중앙박물관. 고려 말기에 볼 수 있는 청자 매병의 형태를 이어받았으나 문양의 구성을 보면 분청사기 특유의 활달함과 대담함이 잘 나타나는 매병이다.
문양은 모두 네 개의 단으로 나우어 진다. 주요 문양대에는 몸체에 커다란 연꽃이 있고 그 사이로 학과 물고기가 큼직하게 흑백 상감되어 있다. 넓게 면을 파고 흰색 흙을 채워서 표현한 학은 다리가 짧아 마치 오리처럼 보인다. 물고기는 면적이 여의치 않았는지 윗부분에 거꾸로 배치했다. 한편 보조 문양으로 몸체 아래에 길게 펴진 ‘S’자형의 무늬와 연꽃잎 무늬를 돌려 넣어 장식했다. 이 매병은 정돈되지는 않았지만 발상이 기발한 대담한 문양과 활력에 찬 곡선미로 인해 조선 초기 분청사기의 전형으로 꼽힌다.
유약은 잘 녹아 광택이 나며 고르고 잘게 금이 간 빙렬이 있다. 굽은 안쪽 바닥을 얕게 깎은 안다리 굽으로, 안쪽 바닥에는 도장을 찍어서 국화 문양을 표현했다. 굽바닥 면은 넓고 편평하며, 내화토를 받쳐서 구워냈다.
분청사기 상감 물고기 무늬 접시(粉靑沙器象嵌雙魚文楪匙), 조선, 높이 3.3cm, 입지름 14.6cm, 바닥지름 5.2cm, 국립중앙박물관.
조선시대 초기에는 높이가 낮고 굽의 지름이 넓으며 접시의 테두리 부분이 수평으로 꺾여진 전 접시가 백자나 분청사기로 많이 만들어졌는데, 이들 전 접시는 시대가 흐르면서 높이가 높아지고 굽의 지름도 좁아지게 되었다.
이 전 접시는 굽의 지름이 좁은 것에 비하면 높이가 아주 낮은 편이며, 입구의 가장자리가 도톰하게 말려 있다. 접시 중앙에 두 마리의 물고기를 상감으로 장식했다. 물고기의 눈동자에 검은 점을 찍어 작은 국화무늬처럼 표현했다. 바깥 면은 두 개의 단으로 구획되어 있는데, 낮게 세워진 옆면에는 사선(斜線)의 선들이 밀집되어 돌려져서 장식했고, 그 아래의 비스듬한 면에는 작은 국화무늬 도장을 찍어 넣었다. 유약은 회청색을 띠는 것으로 전체 면에 고르게 입혀졌으며, 부분적으로 뭉쳐진 곳은 녹색을 띤다. 굽은 대나무 마디처럼 생겼으며 굽 안쪽의 바닥에 다진 흔적이 있다. 굽바닥 면과 굽 안쪽 바닥에는 유약을 닦아내고 바탕흙으로 비짐눈을 받쳐서 구워냈다. 유약은 회청색을 띠는 것으로 전체 면에 고르게 입혀졌으며, 부분적으로 뭉쳐진 곳은 녹색을 띤다. 굽은 대나무 마디처럼 생겼으며 굽 안쪽의 바닥에 다진 흔적이 있다. 굽바닥 면과 굽 안쪽 바닥에는 유약을 닦아내고 바탕흙으로 비짐눈을 받쳐서 구워냈다.
유약은 회청색을 띠는 것으로 전체 면에 고르게 입혀졌으며, 부분적으로 뭉쳐진 곳은 녹색을 띤다. 굽은 대나무 마디처럼 생겼으며 굽 안쪽의 바닥에 다진 흔적이 있다. 굽바닥 면과 굽 안쪽 바닥에는 유약을 닦아내고 바탕흙으로 비짐눈을 받쳐서 구워냈다.
「울산인수부」가 새겨진 분청사기 줄 무늬 대접(粉靑沙器 印花繩簾文 ′蔚山仁壽府′ 銘鉢), 조선, 높이 7.8cm, 입지름 18.7cm, 바닥지름 5.5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화재이다.
이 대접은 안쪽 바닥 면이 넓고, 입구 부분은 바깥쪽을 향해 있으며, 전체적으로 유려한 선을 지니고 있다. 입구 가장자리 안팎에는 넝쿨무니가 상감되었으며, 안쪽 바닥 면에는 구화무늬가 새겨진 도장을 찍고 백토로 상감하는 인화(印花) 기법으로 장식되었다. 중심부에 ‘울산인수부(蔚山仁壽府)’라는 글자를 새기고 백토로 상감했다.『세종실록(世宗實錄)』「지리지(地理志)」에 나오는 기록을 토대로 울산 북쪽의 제여답리(齊餘沓里)에 하품 자기를 생산하는 자기소(磁器所)가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 그 외의 여백에는 줄(繩簾) 무늬를 인화 기법으로 장식했다. 전체적으로 광택이 나며 굽에는 바탕흙으로 비짐눈을 받쳐서 구워냈다.
조선시대 초기에는 관청의 이름이 새겨진 분청사기나 백자들이 많이 전해진다. 이는 국가에서 상납된 도자기가 일반에 아용되는 폐단을 없애기 위해 상납되는 도자기에 관청의 이름을 새기도록 하는 법령이 1417년(태종 17)에 정해졌기 때문이다. ‘인수부(仁壽府)’는 1400(정종 2)에 설치한 동궁의 관아인 세자부(世子府)의 이름으로 이후 경승부(敬承府), 순승부(順承府)로 이름이 변경되었다가, 1418년(세종 즉위년)에 원래 이름으로 바뀌어 1556년(명종 11)까지 존속되었다.
「합천장흥고」가 새겨진 분청사기 인화 무늬 항아리(「陜川長興庫」銘粉靑沙器印花文四耳壺), 조선, 높이 27cm, 입지름 10.8cm, 바닥지름 10.4cm, 몸통지름 18.7cm,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문화재이다.
팽만한 어깨에 네 개의 구멍이 뚫린 귀(耳)가 달려 있는 항아리로, 뚜껑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바탕흙과 유약은 정선된 편이며, 서로 어울려 회색조를 띤다. 몸체의 내면까지 유약이 시유되었으며, 굽 안 바닥은 다진 흔적이 보인다. 몸체 전면에 조밀한 국화무늬를 인화 기법으로 장식하고, 항아리의 상부와 저부에는 번개 형상, 풀, 연꽃잎 무늬 등을 상감 기법으로 표현하였다. 특히 몸체 중간에 ‘합천(陜川)’이라는 지명과 ‘장흥고(長興庫)’라는 관청명이 상감 기법으로 표현되어 있다. ‘장흥고’는 돗자리·종이 등을 관리하고 궁궐 안의 여러 관청에서 쓰는 물품을 공급하는 관청으로 1308년(고려 충렬왕 34)에 설치된 이후 조선시대에도 오랜 기간 존속했다. 합천 지역의 자기 생산은『세종실록(世宗實錄)』「지리지(地理志)」에 합천군 서쪽의 수개곡리에 하품(下品)의 자기를 생산하는 자기소(磁器所)가 있다는 기록에서 확인할수 있다. 따라서 이 분청사기는 경남 합천에서 제작되어 서울의 장흥고에서 소비되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태일전」이 새겨진 백자 상감 풀꽃 무늬 잔과 잔받침(「太一殿」銘 白磁 象嵌 草花文 托盞), 다른 명칭 ‘태일전’을 새긴 잔과 잔받침(白磁 象嵌 太一殿銘 托盞),「태일전」이 새겨진 백자 상감 잔과 잔 받침(「太一殿」銘白磁象嵌托盞), 조선, 높이 5.6cm, 입지름 10.3cm, 바닥지름 4.7cm, 국립중앙박물관.
잔은 구연이 직립하고 몸체가 완한한 곡선을 그리며 높이가 낮다. 각이 지게 오린 납작한 두 개의 손잡이(雙耳·兩耳)가 달려 있고, 구연부와 몸체 밑 부분에 몇 개의 가로줄을 돌리고 그 안에 간략한 넝쿨무늬를 상감 장식하였다. 접시 형태의 잔 받침에 흑상감된 ‘태일전(太一殿)’이라는 글자를 통해 이 잔과 잔 받침이 도교 의례와 관련 있다는 사실을 짐작할 수 있으며, 굽바닥에는 ‘십(十)’자가 음각되었다. 고려백자의 흐름을 잇는 조선 초기 연질(軟質) 백자로, 상감백자 중에는 묘지명을 제외하고 명문이 있는 유일한 예이다.
태일전은 북극성의 별칭인 태일(太一),태일성(太一星),태일신(太一神)에게 초제를 지내는 전각이다. 도교에서는 태일성이전 쟁과 전염병 등을 다스린다고 믿어, 유교 중심의 조선 왕실에서도 여전히 도교의 신에 대한 제사가 이루어졌다. 이 잔과 잔 받침은 관청 공납용으로 제작되어, 태일전에서의 제사에 필요한 의기(儀器)의 역할을 하였던 것 같다. 품질과 문양, 태일전의 이전 시기 등을 두루 살펴볼 때, 15세기 중반경의 작품으로 추정된다.
(자료출처: 문화재청 국립중앙박물관 문화유산정보/ 글과 사진: 이영일, 전) 문화재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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