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눈이 오름 주차장에서 진고문님의 시범으로 준비운동을 하고
오름에 오르기 시작했습니다.
진고문님의 시범 동작이 어찌나 유연하던지 흉내내기도 힘들 정도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함 교수님께서도 열심히 따라 하십니다.
어제 오른 거문 오름은 전망대에 오르는 길이 나무가 울창하여
주변 경치를 볼 수가 없었는데
이곳 용눈이 오름은 억새풀만 자라고 있는 민둥산이어서
사방이 시야가 탁 트인 전망이 좋은 오름이었습니다.
거문 오름이 씩씩하고 건장한 '오빠'를 닮은 남성적인 오름이라면
용눈이 오름은 엄마의 가슴같이 부드러운 여성적인 오름입니다.
탐방로는 친환경 매트를 깔아놓아 미끄럽지도 않고 촉감도 좋아
탐방로를 걷는 사람들에게 편리함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이번 제주도 걷기에 여러가지로 도움을 준 윤정자 회원님이
한사모 기를 들고 앞장 서서 걷기 시작했습니다.
처음 사전답사할 때에는 '오름의 여왕'이라 불리는 따라비오름을
오를 계획으로 답사를 한 결과, 우리 회원들이 오르기에는 계단이 많고
접근성이 좋지않아 포기하고 오르기 쉬운 용눈이오름을 택하였다고 합니다.
걷다가 고개를 들어 멀리 바라보면
그곳에 이름모를 오름이 우릴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제주도에는 이런 오름이 368개나 있다네요.
인간승리!
어제 거문오름 전망대까지 오르신 함 대표님께서
오늘도 천천히 우리와 함께 오름을 오르십니다.
다행히 경사가 완만하여 천천히 오르시기에 무리가 없는듯 합니다.
덕분에 우리도 더욱 힘을 얻습니다.
함 대표님이 우리와 함께 제주도 걷기를 하실 수 있도록
운전봉사를 하신 임명자 회원님께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마치 용이 누워 있는 듯 보여 '용눈이'라는 이름이 붙었다고도 하며,
산 가운데 움푹 크게 패인 곳이 용이 누웠던 자리 같다고 하네요.
특히 용눈이오름은 제주의 풍경을 모티브로 삼았던 사진작가
김영갑 씨가 자주 올라와 촬영을 했던 곳으로 유명하다고 합니다.
오름을 오르는 길과 봉우리를 돌아 내려오는 내리막 길이
만나는 곳에서 잠시 쉬어가기로 하고
길가에 널린 말똥을 피해 자리를 잡고 앉았습니다.
풀사이엔 말똥만 있는게 아니고
꽃향유라는 보라색 꽃들이 예쁘게
무리지어 피어있었습니다.
봄이면 이곳 오름에 할미꽃이 지천으로 피어난다는데
가을인데도 할미꽃이 피었으니 어인일인가요? ^^
함께 올라오신 함 대표님을 모시고 기념사진을 찍는 회원님들 얼굴에
환한 미소가 햇살처럼 피어납니다.
그런데 함대표님은 숨바꼭질 하시는지 어디계셔요? ^^
적당한 구름과 실바람 한자락 그리고 우리 한사모 회원님들과 함께
오름을 오르기에 이보다 더 행복하고 좋을 수 없습니다.
오름 중턱에 앉아서 바라보는 제주의 풍경은
그 자체로 한폭의 그림입니다.
요즘 힐링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이게 바로 힐링이구나 하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잠시 쉬었으니 다시 올라야지요.
굼부리 주위로 오르락 내리락 정상을 향해 오릅니다.
저멀리 보이는 오름이 아름답게 보이는 건
굼부리가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드디어 용눈이 오름 정상입니다.
여기 오르면 사방이 탁트여 한라산 봉우리를 비롯해
5개의 봉우리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 잠시 꿀맛같은 휴식을 취하며
5개의 봉우리를 찾아봅니다.
정상에 올랐으니 이제 내려갈 일만 남았습니다.
내려가는 길에 여기저기에서 풀을 뜯고있는 말들을 만났습니다.
검정색, 황토색, 얼룩말, 새끼밴말, 이렇게 다양한 색깔의 말들을 본 건
태어나서 처음입니다.
우리가 사진을 찍느라 가까이 가도 아랑곳하지않고
풀을 뜯어먹기에 바쁜 말들.
많은 관광객들을 접하다보니 오고가는 사람들에 익숙해져서
제주도 말답게 관광객 대접을 잘하는 것 같습니다.
10시 30분경 용눈이 오름에서 내려와
다시 버스를 타고 비자림으로 향했습니다.
비자림 산책코스가 평탄해서 조별로 행동해도 된다는 허락이 있었기에
우리 8조는 '이때다' 하면서 장기자랑 연습을 했습니다.
우리 조는 백전노장(나병숙, 홍종남, 송군자, 윤삼가) 회원님들이
포진하고 계셔서 장기자랑 1등을 목표로 엄청 귀엽고, 엄청 깜찍하고,
엄청 재밌는 내용으로 열심히 연습을 했습니다만....
발표할 기회가 무산되는 바람에 언니들의 귀엽고 깜찍하고
재밌는 장기자랑을 보여드리지 못한 것이 정말 정말 아쉬웠습니다.
그런데 알고보니 다른 조도 우리 조 못지않게 열심히 연습을 했더라구요. ^^
남학생과 여학생 각 반별로 사진을 찍었습니다.
늦게 오신 분들은 빠지기도 했어요.
수령 600년이 넘은 새천년비자나무 앞에서
함 대표님을 모시고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새천년비자나무를 중심으로 조별 산책을 한 후
12시가 가까운 시간에 아침을 먹었던 연미정식당에 도착하여
점심식사를 하였습니다.
점심 메뉴는 전복돌솥밥에 전복구이로 제주도가 아니면
맛보기 어려운 성찬이었습니다.
점심식사를 마친 후 버스를 타고 30분쯤 달려
산굼부리에 도착하였습니다.
산굼부리는 제주도의 주요 관광 코스이니만큼
다들 다녀가신 곳이라 생각되는 유명한 곳입니다.
산굼부리는 제주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경치를 자랑하는 곳
중의 하나로 '굼부리'는 제주도 말로 '화산체의 분화구'라는 뜻으로
1979년에 천연기념물 제263호로 지정된 기생 분화구라고 합니다.
이 곳은 장동건, 고소영이 출연한 영화 '연풍연가'의 배경으로 등장하면서
은빛으로 넘실거리는 억새풀과 탁 트인 풍광이 기막힌 장관을 이루어
가을이면 흔히 '억새의 향연'을 구경하러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고 합니다.
산굼부리에서 해설을 하고있는 한명금 해설사의 해설을 들으니
전엔 몰랐던 내용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산굼부리의 특징은 산꼭대기에 분화구가 있는 한라산과 달리
지표면 밑으로 분화구가 있다는 것입니다.
산굼부리 분화구의 깊이는 무려 아파트 44층 깊이인 132m나 된다는군요.
100년 전만해도 분화구 밑바닥에서 6가구가 농사를 지으며
6년 동안을 살았는데 바닥 면적이 놀랍게도 만평이나 된답니다.
바닥엔 물이 없고 절벽 돌틈에서 나오는 물을 이용했다고합니다.
해설을 들은 후, 노루상이 있는 곳을 지나
구상나무 숲쪽으로 난 억새길을 산책했습니다.
구상나무가 멸종위기종으로 지정되어 국제적인 관심을 갖는
식물종이 되었다는 안타까운 내용이 팻말에 적혀있네요.
산책을 마치고 잔디광장으로 나오니 여기저기 무덤들이 있었습니다.
제주도의 무덤들은 주위에 돌담을 쌓고
돌담에 신문이라는 통로를 만드는데
여자의 묘는 오른쪽에 남자는 왼쪽에 신문을 만든다고 합니다.
산굼부리 포토라인에서 여학생과 남학생으로 나뉘어 사진을 찍었습니다.
비슷한 사진을 왜 여러장 올리느냐구요?
다 이유가 있는데요...
생각해 보시면 아실거예유~~~ ^^
우리 부부 한 컷 건졌네요. ^^
산굼부리를 뒤로 하고
오늘의 보너스 장소(예정에 없던 곳)에 도착했습니다.
성읍마을에서 성산포로 내려가는 길목,
옛 삼달국민학교 분교 터에 있는
김영갑갤러리두모악에 왔습니다.
어머! 옵빠들~!
외진 곳까지 찾아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해요~ㅇ!!!
제주도를 사랑한 사진작가 김영갑,
용눈이 오름을 유난히 사랑했다던 김영갑.
48세의 젊은 나이에 병으로 일찍 생을 마감한 그는
한줌의 재가되어 두모악갤러리 마당의 감나무 밑에 고히 잠들었습니다.
저는 푸른 초원 위에 누워있는 여인의 형상을 한
용눈이 오름 사진을 한 장 사가지고 왔습니다.
저도 용눈이 오름이 좋아졌거든요...
5시경 식당 모구리에 도착하여
박찬도 고문님의 건배사로 흑돼지구이 저녁식사가 시작되었습니다.
건배사는
'한사모ㅡ좋아해!', '한사모ㅡ사랑해!', '한사모ㅡ끝내줘!'
건! 배! 였습니다.
이규석부회장님께서 로얄쌀루트 21을 가져오셔서 함께 나누셨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뒤풀이를 하다가 식당 주인과의 불통으로
뒤풀이가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고
1등은 따논당상이었던 8반의 장기자랑도 물거품이 되고말았습니다.
오호, 통재라~!
하지만 버스에서의 뒤풀이 노래자랑은 또 다른 재미와 웃음꽃을 피운
반전이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6시 50분에 식당을 출발하여 1시간 가량 버스를 타고와
서귀포 '디아일랜드블루 호텔'(064-762-6532)에 도착하였습니다.
내일은 오전 9시 30분에 출발하는 마라도 가는 배를 타야 해서
오늘 숙소를 성산에서 송악 가까이로 바꾸어 정한 것입니다.
짐을 챙겨 호텔 로비로 들어서는 데 남원 김재관 회원님의 따님이
서울에서 친구와 함께 이곳에 놀러왔다가 호텔 로비에 있는 한사모 환영
문구를 보고 아버지를 기다렸다가 부녀 상봉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서울과 남원에서 온 부녀가 이곳에서 만난 것이 신기해서
인증사진을 찍어드리고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내일은 아침 6시에 일어나, 7시에 호텔 뷔페에서 아침식사를 하고
08:20 정각에 출발하므로 짐을 미리 챙겨두었습니다.
오늘 하루도 즐겁고 행복한 하루였습니다.
함께 하신 한사모 모든 회원님들께 감사!
그리고 높은데 계신 분께 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