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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손세기·손창근 서화전3 - 안복(眼福)을 나누다' 본문
국립중앙박물관은 11월 12일(월) 개막해 내년 3월 15일까지 진행하는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3-안복(眼福)을 나누다’에서 추사 김정희(秋思 金正喜)의 제자인 소치 허련(小痴 許鍊, 1808∼1893)이 처음 공개되는 만년의 걸작 대형 소나무 그림[老松圖]를 비롯해 회화 16점을 선보이고 있다. 노송도(老松圖), 조선 19세기 후반, 종이에 색, 허련(許鍊) - 매서운 겨울을 이겨내다. 소나무는 사계절 내내 한결같이 푸르름을 유지하며 군자의 덕이나 꿋꿋한 절개를 상징한다. 세월을 거듭할수록 소나무의 둥치는 더욱 단단해지고, 좌우로 길게 뻗은 가지는 큰 그늘을 만든다. 우리 옛사람들은 한겨울 추위를 견디는 소나무를 대나무, 매화와 함께 세한삼우歲寒三友라 부르며, 이들 지조를 사랑했다. 허련許鍊(1808∼1893)이 만년에 그린〈노송도老松圖〉를 마주하며 눈 덮인 산속에 홀로 우뚝 서있는 늙은 소나무의 위엄을 느낄 수 있다. 高標百尺雪中見(고표백척설중견)=높은 모습 百尺(백척)이 雪中(설중)에 보이고/ 長嘯一聲風裏聞(장소일성풍리문)=긴 휘바람 한 소리가 바람 속에 들린다 - 老痴(허련이 노년에 사용한 호) ▲ 허련, 〈노송도老松圖〉, 조선, 19세기 후반, 종이에 색, 국립중앙박물관, 2018년 손창근 기증 ○ 큐레이터의 시선 소나무의 소리를 듣다, 허련의〈노송도老松圖〉 전시실의 한 벽면, 진열장 너머에 거대한 소나무 한 그루가 우뚝 서 있다. 마치 가로로 넓은 와이드 화면을 보는 것처럼 10폭의 연이은 화폭에 소나무의 둥치와 양쪽으로 구불거리며 길게 늘어뜨린 가지가 확대되어 다가온다. 큰 옹이가 있는 둥치, 철갑과 같은 소나무의 거친 껍질에서 소나무가 이겨낸 풍파와 세월의 흔적을 느낄 수 있다. 위아래가 잘린 구도임에도 위풍당당한 소나무 전체 모습이 보이는 듯하고, 그림으로부터 푸른 솔바람이 불어오는 것 같다 이 작품은 19세기에 활동한 화가, 허련許鍊(1808~1893)이 만년에 그린 〈노송도老松圖〉다. 전라남도 진도 출신인 허련은 자가 정일精一, 마힐摩詰이며 호로 소치, 석치, 매수, 승산, 죽창 등을 썼다. 어렸을 때 그림 교육을 따로 받지 못했고, 28세에 해남 녹우당綠雨堂에 있던 윤두서尹斗緖(1668~1715)의 유작을 빌려 이를 통해 전통 화법을 익혔다. 허련의 예술적 잠재력을 눈여겨본 초의선사草衣禪師(1786~1866)는 그를 김정희金正喜(1786~1856)에게 소개하였다. 허련의 일생에서 스승 김정희의 영향력은 상당했다. 그는 김정희가 강조한 남종화풍의 그림과 서권기書卷氣를 강조한 글씨를 익혔고, 김정희가 제주도로 유배 갔을 때도 스승을 찾아가 그림을 배웠다. 이런 허련에 대해 김정희는 “압록강 동쪽에서 소치의 그림만 한 것은 없다”라며 극찬했다. ▲ 허련(許鍊),〈산수도山水圖〉. 조선 1874년, 종이에 엷은 색, 국립중앙박물관, 2018년 손창근 기증 청려장靑藜杖(명아주로 만든 지팡이) 짚고 시내 남쪽을 모두 구경하고 가로 비치는 석양과 짝을 지어 돌아간다. 허련은 추사가 가장 높이 평가했던 제자로, 추사가 1856년 세상을 떠나자 고향인 전남 진도에 운림산방(雲林山房)을 지어 작품 활동에 몰두했다. 노송도는 눈 덮인 산속에 홀로 우뚝 서 있는 소나무의 모습을 열 폭 종이에 그린 대형 작품이다. 둥치 껍질과 구불거리는 가지가 역동적이면서 고고하다. 19세기 중반부터 매화를 연이은 화폭에 그리는 ‘연폭매화병풍(連幅梅花屛風)’이 유행했는데, 허련이 이런 형식을 빌려 소나무를 그렸다. 행초 10폭 병풍(行草 10幅 屛風), 조선, 종이에 먹, 정학교(丁學敎) - 향국정화가 응취된 것으로, 먹에서 왕자의 기품이 나는구나. 서산야사가 어지러이 쓰다. 인문: 포화인蒲華印 - 園丁寫意 원정(민영익)이 뜻을 그리다. 인문: 신익臣翊 묵란도(墨蘭圖), 종이에 엷은 색, 조선, 민영익(閔泳翊) 연경실(硏經室), 종이에 엷은 색, 1938년, 오세창(吳世昌) - 장승업은 강열한 필법(筆法)과 묵법(墨法), 과장된 형태와 섬세한 설채법(說彩法)을 특기로 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림에는 당나라의 시인 이백이 술에 취해 몸을 가눌 수 없는 모습으로 묘사 되었고, 그 옆으로 책과 고동기 등 여러 기물이 그려졌다. 장승업이 고사인물화(古事人物畵)와 기명절지도(器皿折枝圖)에 뛰어났음을 엿볼 수 있다. 오세창(吳世昌, 1864∼1953)이 그림을 감상하고 오른편에 '취태백醉太白'이라 썼다. 술에 취한 이백’(醉太白), 조선, 종이에 엷은색, 장승업(張承業) 전시에는 정학교(丁學敎)가 유려하고 독특한 서체로 쓴 ‘행초 10폭 병풍(行草 10幅 屛風)’, 민영익(閔泳翊)이 그린 ‘묵란도(墨蘭圖)’, 오세창(吳世昌)이 1938년에 전서(篆書·조형성이 강한 중국 옛 서체)로 남긴 ‘연경실’(硏經室·경서를 연구하는 집) 편액, 장승업(張承業) 작품 ‘술에 취한 이백’(醉太白)과 ‘화조영모화’ 등을 선보인다. 화조영모도(花鳥翎毛圖), 1894(조선), 종이에 엷은 색, 장승업(張承業) - 吾園張承業畵 오원 장승업이 그리다. 안중식이 쓴 명明 왕세정王世貞(1526∼1590)의 시,「자등화紫藤花」노을을 재단한 듯 비단을 꿰맨듯 모습이 현란하고 비와 안개 속에 어우러지니 자태가 더욱 곱구나. 安心田題 안중식이 쓰다. - 갑오년(1894) 2월 상순에 오원 장승업이 그리다. 안중식이 쓴 원元 황가옥黃可玉의 시,「벽도碧桃」요지에서 연회가 끝나니 봄날 꿈이 끊어지고 고양에 있는 기러기는 밤 깊을 때 돌아가네. 안중식이 쓰다. 김정희 서(金正喜 書), 조선 19세기, 종이에 엷은 색, 김정희(金正喜) 설경산수, 닭(雪景山水, 鷄), 1916년 조선, 종이에 엷은 색, 안중식(安中植) - 눈 개인 개울가 집에 주인 돌아오지 않고 한 가지에 차가운 매화 피고 학은 문을 지키고 섰네. 이상적 선생의 시구 뜻으로 그리다. 병진년(1916) 음력 11월 심전 - 서책에 청금(청색깃의 옷) 입은 유생, 붉은 볏에 푸른 뒷발톱을 한 닭 열심히 글 읽는 곳 알아서 마땅히 오경에 울어 문후하네. 인문: 심전心田, 안중식安中植印 춘경산수(春景山水), 1916년 종이에 엷은색, 조석진(趙錫晉) - 천진교에서 느긋이 산보를 하다. 1916년 초가을에 그리다. 小琳 소림(조석진의 호) 이번 전시는 개성 출신 사업가 석포 손세기(石圃 孫世基, 1903∼1983)씨와 장남 손창근(孫昌根,1929∼)씨가 지난해 11월 박물관에 기증한 문화재 202건 304점을 차례대로 선보이는 세 번째 기획전이다. (참고자료: 국립중앙박물관 전시정보/ 이영일, 전)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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