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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6월 22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제1독서 (2코린11,1~11) 본문

가톨릭 교회

2017년 6월 22일 연중 제11주간 목요일 제1독서 (2코린11,1~11)

불꽃緝熙 2017. 6. 22. 13:34

 

 

 

"나는 하느님의 열정을 가지고 여러분을 위하여 열정을 다하고 있습니다.

 사실 나는 여러분을 순결한 처녀로 한 남자에게, 곧 그리스도께 바치려고

 그분과 약혼시켰습니다." (2)

 

 

 

코린토 2서 11장 2절과 3절은 사도 바오로가 참 사도인 자신과 거짓 사도들의 역할을 각각 중매자와 유혹자의 역할로 비유하는 내용이다.

 

특히 코린토 2서 11장 2절에서 사도 바오로는 참 사도인 자신의 역할그리스도께 코린토 신도들을 순결한 처녀로 중매하는 자로 비유하고 있다.

 

코린토 1서 4장 15절에 '여러분을 그리스도 안에서 이끌어 주는 인도자가 수없이 많다 하여도 아버지는 많지 않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님 안에서 내가 복음을 통하여 여러분의 아버지가 되었습니다.'라는 말씀이 나오는데, 그런 영적 아버지의 심정과 입장에서 코린토 신도들을 걱정하고 있다.

 

코린토 2서 11장 2절의 '열정을 가지고'로 번역된 '젤로'(zelo)'열심'보다는 '시기' 혹은 '질투'라는 뉘앙스가 더 강한데, 사도 바오로의 질투 단순히 인간의 소유욕과 결부된 이기적 질투가 아니라 하느님의 거룩한 성품에서 비롯된 거룩하고 경건한 질투이다.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자신의 백성을 보호하시기 위해서 거룩한 열정을 가지신 것처럼, 사도 바오로 자신도 코린토 신도들을 보호하려는 거룩한 열정을 가졌음을 이처럼 매우 강력한 어조의 단어를 사용해 표출한 것이다.

 

한편 코린토 신도들을 위한 사도 바오로의 열정은 그들을 그리스도께 순결한 처녀로 드리려고 중매하는 모습으로 나타난다.

 

여기서 '약혼시켰습니다'로 번역된 '헤르모사멘'(hermosamen)'결합시키다', '함께 맞추다'라는 뜻을 가진 '하르모조'(harmozo)의 부정(不定) 과거형으로서 신약에서 여기만 나온다.

 

이것은 사도 바오로가 코린토 교회의 영적 아버지가 되어서 딸인 코린토 신도들을 한 남편되시는 그리스도와 약혼시키는 아버지, 당시의 결혼 풍습을 연상하게 한다(마태22,1~14 ; 25,1~13 ; 요한3,29 ; 에페5,26.27 ; 묵시19,7.8 ; 21,2.9).

 

사도 바오로는 여기서 코린토 신도들이 마치 순결한 처녀와 같은 면모를 갖기를 갈망한다.

 

사실 처녀에게 강력하게 요구되는 덕목약혼자에 대한 순결과 신실이다.

 

그런데 여기서 약혼자, 남편이 그리스도로 나온다.

 

특히 여기서 남편 앞에 '하나'라는 뜻이 있는 '헤니'(heni)란 표현이 사용된 사실은 결혼 관계가 배타적이듯이 그리스도 안의 신도들도 오로지 영적 남편인 그리스도에게만 충성할 의무가 있다는 진리를 강력하게 나타낸다.

 

구약 시대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느님의 신부로 간주되어 영적 음란인 우상숭배를 자행하는 것이 금지되었듯이(호세4,12), 코린토 신도들 역시 한분 하느님이신 그리스도께만 영적 순결과 충성을 바쳐야 했던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언급은 당시 음란과 우상숭배, 그리고 방탕으로 악명높던 코린토의 성도들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상기할 경우, 코린토 1서 4장 11절의 언급은 상당히 특별한 의미로 전달된다(1코린6,9.10).

 

물론 코린토 신도들은 이러한 부도덕한 삶의 방식을 청산하고 예수 그리스도께 회심한 자들이었지만(1코린6,11), 다시 이전의 방탕 가운데로 돌아갈 우려가 늘 잔존하고 있었던 것이다(1코린 5,1~13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