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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838호 (덕(德)이 있는 사람 '21/2/23/화) 본문

한밤의 사진편지

한밤의 사진편지 제2838호 (덕(德)이 있는 사람 '21/2/23/화)

불꽃緝熙 2021. 2. 23. 21:20

 

 

한밤의 사진편지 제2838호 ('21/2/23/화)

[한사모' 공식 카페] - '한밤의 사진편지 romantic walking'

< cafe.daum.net/hansamo99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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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들에게 들려주고픈 교육 단상]


“덕(德)이 있는 사람”

 

* '신뢰', '책임', '여유’를 바탕으로 하는 리더십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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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연초에 기쁜 소식이 있었습니다. 저의 마지막 근무 학교에서 함께

일하며 저를 정성껏 도와주셨던 똑순이 선생님께서 공모 교장에 선발되어

금년 3월 1일자로 학교장 발령을 받게 되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기쁜 마음에 교장 발령을 축하하며 '덕(德)이 있는 교장'이

되어달라는 요지의 덕담이 담긴 메세지를 보냈습니다.


과연 '덕(德)이 있는 사람'이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사실 저도 덕이 있는 교장이었던가 또는 실천을 제대로 하였는가를

되돌아볼 때 마냥 부끄럽기만 한 처지에 인간관계에서 실천하기 어려운 덕담을

교장 발령을 앞둔 후배에게 들려준 것이 참으로 미안하기도 하였습니다.


덕(德)이란 말에는 어떤 뜻이 담겨있을까? 한자 사전을 살펴보면

'큰 덕'으로 도덕, 행위, 어진이를 포괄하며 '사람으로서 행할 도리', '감사하다',

'마음', '가르침', '은혜를 베풀다'는 다양한 뜻이 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덕(德)이란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행하려는 어질고 올바른 마음이나

훌륭한 인격"을 말하며, 이러한 마음과 인격을 지니고 실천하는 어진이를

“덕(德)이 있는 사람”이라 하겠습니다.


 

 

 

제 나이, 마흔 일곱이 채 되지도 않았던 1990년 9월 1일,

저는 서울 용산 산꼭대기에 있는 조그마한 학교인 원효초등학교의

교장으로 발령을 받고 부임하였습니다.


지금은 고인이 되셨습니다만, 그 당시 많은 분들이 존경하였고

저 역시 아버님처럼 모셨던 이지호 교장선생님께서 찾아오셨습니다.

(이 교장님은 서울사대 전신인 경성사범 출신으로 당시 '교육계의 별'이라 하셨다.)


이 교장선생님께서는 "덕이 있는 교장이 되어달라"는 덕담과 함께

교장은 항상 ‘신뢰’를 바탕으로 학교 경영을 해야 하며, 교장이 의사결정한

일에 대해서는 교장 자신이 스스로 모든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하고,

‘여유’ 있고 ‘충실’하게 학교교육과정을 운영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주신

그 귀한 말씀이 아직도 제 마음에 깊숙히 남아있습니다.


그 분은 유난히도 ‘도덕성’과 ‘인간미’를 후진들에게 강조하였습니다.

현장 교사의 어려움을 해결해 주려는 긍정적인 사고와 겸손한 마음 가짐,

스스로 전문성을 신장시키기 위한 부단한 노력, 그리고 맡은 일에 대한 열정과

책임지는 자세 등에 이르기까지 하나하나 자상하게 일러 주시던 일들이

지금 생각해 보면 그렇게 고마울 수가 없습니다.


 

 

 

* '신뢰', '책임', '여유’를 바탕으로 하는 학교 경영 *


        첫째, "덕(德)이 있는 교장"은 무엇보다도 먼저 그 학교에 소속된 선생님

      들을 믿고(信賴), 함께 일하는 교감을 믿으며, 그리고 교장인 자기 자신을

      스스로 믿을 줄 알고 이를 바르게 실천하는 사람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교장은 학교경영에 대한 교육철학이나 교육적인 신념이

      뚜렷해야 합니다. 우리의 학생들을 어떤 인간으로 길러야 하며, 왜, 무엇

      때문에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리고 그러한 목표를 구현하려면 우리 학교

      에서는 어디에 교육 중점을 두어야 하는지를 분명히 해야 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일반 회사원이 술 한 잔 하고 비틀거리면 이를 탓하는 사람이

      별로 없을지는 모르나, 만약 우리 선생님이 학교 근처에서 술 한 잔을 하고

      비틀거리면 안 된다고 합니다. 왜 그럴까요? 그것은 아마도 학교에 대한,

      선생님에 대한 믿음 때문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교육적인 신념이

      뚜렷한 교장이라면, 분명히 모든 교직원들이 교장을 믿고 따를 것입니다.


 

 

 

        둘째, "덕(德)이 있는 교장"은 해당 학교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에 대해서

      학교장이 스스로 그 책임을 질 줄 아는 사람입니다. 따라서 학교장은 학교

      경영의 모든 과정에서 선택과 의사 결정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젠 옛 말이 되었지만, 흔히 교장이 도장을 잘 찍어야 한다(요지음은

      싸인을 잘 해야 한다)는 말은 바로 학교경영에 대한 학교장의 판단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는 이야기입니다. 교장이 의사 결정을 하고 판단을

      한 일에 대해서는 교장 스스로 그 책임을 질 줄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조금 억지스러운 예를 들면, 만약 학생들이 소풍가는 날에 비가 왔다면,

      그 책임은 과연 누구에게 있을까요? 그것도 교장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학교 현장에서 일어나는 사안 중에는 교장은 빠지고 교감에게,

      서무에게, 교사들에게 그 책임을 전가시키는 경우를 간혹 보게 되는데,

      이는 지도자의 리더십leadership으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하겠습니다.


        학교를 경영하는 의사결정과 선택의 여러 과정에서 공적은 교사에게,

      또는 교감에게 돌리는 자세를 지니게 되면, 참으로 덕(德)이 있는 교장이라

      하겠습니다. 공자는 "군자는 책임을 자신에게서 찾고, 소인은 남에게서

      찾는다."(子曰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라고 말했습니다. '내 책임'이라는

      정신은 바로 덕이 있는 교장이 지녀야 할 기본 자세와 마음가짐입니다.


 

 

 

        셋째, "덕(德)이 있는 교장"은 그 학교의 교육과정을 충실히 운영하면서도

      주어진 자율.재량의 권한을 발휘하여 학교 교육과정을 융통성 있게 운영할

      줄 아는 '여유'를 지니고 있는 겸손한 사람입니다.


        학교에 들어서면 운동장에서는 아이들이 뛰노는 체육 활동이, 교실에서는

      아름다운 하모니가 이루어지는 노랫소리가, 꿈과 상상의 날개가 펼쳐지는

      그림그리기, 글짓기, 연극 등 살아움직이는 다양한 교육활동이 이루어지는

      우리의 학교 모습을 그려봅니다. 그런 생각에 저절로 미소가 지어집니다.


        엊그제 같은데, 벌써 30여년이 지나갔습니다. 당시 독일 주재 교육관을

      역임하신 임대영 교육관님이 여의도에 있는 윤중초등학교 교장으로 발령을

      받고 부임하였습니다. "우리나라에 오셔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 학교경영을

      하실 것인가"를 여쭤보았더니, "학예회를 되살리는 등 특별활동을 다양화,

      활성화해 나가겠다"고 지체없이 말씀해 주신 기억이 생생합니다.

      (요지음은 '특별활동'을 '창의적 체험활동'이라고 한다고 합니다만...)


        학교장은 당연히 학교 교육과정을 충실하게 운영하여야 하겠지만,

      지역이나 학교 실정에 알맞게 탄력적으로 운영할 줄 아는 '여유'도 지녀야

      너그럽고, 넉넉하며, 겸손한 교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 André Rieu - Voices Of Spring (Official Vide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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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편집 : 西湖 李璟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