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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30-한밤의 사진편지 제2830호 (Summer hill school 참관기 - 함수곤 '20/11/26/목) 본문

한밤의 사진편지

2830-한밤의 사진편지 제2830호 (Summer hill school 참관기 - 함수곤 '20/11/26/목)

불꽃緝熙 2020. 11. 26. 14:48


 

 

한밤의 사진편지 제2830호 ('20/11/26/목)

['한사모' 공식 카페] - '한밤의 사진편지 romantic walking'

< cafe.daum.net/hansamo9988 >

-[클릭]-

 

 

 

 

[함수곤의 淸海雜文]


"Summer hill school 참관기"


 

첨부이미지

 

오늘은 그동안 책을 통해서만 알고 있던

"Where kids have freedom to be themselves..."의

실천장인 Summer hill school 에 다녀왔습니다.


오래 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이 학교를 직접 참관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은 것이 너무 기뻐서 하루 해가 금방 지나갔습니다.


잘 아시는 바와 같이 섬머 힐은 A. S. Neill이

1921년에 런던 중심부에서 동북쪽으로 약 150km 정도

떨어진 Suffok의 Leiston이란 마을에 설립한 학교입니다.


"아이들을 학교에 맞추는 대신, 아이들에게 맞추는

학교를 만들어보자"는 니일의 교육사상을

기반으로 세운 실험적인 학교입니다.


니일의 섬머 힐은 그 후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게 되었고

많은 논란과 반향을 불러일으키면서

대안학교의 뚜렷한 하나의 모델이 되었습니다.


설립자 니일은 1973. 9. 23에 90세로 사망하였고

지금은 그의 외딸인 Zoe Readhead가 아버지의 유업 을 이어받아

교장으로서 학교를 맡고 있었습니다.


 

-< A. S. Neill의 외딸 Zoe Readhead 교장과 함께>-

 

 

A. S. Neill의 외딸 Zoe Readhead 교장은

키가 후리후리하게 크고 얼굴이 오목오목 재미있게 생긴 그녀는

한국에도 온 일이 있었다며 우리 부부를 아주 반갑게 맞아주었습니다.


저는 한국에서 가지고 간 영문판 우리나라 소개 책자와 영문으로 된

불교 서적 한 권을 방문 기념으로 주었더니 아주 좋아하며

자기도 섬머 힐을 소개하는 칼러판 책자 한 권 저에게 주었습니다.


현재 학생은 5-18세 짜리 아이들 모두 90명이 재학하고 있었고,

그동안 70 여개 국가의 아이들이 이 학교를 거쳐갔다고 합니다.

우리 한국에서 온 학생도 7명 있었고, 일본 학생이 15명,

중국에서 온 학생도 있는 것 같았습니다.


우리가 도착한 시간이 12시 30분이었는데 마침 점심 시간이었습니다.

아침 8시에 집에서 출발해서 4시간 반만에 겨우 도착했습니다.


운전은 이곳 영주권을 가진 제 사범학교 후배가

자기 승용차를 가지고 와서 고맙게도 먼길을 편하게 도와주었습니다.


 

-< Summerhill School에서 학생들과 함께>-

 

 

계속 지도를 보아 가며 주소와 대조하고 확인해가면서 때로는

길을 묻기도 하면서 그렇게 초행길을 어렵게 찾아갔습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학교가 교문도 없고 학교 표지판도 보이지 않아

근처까지 다 가서도 이 학교를 찾는데 무척 힘이 들었습니다.


2차선 도로에서 아무 표시도 없는 골목길로 들어가는 것이

학교 입구였고, 생나무 담장과 숲으로 완전히 둘러싸여

학교 건물이 길가에서는 전혀 보이지도 않았습니다.


저희도 싸 가지고 간 김밥을 교정의 잔디밭에서 먹고

학교 내외를 둘러보았습니다.


교실, 기숙사, 식당, 운동장, 수영장, 테니스장 등을 돌아보았습니다.

학생수에 비해서 굉장히 넓은 부지와 잔디 운동장 등

넉넉하고 여유 있는 환경이었습니다.


수영장도 있고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있었습니다.

학비는 수업료, 기숙사비 모두 합해서 한 학기(4개월)당

한화로 약 1,000만원 정도라고 합니다.


영국은 이 학교를 비롯해 모든 학교가 3학기제 입니다.


 

 

 

Summerhill School에서 학생들과 함께

오후 2시부터는 본관 넓은 중앙 홀에 전교생이 모여서

규칙을 정하는 회의를 하는 것을 참관했습니다.


학생 대표가 의장으로서 회의를 진행하고

선생님이 그 옆에서 서기 노릇을 하고 있었습니다.


의장 역할을 맡은 여학생은 정면 가운데 서서 회의를

주관하고 있었는데 유방이 거의 다 보이는 노출이 심한

상의를 입고 있어 배꼽도 다 들어 내놓고 있었습니다.


학생들은 카페트가 깔린 홀에 의자도 없이

바닥에 둥그렇게 자유롭게 둘러앉아 있었습니다.


주로 연장자 학생들이 발언을 거의 독차지하고

어린 학생들은 그저 구경이나 하는 것처럼 보였습니다.


한 교사는 옆으로 비스듬하게 누워서 회의에 참석하고 있었고,

어린 학생들 몇 명은 배를 깔고 엎드려서 사탕을 먹고 있었으며,

또 한 학생은 스케이트보드를 타다가 가지고 들어와

그걸 깔고 앉아 있었습니다.


중앙 홀에서 이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에도 아이들이

쪼그리고 앉아서 회의에 진지하게 참여하고 있었습니다.


교장은 카메라를 들고 가끔 사진을 찍기도 하면서

손을 들어 발언권을 얻어서 발언도 하고 있었습니다.


이 전교생 회의는 이 학교의 모든 것을 투표로 결정하는

일종의 국회 같은 곳인데 교장도 한표, 5세 학생도 한표 였습니다.


완전한 민주주의였습니다. 이 회의를 통해서 자유와 방종의

구분을 관리하는 것 같았습니다. 무척 자유롭고 무질서한 것같이

보였지만 역시 무엇인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고

만나는 아이들 마다 매우 순수하면서도 구김살 없고

활기 차게 보였습니다.


함수곤 올림


* 이 글은 함수곤 교수님이 영국에 교환교수로 가 계셨던 시기인

2004년 5월 11일에 보내온 메일을 여기에 다시 옮겨 실은 것입니다.


 

 

첨부이미지

 

* 편집 : 西湖 李璟煥

 


-< Andre Rieu / My Way - Frank Sinatr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