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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687호(김정희의 불이선란도/'19/1/17/목) 본문
한밤의 사진편지 제2687호 ('19/1/17/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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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 ('18.11.22~'19.3.24),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 2층>
[西湖의 문화산책文化散策] 2019-1 "김정희(金正喜)의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 글씨를 쓰듯 난을 그린 추사의 최고 명작 *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 / 김정희(金正喜 1786 ~ 1856) - 조선, 1850년대, 종이에 먹,55x33.1cm - - 2018년 손창근 선생이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 -
중앙박물관 전시 작품은 한번 수장고에 들어가면 몇 년만에 나오는 것도 있지만 특별전시되는 작품 중에는 내 생애 한번 볼 수 있을지 모르는 명작도 있습니다. 작년 11월 22일부터 금년 3월 24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2층에 있는 서화관에서는 "손세기.손창근 기증 명품 서화전"이 열리고 있는데 추사 김정희의 심오한 예술세계를 느낄 수 있는 최고의 명작 [불이선란도]를 감상할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난초는 사군자四君子[매화, 난초, 국화, 대나무] 중 하나로 은은한 향기를 멀리까지 퍼뜨리는 특징이 있어 선비의 고결함과 절개를 상징한다고 합니다. 김정희의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는 난초의 실제 모습을 표현하기보다는 글씨를 쓰는 방법으로 난을 그린 작품입니다. 난을 둘러싼 듯한 글과 각 글마다 진행방향을 달리한 점은 파격적이기까지 합니다. 진한 먹으로 힘차게 글씨를 썼으며, 가로획과 세로획은 분명한 차이가 있으면서도 균형과 조화를 이룹니다. 또한 화면에 찍힌 김정희와 소장자들의 인장은 다양한 서체로 새겨져 전각의 아름다움을 보여줍니다. 손창근 선생이 기증한 이 작품을 많이 감상하였으면 합니다.
이 "불이선란도(不二禪蘭圖)"는 김정희의 대표작이라고 합니다. 어떤 사람은 '세한도'를 앞세우기도 하지만, ‘불이선란도’는 시.서.화 詩.書.畵의 일체를 보여주며 초서, 예서, 행서 등 다양한 글씨체를 혼융해내는 말년의 농익은 최고 완숙미를 보여주는 걸작이라고 평가합니다. 그림의 제목인 불이선란은 김정희의 글 중 유마維摩의 불이선不二禪을 언급한 부분과 관련이 있으며, 그 이름 때문에 습관적으로 난초에 눈이 가게 되지만 글씨가 더 큰 비중을 차지하게 됩니다. 그 이유는 한뿌리의 난 그림을 둘러싸고 제시와 세 종류의 발문, 자호와 다양한 인문의 낙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난을 둘러싸고 세 개의 제발題跋(그림에 부치는 글)이 있는데, 각각은 그림을 그리게 된 동기와 방식, 그림의 주인이 바뀌게 된 사연을 알려줍니다. 제발題跋의 위치와 글자의 진행 방향은 그림과 조화를 이루도록 적절하게 계획되어 뛰어난 공간 구성 능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가로획과 세로획의 차이가 분명하면서도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는 서체의 특징과 글에서 언급한 인물들로 보아 1852년 8월 함경도 북청 유배에서 돌아온 후 경기도 과천에 거주했던 시절, 제작되었을 것으로 봅니다.
그림에 부치는 글[題跋] 不作蘭花二十年 난초를 그리지 않은지 스무 해 偶然寫出性中天 우연히 본성의 천진함을 그려내었네 閉門覓覓尋尋處 문을 닫고 찾고 또 찾은 곳 此是維摩不二禪 이것이 바로 유마維摩*의 불이선不二禪일세 若有人强要爲口實 만약 어떤 사람이(난 그림을 그려달라고) 강요하여 (이것을) 구실로 삼는다면 又當以毘耶無言謝之 비야리성에 살던 유마거사가 아무 말 하지 않았던 것처럼 사절하리라. 曼香 만향 [인장] : 추사(秋史) * 유마維摩 : 출가하지 않고 세속에 있었던 신자로 불교의 진수眞髓를 체득하고 청정한 행위를 실천하며 가난한 자에게는 도움을 주고 불량한 자에게는 훈계를 주어 올바른 가르침을 전하고자 하였습니다. 재가신자在家信者의 이상상理想像이 되었습니다.
以草隸奇字法爲之 초서와 예서, 기자의 필법으로 그렸으니 世人那得知 세상 사람들이 어찌 알겠으며 那得好之也 어찌 좋아할 수 있겠는가? 謳竟 又題 구경이 또쓰다. [인장] : 고연재古硯齋 * 기자의 필법 : 기자奇字, 고문古文, 전서篆書, 예서隸書, 무서繆書, 충서蟲書 등 6종의 중국 고대 글자체 중 하나. 소전小篆과 비슷하나 기이한 변획이 많다고 합니다.
始爲達俊放筆 처음에 달준*에게 주려고 붓 가는대로 그린 것이니 只可有一 不可有二 이런 그림은 하나만 있지 둘은 있을 수 없다. 仙客老人 선락노인 吳小山見而豪奪 可笑 오소산**이 보고 억지를 써서 빼앗아 가니 우습도다. [인장] : 묵장墨莊, 낙교천하사樂交天下士, 김정희인金正喜印 * 달준達俊 : 김정희의 시동侍童 ** 오소산吳小山 : 김정희의 제자 오규일吳圭一
소장인所蔣印과 감상인鑑賞印 A.김석준金奭準(1831-1915) [인장] : A1(석준사인奭準私印), A2(소당小棠) B.장택상張澤相(1893-1969) [인장] : B1(불이선실不二禪室), B3(물락속안勿落俗眼) B2(다항서옥서화금석진상茶航書屋書畵金石珍賞) C.손재형孫在馨(1903-1981) [인장] : C1(봉래제일선관蓬萊第一僊觀) C2(소도원선관주인인小桃源僊館主人印), C3(연경재硏經齋) C4(소전감장서화素筌鑑藏書畵) * 이 불이선란도를 소장하고 있었던 사람들의 도장이 함께 찍혀 있다는 것도 재미있고 특이한 일이라 하겠습니다. 왜 그랬을까? 여러가지 생각이 납니다. 불이는 '하나'를 말하는 것이니까, 두개가 대립하면서도 조화를 깨뜨리지 않음을 말하려는 것이 아닐까? 선과 란은 둘이 아니라는 말은 글씨와 그림의 경계를 해체하려는 뜻으로 혼융의 극치를 말하고자 하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 <김정희 초상 金正喜 肖像>
오사모烏紗帽를 쓰고 담홍포淡紅袍를 입은 김정희의 반신상半身像입니다. 김정희의 수제자인 허련이 그린 초상으로 얼굴의 윤곽선은 갈색으로 그리고 피부 결에 따라 물기 없는 붓으로 여러번 잔붓질을 더하였습니다. 초상화 속에서 김정희는 미소를 띤 온화한 표정을 짓고 있는데 평생 김정희를 스승으로 섬긴 제자의 존경심이 엿보입니다. 근대 서화가인 오세창吳世昌(1864-1953)은 화면 우측에 전서체로 "완당선생초상阮堂先生肖像"이라 쓰고 그림의 작자가 허련임을 밝혔습니다. 왼편에는 당대 저명한 학자이자 오세창과 함께 활동했던 윤희구尹喜求(1867-1926)가 남긴 발문跋文이 있습니다. 아래에 제시한 "잔서완석루" 글씨도 김정희의 대표작이라 합니다. 시간이 나시면 박물관에 한번씩 둘러 다양한 문화산책을 해보시는 것도 몸과 마음의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여겨집니다. 2019.1.17 이경환
* <김정희의 잔서완석루殘書頑石樓- 조선 19세기, 종이에 먹, 2018 손창근 기증>
* 편집 : 西湖 李璟煥
-<Largo from the new world-드보르작/once Upon A Time In The West -TOSK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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