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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25-한밤의 사진편지 제2625호([문화산책 2] 경천사 십층석탑/'18/7/28/토) 본문
한밤의 사진편지 제2625호 ('18/7/28/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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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피하는 문화 산책] Ⅱ "경천사 십층석탑(敬天寺址十層石塔)"
* 고려 1348년, 개성, 높이 1350cm, 국보 제86호 *
어제가 '중복'이었습니다. 무더위를 잘 견딜 수 있도록 몸보신은 하셨는지요?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실에 들어오시면 저 멀리 동쪽 끝에 우뚝 서 있는 대리석 탑이 '경천사지 십층석탑'(국보 86호) 입니다. 이 탑을 올려다 보면 그 거대한 규모는 차치하고라도 대리석에 정교하게 빚은 석탑의 아름다움에 감탄을 금할 수가 없게 됩니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리 보아도 10층은 넘는데 어떻게 세어서 십층 이냐고 질문을 하기도 합니다. 일반적으로 탑에는 그 탑을 받쳐주는 계단이나 난간처럼 보이는 부분이 있는데 이를 '기단부'라 합니다. 이 기단부는 탑의 층수에 들어가지 않고, 그 위에 있는 건물의 모양, 즉 문과 기둥, 지붕으로 이루어진 구조를 '탑신부'라고 하는데 이 탑신부의 층 수가 바로 탑의 층 수가 되는 것입니다. 즉 기단부를 제외하고 탑신부의 지붕의 갯수를 세면 탑의 층 수가 됩니다.
'경천사 십층석탑'은 고려 충목왕 4년(1348년) 경기도 개풍군 광덕면 부소산에 있는 경천사에 세워진 십층 석탑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탑의 재료로 대리석을 사용하여 만든 탑입니다. 고려시대 목조 건축의 다포多包 양식(기둥머리 위와 기둥과 기둥 사이의 공간에 공포를 짜 올리는 건축 양식)을 따르고 있으며, 당시의 불교 교리와 사상을 잘 표현하고 있다고 합니다. 기단부는 사면이 튀어나온 아亞자형으로 사자獅子, 서유기西遊記 장면, 나한羅漢 등의 조각이 있습니다. 탑신부는 난간, 탑신, 지붕으로 이루어진 목조탑의 구조를 그대로 옮겨 놓은 듯합니다. 또한 1층부터 4층까지는 '영취산에서 설법하는 석가모니불'과 같이 불교에서 중시하는 장면을 묘사한 16회상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지붕에는 각각이 어떤 장면인지를 알려주는 현판懸板이 달려 있으며, 5층부터 10층까지는 다섯 분 혹은 세 분의 부처를 빈틈없이 조각했습니다. 상륜부上輪部는 원래의 모습을 알 수 없어 박공 형태의 지붕 (양쪽으로 경사면을 가진 지붕 형태)만을 복원하였습니다.
이 탑은 1907년 일본의 궁내대신 다나카 미쓰아키(田中光顯)가 일본으로 밀반출하였으나, 영국 언론인 베텔(대한매일신보 裵說)과 미국 언론인 헐버트 등의 노력에 힘입어 1918년 반환되었습니다. 1960년 경복궁에 복원했으나, 산성비와 풍화 작용 때문에 보존이 어려워 1995년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10년간 보존 처리되었으며, 이를 2005년 국립중앙박물관 재개관에 맞춰 '역사의 길'에 복원하였습니다. 고려 충목왕 4년 원나라 황제 순제의 만수무강을 기원하며 기황후의 후원을 받은 친원파 강용, 고용봉 등이 원나라 황실의 내탕금內帑金으로 건립되었다고 합니다. 기단부에서 3층까지는 아(亞)자 모양으로 사면이 돌출된 원나라 불교인 티베트 라마교 양식으로, 4층부터 10층까지는 전통적인 고려양식에 의해 지어졌습니다. 이 탑의 층수가 10층, 즉 짝수인 이유는 화엄경에서 10을 화엄의 완성 또는 완전한 수로 보았기 때문입니다.
또한 우리나라 석탑의 일반적 재료가 화강암인데 비해서 경천사 십층석탑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이 특이합니다. 16회상도를 조각한 이국적인 디자인, 현장 설화 부조 등 예술적인 측면에서 이 탑은 전체적인 균형과 세부적인 조각 수법이 잘 어우러진 아름다운 자태로 눈길을 끌며, 지붕돌의 처마가 목조건축의 구조를 그대로 나타내고 있어 당시의 건축양식을 엿볼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양식은 이후 조선시대에 이르러 서울 원각사지 십층석탑(조선 세조 13년(1467), 국보 제 2호)의 건립에 큰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시원한 지하철을 타고 이촌역 2번 출구로 나와 박물관에 오셔서 한나절을 보내는 것도 색다른 피서 방법이 될 수도 있습니다. 2018.7.28 이경환 드림
* 편집 : 西湖 李璟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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