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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필 경교명승첩(鄭敾 筆 京郊名勝帖, 보물 제1950호) 본문

박물관 이야기

정선 필 경교명승첩(鄭敾 筆 京郊名勝帖, 보물 제1950호)

불꽃緝熙 2020. 4. 15. 15:52

      

△ 정선 필 경교명승첩(鄭敾 筆 京郊名勝帖, 보물 제1950호) | 조선(1741~1759년) | 2첩 | 비단에 채색, 수묵 |
20.8~31.0×16.8~41.0cm | 간송미술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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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선 필 <경교명승첩>은 1741년부터 그리기 시작해 정선이 사망한 1759년에 완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겸재謙齋 정선鄭敾(1676~1759)가 서울 근교와 한강변의 명승명소를 그린 진경산수화와 인물화로 구성된 두 권의 화첩으로 66세(1741년) 경부터 그리기 시작하여 84세(1759년) 경까지 제작한 작품들과 친구이자 시인인 이병연李秉淵(1671~1751)의 시찰詩札들이 함께 수록되어 있다. 1802년 두 권으로 개장되었고, 모두 33점의 작품들이 상첩과 하첩으로 나뉘어 있다. 상첩에 실린 작품들은 정선이 양천(현재 서울 강서구 가양동과 등촌동 일대)의 현령으로 재임하던 시절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하첩에 실린 작품들은 대부분 상첩의 작품들보다 10 여년 뒤에 제작되었다고 추정되고 있다.
이 화첩 속의 작품들이 제작된 시기에 정선은 양천의 현령으로 봉직하고 있었다. 한양을 떠나면서 정선은 이병연과 함께 시와 그림을 서로 바꾸어 보자는 시화상간詩畵相看을 약속하였다. 그리고 정선이 재직하고 있던 동안 지속적으로 그림과 글씨를 교환하였다. 상첩에는 정선의 자화상으로 추정되는 <독서여가도>로부터 시작하여 한강을 따라 가면서 선유하면 볼 수 있는 경관을 그린 <녹운탄도>, <독백탄도>, <우천도>, <미호도> 두 점, <광진도>, <송파진도> 등과 양천 주변에서 본 경관을 그린 <목멱조돈도>, <안현석봉도>, <공암층탑도>, <금성평사도>, <양화환도도>, <행호관어도> 등 19점의 작품과 이병연의 서찰 한 점이 실려 있다. 하첩에는 다양한 화제와 서찰, 시문 등이 수록되어 있다. 첫 면으로부터 다섯 번째 면까지는 한양의 경관인 <은암동록도>와 <장안연우도>, 양천 주변의 경관인 <개화사도>, 고사인물화인 <사문탈사도>, 이병연의 서찰이 차례로 수록되었는데, 그림의 주제와 제작시기, 화풍의 차이가 커서 서로 다른 시기에 제작되었고, 뚜렷한 원칙없이 수록된 것을 알 수 있다. 이러한 특징은 하첩에 실린 이후의 작품들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경교명승첩>은 한강변의 명승을 그린 진경산수도에는 밝고 산뜻한 녹색과 연두색으로 칠하여 산뜻하고 차분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 이러한 청록 담채법(淡彩法)은 정선 화풍의 지평이 확대된 면모를 보여준다. 이 화첩의 작품들은 주제가 다양할 뿐 아니라 화풍도 다양하여 정선화풍의 특징적인 요소들을 두루 보여준다. 정선 특유의 구성과 굳세고 빠른 필법 및 강하고 풍성한 표현력을 가진 묵법을 구사하였을 뿐 아니라 화사한 채색을 사용하기도 하여 정선의 개성적인 화풍을 확인할 수 있는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이처럼 <경교명승첩>은 제작연대와 장첩의 경위를 알 수 있고, 높은 예술적, 역사적, 학술적 가치를 지니고 있어서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참고문헌: 문화재청 문화유산정보/ 사진: 이영일, 전) 문화재청 헤리티지채널 사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