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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관호 엄치욱(觀湖 嚴致郁)의 묘길상 화첩(妙吉祥 畫帖) 본문

박물관 이야기

조선시대 관호 엄치욱(觀湖 嚴致郁)의 묘길상 화첩(妙吉祥 畫帖)

불꽃緝熙 2020. 4. 16. 19:32

      

조선시대 관호 엄치욱(觀湖 嚴致郁)의 묘길상 화첩(妙吉祥 畫帖)은 좌우에 나무들로 둘러싸인 묘길상(妙吉祥) 바위 도상, 함축적인 속필(速筆)과 습윤한 분위기의 담채는 김홍도의 화풍을 연상시킨다. 필획의 긴장감과 먹색의 윤택함이 떨어지는 점이나, 질주하듯 뒤엉킨 필선의 속도감에서 엄치욱의 개성이 엿보인다.

관호 엄치욱(觀湖 嚴致郁)은 본관은 영월(寧越). 자는 경지(敬之), 호는 관호(觀湖). 가계(家系)나 행적이 알려져 있지 않다. 산수에 능하였으며 특히 조선 후기의 전통을 계승한 진경산수(眞景山水)를 즐겨 그렸다. 현존하는 그의 진경산수 작품으로는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묘길상도(妙吉祥圖)」와「죽서루도(竹西樓圖)」, 간송미술관 소장의「백악산도(白岳山圖)」등이 알려져 있다.「백악산도」에 보이는 묵법(墨法)이나 수지법(樹技法) 등에서 정선(鄭敾)의 영향이 간취되며,「묘길상도」와「죽서루도」의 필치라든가 나무묘사 등에는 김홍도(金弘道)의 화풍이 강하게 배어 있다. 그는 조선 후기에 크게 풍미했다가 말기에 이르러 쇠잔해진 진경산수화 전통의 여맥을 이었으나 전대의 화풍(畵風)을 답습하는 데 그치고 있다.

묘길상(妙吉祥, 북한 국가지정문화재 국보급 제102호)은 강원도 금강군 내금강리에 있는 석조물. 만폭동 윗골짜기의 높이 40m 벼랑에 새긴 고려시대의 마애불상조각이다. 높이 15m, 너비 9.4m이다. 그 얼굴은 높이 3.1m, 너비 2.6m이고 눈의 길이 1m, 귀의 길이 1.5m, 손의 길이 3m, 발의 길이 3.2m이다.

묘길상조각은 바위에 도두새긴 북한 돌부처 가운데서 가장 크고 잘된 대표작의 하나이다. 묘길상은 책상다리를 틀고앉은 모습에 오른손은 위로 쳐들고 왼손은 아래로 내리우고 있다. 이 부처의 윗는 얼굴, 길다란 눈썹, 가늘게 째진 실눈, 이마의 ‘백호’와 유달리 길게 드리워진 큰 귀, 통통한 볼, 밭은 목, 앞가슴을 드러내고 두 어깨에 걸친 옷의 주름 등은 고려시대 아미타여래조각에서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특징을 가졌다.

야외에 있는 돌부처에는 돋을새김을 한 것과 돌려새김(환각)을 한 것이 있는데, 그 대표적인 것으로는 벼랑에 돋을새김을 한 묘길상과 경기도 고양군 북한산 승가사의 석가여래상(앉은 모습)이고 돌려새긴 것은 충청남도 논산 관촉사의 미륵보살상(선 모습)이다. 묘길상조각은 벼랑에 새긴 다른 부처들보다 훨씬 크면서도 앉은 모습에서 높이와 너비의 비례를 잘 맞추었다. 그리고 얼굴부분은 섬세하고 부드러운 맛을 나타냈다면 아래의 윗부분은 굵고 굳세게 하는 대조적인 수법을 쓰고 있으며 보통정도로 돋을새김을 하면서 아래로 내려가며 점차 낮게 돋우새겼다. 이 부처조각에서는 광선을 효과있게 이용하여 부피감을 잘 나타냈다. 이 부처의 본래의 이름은 아미타여래상인데 18세기 말엽 조각 오른쪽 아래에 ‘묘길상’이라고 새긴 때로부터 묘길상이라고 부르게 된 것 같다.

부처의 바라 앞에는 간결하고 검소한 돌등이 서 있다. 넙적한 받침돌 위에 기둥돌을 세우고 그 위에 사방이 트인 불집돌을 올려놓은 이 돌등은 고려시대 돌등의 모습을 잘 보여준다.

       (참고문헌 및 자료출처: 국립중앙박물관, 네이버 지식백과, 조선향토대백과, 2008., 평화문제연구소/

          이영일, 전)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