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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로운 장미 본문
‘신비로운 장미’는 성모님께 드리는 호칭 중 하나이기도 하다. 오월엔 성모님의 발아래 갖가지 꽃들이 넘친다. 오월에 피는 꽃 중 단연 돋보이는 것은 겹꽃잎이 화려한 장미다. 장미는 원래 홑꽃으로 꽃잎이 다섯 개다.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5’를 수난하신 그리스도의 다섯 상처를 기억하는 성스러운 수로 여겨왔다. 그 때문에 거룩한 꽃잎의 수를 지닌 장미는 그리스도교를 상징하는 꽃으로 간주한다. 붉은 장미는 그리스도의 은총과 자선 그리고 순교의 의미를 지닌다고 한다.
에덴의 장미에는 가시가 없었으나 하느님께서 죄를 지은 아담을 내쫓으실 때 가시 돋친 장미를 하나 주셨다고 한다. 장미의 가시는 원죄의 아픔을 기억하라는 뜻으로, 장미의 아름다움과 향기는 낙원이 얼마나 아름답고 좋은 곳이었는지 잊지 않게 하시려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타락한 인류를 구원하신 하느님의 구원계획에 가장 큰 역할을 한 분은 구세주의 어머니 마리아이시다. 성경에는 드물게 성모님을 기억하며 찬양하는 말씀들이 있다. “그대는 예루살렘의 영예고 이스라엘의 큰 영광이며 우리 겨레의 큰 자랑”(유딧 15,10), 이 말씀은 성모 토요일 즈카르야 노래의 후렴 중에 한 구절로 바쳐진다. 아름다운 여인 유딧은 여인의 몸으로 위험을 무릅쓰고 위기에 처한 나라를 구하였고 사람들은 예기치 못한 유딧의 승리에 대하여 최고의 영예와 칭송을 하였다. 교회는 이 말씀을 구원사의 중요한 역할을 하신 성모님을 기억하며 노래한다.
“새벽빛처럼 솟아오르고 달처럼 아름다우며 해처럼 빛나고 기를 든 군대처럼 두려움을 자아내는 저 여인은 누구인가?”(아가 6,10) 이 찬양의 노래 또한 레지오 마리애 고리기도(까떼나, Catena Legionis)에서 성모님을 두고 바치는 기도문이다. 이 구절들은 노래 중의 노래인 아가(雅歌)에 나오는 말씀이다. 여기서 ‘빛나고’라는 용어는 히브리어 ‘바르(bar)’로 ‘순수하다(pure)’는 의미인데 빛이 너무 강렬해서 모든 것이 깨끗하게 보인다는 뜻이다(clear as the sun). 이 빛은 성모님의 정결과 순수와 티 없이 깨끗함으로 인해 밝게 빛나는 신성한 아름다운 빛이다.
장미 중에서도 백장미는 성모님의 아름다움과 정결함을 의미한다. 백장미의 전설 중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있다. 예수의 어머니 마리아가 어느 날 우연히 장미꽃 봉오리 위에 베일을 덮어 두었는데 그 밑에 있던 장미가 모두 하얀 백장미가 되고 이후에도 그 장미나무에서는 하얀 장미만이 피게 되었다는 전설이다. 성모님의 옷마저 너무도 신성하고 맑고 밝게 빛나 모든 것이 하얗게 되었을까? 그래서 백장미를 천상의 꽃이라고 하는가보다.
요한묵시록의 다음의 구절을 그리스도교 전통에서는 성모님께 돌린다. “하늘에 큰 표징이 나타났습니다. 태양을 입고 발밑에 달을 두고 머리에 열두 개 별로 된 관을 쓴 여인이 나타난 것입니다.”(묵시 12,1) 여기에서 ‘관’은 그리스어로 ‘스테파노스’(στεφανοζ Stephanos)인데 왕관(crown), 곧 면류관이다. 면류관은 본디 황제의 정복에 갖추어 쓰던 관을 말하는데 구세주의 어머니께서 마땅히 받으셔야 할 큰 상을 받으신 모습으로 비친다. 그러나 여왕이신 마리아께서 원하시는 ‘관’은 마음 다해 바치는 기도의 장미화환인 로사리오(Rosario)일 것이다. 성모님께서 1864년 남쪽 프랑스 가르가스 산기슭에 있는 마을 ‘라 살레뜨’의 어린 두 소년과 소녀에게 발현하셨을 때 이 성모님은 머리, 가슴과 발에 오색찬란한 꽃으로 만든 관을 두르시고 나타나셨다. 이 꽃들은 우리가 매일 어머니 마리아께 바치는 기도의 장미꽃을 의미한다고 하였다. - 글:김경랑 귀임마리아 수녀, 영원한 도움의 성모수도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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