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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642호(이규석.이영례의 바이칼호 여행기 4 /'18/9/12/수)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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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642호(이규석.이영례의 바이칼호 여행기 4 /'18/9/12/수)

불꽃緝熙 2018. 9. 11. 23:07

 

 

 

한밤의 사진편지 제2642호 ('18/9/12/수)

[한사모' 공식 카페] - '한밤의 사진편지 romantic w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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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석, 이영례의 바이칼호 여행기] (4)

 

"시베리아 첫걸음 이르쿠츠크와 바이칼호 여행"

 

* 제 4일 : 2018년 8월 6일(월) *


 

첨부이미지

 

글 : 이규석 (한사모 회원,  ksyesks@naver.com )


편집 : 이영례 (한사모 회원, varvar@naver.com )


 

      * < 호텔앞에 있는 곰과 함께 >

 

 

       [ 제 4일 - 8월 6일(월) ]

 

       이르쿠츠크에 있는 이 호텔에서 3일 밤을 잤다. 떠난다고 하니 아쉬움에 평범해보이던

     호텔 앞에 앞발을 들고 서있는 검은 곰이 갑자기 정겹게 느껴져서 곰 동상과 사진을 찍었다.

     호텔에서 아침 9시에 출발하여 바이칼호에서 가장 크다는 알혼섬으로 가 그곳에서 자게 된다.

 

       이르쿠츠크에서 알혼섬 가는 길은 나무가 없는 평원이다.

     그 평원에 풀이 나기 시작하면 초원이 되고 꽃이 만발하면 화원이 된다.

     그리고 눈이 내리면 설원이 된다. 알혼섬 가는 길은 사방천지가 들꽃이다.

     길가에 꽃이 핀 것이 아니라 꽃밭에 길이 난 것이다.

 

       꽃이란 본시 그런 것이지만 색깔도 다양해서 표현의 한계를 실감한다.

     분홍으로 물들인 것은 산봉선 꽃이고 노랑꽃은 미나리아재비다. 조팝나물, 자주꽃방망이,

     둥근이질풀, 노랑물봉선, 용담, 톱풀, 애기똥풀, 큰제비고깔, 부메부추 등등. 끝없는

     들꽃 세상이다(2018, 비케이투어).

 

 

      * < 사방천지가 들꽃이다. >

 

 

       초원을 달리다 보면 사람도 안보이고 마소 같은 동물도 보이질 않는다.

     아주 가끔 여남은 마리의 소떼가 있고, 더 아주 가끔 백여 마리의 소와 말이 보이는데

     이곳은 완전한 방목이어서 미국이나 캐나다의 방목과 달리 겨울에도 건초를 일정한

     장소에 준비해주거나 그러지 않는다고 한다.

 

       그래서 고기가 질기고, 사육하는 돼지보다 값이 싸다. 끝없을 듯한 초원을 달리는 중에

     도로에서 가까운 풀밭에 큰 말 한 마리가 죽어서 옆으로 누워 있다. 언제 어쩌다 죽었는지

     사체는 왜 방치되어 있는지 모르지만 참으로 측은해 보였다. 계곡에 반듯하게 누워있는

     푸른 제복의 사나이가 아니라 초원에 비는 내리는데 홀로 누워있는 말인 것이다.

 

 

      * < 노랑꽃은 미나리아재비이다. >

 

 

       원래는 1시간 정도 걷다가 버스로 이동하려 했으나 비가 많이 내려서 걷기는

     뒤로 미루고 비내리는 초원을 무심히 바라보며 이동하는 중이었다. 이곳 이르쿠츠크

     지역은 차량이 우리나라처럼 우측통행하며 따라서 운전자는 왼쪽에 앉아 운전하는데

     과거에는 운전자가 우측에 앉아 운전하여 지금도 혼용되고 있지만 버스는 운전자가

     왼쪽에 앉아 운전해야 한단다.

 

       그런 이유로 승용차는 일제가 많고 버스는 거의 우리나라 제품으로 중고차를

     들여오는데 한글이 쓰여있는 것이 동남아에서 그런 것처럼 더 가치가 있어서 우리가 탄

     버스부터가 대우자동차 등 등의 한글을 많이 볼 수 있었다.

 

       시베리아 평원을 달리면서 보면 타이가라 부르는 숲과 더불어 초원이 보인다.

     이 초원에 울타리가 쳐진 곳은 사유지이고 더 넓은 나머지는 국유지로 노는 땅인데

     마소가 방목되고 있다. 이곳 사람들은 슬라브인이 대부분이고 흑룡강성이 가까워

     중국인 그리고 카자흐스탄 등 ~ 스탄이라는 나라의 사람들과 몽고인이 많다.

 

       소비에트 시절에는 집단농장으로 똑같은 집에 똑같은 땅이 주어졌으나 지금

     그냥 사는 사람들도 있고 도시로 나간 사람들이 집과 땅을 그대로 두고 별장과 텃밭으로

     쓰는데 이를 ‘다차’라고 부른다. 이 마을 입구에 있는 아이스크림을 파는 등의 상점은

     과거 소비에트 시절에 배급소였던 곳이다.

 

 

      * < 우스찌마르다 언덕에 있는 부랴트족의 성황당 >

 

 

       키가 작은 풀이 온갖 꽃을 피우고 있는 이 너른 초원에 드물게 밀밭과 감자밭이 있고

     지금은 감자 꽃이 피어있음을 많이 볼 수 있다. 바이칼호 남쪽의 부랴트족은 쿠리칸족의

     철기와 몽골족의 기마술의 영향을 받아 용감하고 술도 세다. 수도는 울란우데인데 한때

     선거로 지도자를 선출한 적도 있으나 선거 때 너무 다투다보니 지금은 러시아에서 지명

     한단다. 러시아는 소비에트에서 자유민주주의의 중간지대 쯤에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다.

 

       바이칼호가 있는 지역은 10월 첫 주부터 눈이 내리기 시작하여 이듬해 5월까지 내리고

     겨울에는 영하 37℃ 정도로 추우나 시베리아의 난로인 페치카가 있어서 실내는 따뜻하단다.

     키릴문자와 러시아어를 쓰기 때문에 서부에 있는 모스크바, 여기 이르쿠츠크, 극동의

     하바로프스크 모두 말이 같다. 러시아의 1인당 GNP는 1만 3천불, 이 지역은 7천불이고

     의사와 약사가 모두 의대 출신이며 약사의 수입이 많다.

     군인은 개병제로 의무연한은 1년이다.

 

 

      * < 알혼섬으로 배가 떠나는 선착장 >

 

 

       1시간쯤 이동하다가 우스찌아르다라는 곳에서 부랴트족 성황당에 들렀다.

     안내 간판은 러시아어에 철저히 까막눈이어서 읽을 수도 없으나 가이드 말에 의하면

     '이곳은 우스찌아르다 자치구 가운데 가장 기가 센 곳으로 이곳 주민이 경의를 표하는

     곳이니 종교적 신념이나 국경과 인종을 초월하여 저희처럼 경의를 표해 주시기 바란다’고

     씌여있단다. 이제 부랴트 지신에게 우리가 왔음을 고하고 각자의 염원을 말해야 한다.

 

       이런 경우 늘 하던 대로 아내가 무어라 말하는지는 모르지만 먼저 빌고 난 후에

     나는 좀 건방질지는 몰라도 나라와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빌며 동전을 던졌다.

     제단과 그 주위에 많은 동전이 떨어져 있다.

 

       이곳으로부터 30분 정도 더 가면 MRS라 부르는 생뚱맞은 이름의 마을이 나오는데

     소비에트 시절에 선박수리소가 있던 곳이고 물론 지금도 남아있다. 이 근처에서 현지식

     으로 점심을 했다. 역시 양이 많아 음식을 남겼다. 음식점 앞에 사휴르따 선착장이 있고

     알혼섬을 가려면 여기서 연락선을 타야 한다. 여름철 관광성수기에는 시베리아 일대에서

     가장 붐비는 곳이다.

 

       다행히 지난해에 배 한척이 추가되어 기다리는 시간이 단축된다고 들었다. 그러나

     여기서 우리 일행은 순서를 어긴 다른 단체 때문에 두 번이나 배를 탈 기회를 잃었다.

     한 번의 기회는 15분이 소요되고 원래 우리가 기다려야 했던 순서를 포함해서 약 1시간

     만에 승선했다. 우리가 타고난 후 기다리는 승객은 많이 줄어 있었다. 점심 이후 섬으로

     건너갈 승객이 대부분 건너간 것 같다. 도선 운영이 매끄럽지 않아 짜증스러웠고 그래서

     우리 일행 중 일부가 흥분했었다.

 

 

 

 

       알혼섬은 과거에 샤마니즘의 땅으로 아무나 들어가지 못하게 하였으며,

     징기스칸의 무덤이 있다고 하나 증명되지는 못하였다고 한다. 알혼이란 부랴트어로

     '햇볕이 잘 드는 땅’이란 뜻으로 일조량이 많다. 섬의 최북단 하보이(이빨)곶은 가장

     영기가 서린 땅이란다. 소비에트가 해체된 후 탕그리를 조상신으로 하는 민족이 모여

     6년마다 축제 겸 학술 행사를 하는데 우리나라도 참석하며 3회 행사가 끝났다.

     탕그리는 우리 민족의 시원과 밀접하며 이의 연구는 우리 문화에 영향을 줄 수 있다.

 

       바이칼호에는 크고 작은 26개의 섬이 있고 그 중에 제일 큰 섬이 알혼섬으로

     길이가 약 72km, 폭 약 15km로 약 730㎢에 이른다. 부랴트족의 고향이지만 소비에트

     시절 수산물 가공 공장이 들어서고 수용소가 들어서면서 슬라브족의 유입이 많았다.

 

       최근 알혼섬에서 가장 큰 마을인 후지르에 전기가 들어와 상대적으로 부랴트족은

     비율이 더 작아지고 있으나 시베리아 특유의 좋은 인심이 남아있단다. 이곳에서 기르는

     소는 코뚜레가 없고 아침에 집 밖으로 나가면 잠자러 들어오는데 만일 문이 잠겨있으면

     밖에서 잔다고 한다. 후지르는 부르한바위가 있는 곳으로도 유명하며 시베리아의

     아름다움을 집약시켜 놓은 곳이다.

 

 

      * < `후지르`마을에 있는 호텔 >

 

      * < 일자로 늘어선 호텔 객실 >

 

 

       알혼섬 선착장에 도착하여 기다리던 러시아산 4륜 구동 미니버스를 타고

     후지르마을에 내려 `바이칼 뷰` 호텔에 들어가 방 배정을 받고 여장을 풀었다.

     호텔의 남쪽으로는 완만한 경사를 보이는 나무 한그루 보이지 않는 산이 있었는데

     정상에는 휴게소 건물이 있는 목가적 냄새가 물씬 나는 곳이었다. 호텔은 단층

     건물이었고 객실은 단층 건물을 길게 줄지어 배치하여 운치 있게 보였다.

 

       북쪽으로는 바이칼의 푸른 물이 우리를 부르고, 우리나라의 푹푹 찌는 더위와

     뿌연 미세먼지가 답답하게 하던 것과는 달리 이곳의 맑은 공기와 시원한 날씨가 몸

     근육뿐 아니라 마음 근육까지 힘차게 솟아나도록 한다. 이 기분, 이 느낌 하나로도

     이번 여행은 성공이란 생각을 여러번 하게했다. 16시부터 자유시간, 18시30분 호텔에서

     뷔페식 저녁식사, 21시30분 호텔 뒤편에서 캠프파이어, 23시 별 관측으로 일정이 짜여

     있다. 여장을 지정된 숙소에 풀고 밖에 나오니 일행의 대부분은 안보이고 일부는

     모래사장과 풀밭 그리고 꽃밭에서 사진을 찍으며 지내고 있었다.

 

 

      * < 멀리 바이칼 호수가 보인다 >

 

 

       우리 내외도 그렇게 하다가 저기 저 호수 물에 발을 담가보자고 의기가 투합

     되었다. 남쪽에 보이는 산에는 별관측하러 밤에 갈 것이기 때문에 결정하기가 쉬웠다.

     그래서 아내와 나는 작열하는 태양 아래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모래밭에 풀과 꽃이

     듬성듬성 있는 경사면을 걸어서 호수를 향해 걸어갔다. 공기가 맑아서 가까워보이던

     호숫가는 실제로는 멀리에 있었다. 부르한바위 근처까지 갈 수도 있겠다는 욕심은

     접었지만 그래도 매주 일요일 오후마다 10여 년째 걷기로 몸과 마음이 단련되어

     있어서 계속 걸을 수는 있었다.

 

       거의 호숫가에 도착하니 풀이 우거지고 물이 장단지 까지 차는 그야말로

     장애물이 나타났다. 이리저리 건널만한 곳을 찾아 물속으로 들어가니 소똥과

     부영양화 된 물질로 구정물이 되어 있었다. 갑자기 모기떼가 몰려들어 포기할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아내에게 물으니 끝까지 가자고 하여 신발을 벗어들고

     30~40m를 전진했다. 나와 아내가 함께 있을 때 아무리 모기가 많아도 내게만

     덤벼들고 아내에겐 한 마리도 가지 않는다는 평소의 지식도 많이 참고가 되었다.

 

 

      * < 복병으로 만난 늪지대를 무사히 건너고-야호! >

 

 

       늪 같은 곳을 건너자마자 낮은 모래 언덕이 20~30m가 있어 그것을 넘으니

     드디어 맑고 푸른 바이칼 호수의 물가에 다다랐다. 정말 샘물처럼 맑고 깨끗할 뿐

     물고기든 뭐든 아무런 개체도 보이지 않는 투명한 물이었다. 바닥은 모래였는데

     내가 먼저 들어가 아내에게 사진을 찍어달라고 했다. 얼음물처럼 차서 정강이의

     뼈 속까지 시려오는데 아내는 이걸 모르고 이런저런 요구가 많았다.

 

       특히 아시아대륙 전체에 있는 아홉 곳의 성소 중에 하나라는 ‘부르한바위’를

     배경으로 물속에서 사진을 찍은 것은 잊을 수 없다. 다만 부르한 곶의 끝에 독도처럼

     두 개의 샤먼바위인 부르한바위를 두 손가락으로 가르키는 모습의 사진이 불경(?)이

     아니기를 바란다. 아내는 발바닥만 물에 닿은 채 사진을 찍었다.

 

 

      * < 멀리 부르한 바위가 보인다  >

 

      * < 부르한 바위에 경의를 표한다  >

 

 

       갈 때의 역순으로 되돌아 올 때, 호텔과 직선 방향으로 돌아오면 빠를 것으로

     생각하여 진로를 바꾸어 걷는 중에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우리 두 사람 머리 위를 빙글

     돌며 따라오는 갈매기 때문에 크게 놀랐다. 처음에는 6~7마리의 갈매기가 수십m 상공으로

     큰소리를 내며 원형으로 도는 것이 흥미가 있어서 바라보았는데 높이도 점점 낮아지고

     소리는 커져서 메고 있던 가방을 두 손에 쥐고 방어자세를 취하고 아내는 나를 꼭 잡은

     순간 한 마리 갈매기가 내 머리에 근접해 돌진해 와서 가방을 머리 위로 치켜들었으나

     겁이 나서 아까 오던 방향으로 틀어서 재빠르게 옮겨 갔다.

 

       몇 걸음 걷는 동안에도 비슷한 현상이 두어 번 있더니 나르는 높이가 높아지면서

     더 이상 오지를 않았다. 그러는 사이 우리도 그 지역에서 멀어지게 되었다. 갈매기가

     공격하려던 그 장소에는 그들이 지켜야 할 그 무엇이 있었던 것 같다. 묵묵히 한참을

     걷다가 뒤돌아보니 갈매기는 흩어져 한가롭게 보일뿐 집단으로 날고 있지 않았다.

 

       안심하고 걸으면서 모래사장 위에 여기저기 무더기로 있는 양귀비꽃을 비롯해서

     몇 가지 꽃의 사진을 찍는데 두자 정도로 작지만 까만 뱀이 재빠른 동작으로 앞에

     나타났다. 나도 놀라고 그놈도 놀랐겠지만 어려서 시골학교 등하교 길에 마주쳤던

     뱀을 습관적으로 혼내주던 대로 하려다가 아내도 있고 시간도 많이 간 것 같아 피해서

     돌아왔다. 호텔 정문을 16시 50분에 출발했는데 돌아와 보니 18시 10분이었으니

     1시간 20분이 소요된 것이다.

 

 

      * < 반갑다  >

 

      * < 양귀비에 반했다 >

 

 

       저녁식사는 일찍 식당에 들어간 덕분에 바로 전에 다녀온 바이칼호를 바라볼 수

     있는 창가에 앉아서 품위 있게 했다. 계획대로 21시반에 캠프파이어가 있었는데,

     여행 때마다 사회를 잘 보던 사람이 이번 여행에 사정상 불참하여 다른 참가자를

     모셨더니 아주 잘 해주어서 좋았다. 1부는 가이드 포함 27명이 모두 소감 한마디씩

     하고 2부는 각자의 노래나 장기를 보여주어 즐거운 시간이었다. 23시 별 관측을

     위하여 아쉽지만 끝을 맺었다.

 

       우리 일행만 있는 넓은 공간에서 장작불을 피어놓고 1시간 반을 지낸다는

     것은 그리 흔히 경험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모두 한마음으로 타오르는 불을

     가운데 두고 둘러 앉아 좋은 시간을 만들었다. 비록 가사를 잊어서 자주 합창이

     되었지만 그래서 더욱 멋진 밤이 되었는지 모른다.

 

 

      * < 낭만이 있는 캠프화이어 >

 

      * < 밤에 별자리를 보러갈 산 >

 

 

       정확히 23시에 별 관측을 위해 호텔 정문을 떠나 남쪽의 멋진 산을 향해 출발했다.

     이번 여행 중에 별 관측이 있는 줄을 알았으면 책 좀 보고 올 걸 그랬다. 어떻든 나는

     자연스럽게 별 관측 해설자가 되었다. 지구과학교사 10년 반, 그 후 과학교육 관련 일,

     교육행정, 교육정책 입안, 교과서 집필 등의 일을 했다. 특히 지난해 합격했다고 발표한

     고등학교 통합과학과 지구과학Ⅰ 교과서의 저자가 아닌가. 호텔에서 멀어져 다른 건물도

     없고 전기불도 없으니 칠흑같이 어두운 밤이 되면서 여기저기서 탄성이 나왔다.

 

       보이는 것이 모두 별인가! 별이 이렇게나 많이 있나! 저것이 은하수라고

     하자 난생 처음 본다는 등등. 나도 어렸을 적에 시골에서 수많은 별을 보았을 때와 같은

     감동으로 정말 황홀했었다. 산의 정상에 사방이 어두운 곳에 왔으니 보이는 별은 어렸을

     때 그때보다 더 많았을 것이다. 하늘에 가득히 펼쳐있는 무수한 별 사이로 섬광을 내며

     긴 꼬리를 드리면서 떨어지는 별똥별이 보이면 또 탄성이 솟는다. 비록 사용하지 않아

     별자리에 대한 기억은 녹슬었지만 북두칠성을 찾고, 북극성, 카시오페아를 찾아서 말했다.

 

 

      * < 호텔에서 본 일몰 >

 

 

       어떤 사람이 질문한 별과 우주의 기원과 진화에 대해 알고 있는 내용을 정리해서

     최대한 간단히 말했다. 그러나 그냥 보이는 만큼 아름답게 보고 혹 제가 질문에

     답하더라도 귀로 듣되 저의 말보다는 눈으로 보고 싶고 마음으로 느끼고 싶은 것에

     집중하고 마음에 느껴지는 대로 자유롭게 하라고 말한 것은 잘 했다고 생각된다.

 

       별을 한참 바라보면 하늘과 별과 사람이 하나가 되는 느낌인데 그 사이를

     별똥별이 가로질러 갈 때에는 무아의 경지에도 이를 수 있는 시베리아의 밤하늘이었다.

     오늘 낮에는 호수 가에서, 밤에는 산 정상에서 잊지 못할 좋은 체험을 하여 행복했다.

     산에서 내려와 로비에 있다가 숙소에 들어오니 새벽 1시(한국 시간 새벽 2시)가 넘었다.

     낮에 1만보 이상 걸었고 오늘 새벽에 7천보 가량 걸었는데 공기도 맑고 기분도 좋아서

     인지 피곤하지가 않았다.

 

 

 

첨부이미지

 


-<로얄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연주곡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