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을 듣고 싶으시면 먼저 맨 아래 '표시하기'
를 클릭하시면 됩니다.>
"제 185회 ' 북촌길' 주말걷기 후기"
- '북촌 8경'을 찾아서 - "
윤봉수,권영춘,이규석,이봉구,이석용,주재남,
김태종,황금철,윤종영,이달희,이경환,심상석,이흥주,이정수,이복주,이영례,
김영신,박해평,허필수,김운자,윤정자,임명자,정광자,최경숙,
김소영,장정자,김소자,박정임,한숙이,양정옥,조경애,박현자,
이창조,한상진,박화서,오기진,이계순,엄명애,윤삼가,홍종남,함수곤 (50명)
매일 영하 10도를 오르내리는 강추위가 계속되다가
오늘은 아침부터 눈이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마음조렸습니다.
2011년 1월 23일, 일요일, 오후 2시 30분 ,
흰눈이 펑펑 쏟아지는데도 50명의 회원님들이
지하철 3호선 '안국역' 4번 출구에 모였습니다.
그 동안 여행을 다녀오신 회원님들도 많았고, 전주에서
김균순 회원님도 오셔서 반갑게 덕담도 나누었습니다.
특히 임병춘 회원이 다섯번 열심히 나와 정회원이
되었습니다. 소감을 듣고 모두 축하하였습니다.
북촌은 골목길이 비좁고 비탈진 언덕이 많아
오늘처럼 눈이 내리는 날에는 미끄러지기 쉬우므로
천천히 걷도록 당부하는 말씀도 드렸습니다.
북촌은 경복궁과 창덕궁, 종묘 사이에 위치한 곳으로
전통한옥이 밀집되어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전통 주거지역입니다.
그리고 많은 사적들과 문화재, 민속자료가 있어
도심 속의 거리 박물관이라 불리어지는 곳이기도 합니다.
청계천과 종로의 윗동네라는 이름에서 '북촌(North Village)'이라는
이름으로 불리어진 이곳은, 이름도 정겨운 가회동과 송현동, 안국동
그리고 삼청동이 있습니다. 사간동, 계동, 소격동, 재동 등에는 역사의
흔적이 동네 이름으로 남아 수백년을 지켜 온 곳이기도 합니다.
위의 그림지도는 북촌길 걷기의 일반적인 코스입니다.
붉은색으로 표시된 길이 '북촌 1코스'이고,
(운현궁 - 북촌문화센터 - 한국불교미술박물관 - 한상수자수공방 -
가회민화공방 - 동림매듭공방 - 한옥체험관 - 서울무형문화재교육전시장)
파란색으로 표시된 길이 '북촌 2코스'입니다.
(운현궁 - 북촌문화센터 - 서울무형문화재교육전시장 - 옻칠공방 -
가회동 한옥밀집지역 - 세계장신구박물관 -종친부 경근당과 옥첩당)
오늘 주말걷기는 '북촌 8경'을 돌아보는 코스이므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위의 1,2코스를 대부분 지나게 됩니다.
'북촌'에 여덟군데 아름다운 곳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어보셨나요?
북촌을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지점 8곳을 요즘 사람들이 골라서
'북촌8경'이라고 하였는데, 이곳에는 방문객을 위한 포토스팟
(Photo Spot)을 설치하여 금방 알 수 있도록 해 놓았습니다.
운현궁을 둘러보기 위해 안국역 4번 출구를 나와 낙원상가 쪽으로
내려가며 왼쪽으로 일본문화원, 오른쪽 길건너에는 천도교 수운회관도
눈에 들어왔습니다. 운현궁에서 조금 더 내려가 우리나라
최초의 관립 초등학교인 '서울교동초등학교'를 둘러보았습니다.
1894년 '교동 왕실학교'로 개교하여 117년의 역사를 지닌
이 학교는 윤보선 대통령을 비롯하여 김상협, 윤치영, 김훈,
윤석중, 윤극영 등 수많은 인물을 배출한 명문 학교입니다.
교문에서 학교의 전경만 보고 운현궁으로 발길을 돌렸습니다.
운현궁은 조선 26대 고종 임금이 등극하기 전에 살았던
잠저(潛邸)로서 흥선대원군(이하응)의 집입니다.
노안당은 흥선대원군이 국정을 논의하던 곳이며,
노락당은 안채, 이로당은 별채로 쓰였다고 합니다.
운현궁은 그 규모나 격식, 평면 모양으로 보아
사대부집이라기 보다는 궁궐 내전에 가까웠습니다.
이 집은 손자 이준용에게 상속되었으나 한국전쟁 이후
상당 부분 팔리면서 집의 규모가 크게 줄었다고 합니다.
운현궁에서 안국역 4번 입구로 내려가 다시 3번 출구로
나오면 현대빌딩이 보입니다. 여기서 왼쪽으로 돌아
이제 계동길로 접어 들었습니다. 자그마한 옛날 가게와
각종 음식점 간판을 보면서 '북촌문화센터'에 이르렀습니다.
1900년 이전에 지어진 북촌의 전형적인 양반집으로
조선말기 탁지부 재무관을 지낸 민형기의 집을 복원한
한옥입니다. 2002년 서울시가 매수하여 북촌문화센터로
개관하였는데,문간채,사랑채,안채,행랑채가 이어져 있습니다.
계동길을 지나다 보면 타임머신을 타고 1970-1980년대로
되돌아간 듯한 향수를 느끼게 합니다. 아주 오래된 토박이
가게들이 길 옆으로 병풍처럼 펼쳐져 어린시절의 추억을
자극하고, 낡은 간판이 과거의 기억을 일깨워 주었습니다.
인촌 김성수 선생의 옛집은 비개방이었으나 어떻게
생겼는지 궁금하여 대동세무고 운동장 쪽으로 올라갔습니다.
항일 독립투사들의 밀회의 장소로, 민주화운동을 위해
결의를 다진 장소를 담장 너머로 볼 수 있었습니다.
1918년에 중앙학교를, 1932년에는 보성전문학교를 인수해
인재를 육성하였고, 1920년 동아일보를 창간한 인촌 선생의
고택을 바라보는 회원들의 표정을 보며 약간 둘러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창덕궁의 전경을 바라볼 수 있는 이곳이 "북촌1경"입니다.
작년 8월말 태풍 콘파스의 영향으로 수령 750년이 넘는
창덕궁 안의 향나무(천연기념물)가 뿌러져 매우 안타까웠으나,
북촌1경에서 창덕궁을 바라보니 인정전과 궐내각사의
연이어진 지붕과 그 부드러움이 더 잘 보이기도 하였습니다.
펑펑 쏟아지는 눈길에 마을버스도 엉금엉금 기어갑니다.
올라 가면서 왼쪽에 '한국불교미술박물관'이 있고,
골목길로 들어서면 '리기태 전통연공방'이 나옵니다.
여기가 '원서동공방길'로 "북촌2경"입니다.
더 들어가면 '궁중음식연구원'이 있는데
조선 왕조 마지막 주방 상궁에게서 궁중음식을
배워 학문화하여 대를 이어 연구하는 곳입니다.
눈이 너무 많이 내려 골목 안으로는 들어가지 않고 약간
가파른 언덕을 올라 '중앙중.고등학교' 입구에 다다랐습니다.
학교에 들어가 휴식도 취하고 단체 사진도 찍을 계획이었으나
오늘은 눈이 쌓여 개방하지 않는다고 하여 발길을 돌렸습니다.
유럽의 건축양식이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이 학교에서
드라마 <겨울연가>를 촬영하였기 때문에 근래에는
찾는 사람이 많아 토,일요일에는 운동장을 개방합니다.
중앙고등학교에서 내려와 한옥 밀집 지역인 가회동 11번지
골목으로 접어 들었습니다. 여기가 바로 "북촌3경"으로
각종 공방과 박물관이 있어 '가회동 박물관길'이라고 합니다.
다채로운 전통 자수품과 수 놓는 과정을 선 보이는
'한상수자수공방'이 있고, 대금,중금,소금과 같은 젓대를
만드는 악기장의 공방인 '북촌젓대공방'도 여기에 있습니다.
인간의 삶과 염원이 담겨있는 민화와 부적, 전적류 등
민속자료를 감상할 수 있는 '가회민화박물관'도 있고,
아름다운 빛깔의 각종 장식용 매듭에서 재료까지 다양하게
전시되어 있는 '동림매듭공방'이 있습니다.
길 건너 가회동 성당의 화장실을 이용하고,
길거리에서 호박엿 사탕을 나누어 먹었습니다.
교육부에 근무할 때 아껴주시던 김상대 담당관 님이
이 성당에 다니셨고 집이 이 근처였는 데 어딘지
기억이 나지 않았습니다. 언덕이 미끄러워
어쩔 수 없이 "북촌4경"은 포기해야 했습니다.
한 사람씩 지날 수 있는 '가회동31번지 언덕'이 바로
"북촌4경"입니다. 저 멀리 이준구 가옥이 보이고
빽빽이 들어 서 있는 한옥들의 지붕이 서로 맞대어 있는
좁은 골목이지만 한옥밀집지역 전체를 조망할 수 있습니다.
가회동 골목길을 올려다 보는 곳이 "북촌5경"입니다.
올라가고 싶어하는 회원들을 달래면서 옆길로 돌아서
이명박 대통령이 대통령 후보 시절
전세로 살았던 한옥을 찾아갔습니다.
대통령에 당선된 집이어서 명당이라고 한답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기웃거리니 동네 사람들도 귀찮을 것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잿빛 기와 사이에서 푸른빛의 지붕으로 시선을 붙잡는
이준구 가옥은 1938년경에 지어진 2층 양옥집입니니다.
개성 송학에서 나는 신돌인 화강암을 벽돌처럼 쌓은 벽,
프랑스 기와를 얹은 지붕, 아치형으로 지은 출입문,
격자무늬 창 등이 특징으로 담장아래에서는 보이지 않고
북촌4경의 언덕에서 멋진 전경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담장이넝쿨로 덮인 높은 담장을 끼고 왼쪽으로 돌아가니
"북촌6경"인 '가회동 골목길 내림'이 나타났습니다.
올려 보는 전경과 내려다 보는 한옥 골목길 전경,
눈 덮인 골목 전경이 더 아름다워 보입니다.
북촌은 한옥 한 채, 한 채, 골목길 하나하나 마다
저마다의 정취를 가지고 있지만, "북촌7경"에서 바라보는
'가회동 31번지'의 전경은 더욱 멋을 자아내는 경치가
숨겨져 있는 것만 같았습니다.
'북촌동양문화박물관' 입구에 '맹사성 집터'라는 표지석이
놓여있어 이 일대가 명당이라는 속설이 있다고 합니다.
"북촌 8경"은 삼청동 돌계단길인데 하나의 돌을 깍아서 만든
계단입니다. 오늘 걷기에서는 내려가지 않고 생략하였습니다.
날씨가 풀리면 삼청동 돌계단길로 내려가 삼청동 손칼국수를
맛보고 벚꽃 구경도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전망대에서는 인왕산, 북악산, 청와대, 민속박물관 전경이
한 눈에 들어왔습니다.눈 덮인 경치도 참 아름답습니다.
옛 경기고등학교 자리에 왔습니다.이영균 운영위원장이
모처럼 모교에 와서 감회가 깊다고 하였습니다.
조선시대의 종친부 건물은 옛 관아의 모습을
보여주는 것으로 1981년에 옮겨 온 것이라 합니다.
눈오는 정독도서관을 배경으로 사진도 찍고 추운데도
모두들 즐거워 하며 눈 덮인 정원도 밟아 보았습니다.
윤보선 전 대통령이 살았던 집으로 99칸 한옥이었으나
지금은 안채, 사랑채, 별당 등이 남아 있다고 합니다.
비공개로 들어가 볼 수 없었습니다.
오래된 안동교회를 보면서 저녁식사 장소인 별궁식당으로
발길을 옮겼습니다. 이 식당은 청국장을 전문으로 하는
집으로 일요일에는 영업을 하지 않으나
한사모 회원들을 위해 특별히 문을 열었습니다.
오후 4시 45분에 도착하여
"여보", "당신"으로 건배를 제의하였습니다.
"여유롭고, 보람있게"
"당당하고, 신나게"
서로 사랑하는 마음을 주고 받으며
올 한 해도 신나게 즐겁게 주말걷기를 하자는
뜻으로 외쳐 본 건배사 입니다.
다음 제 186회 주말걷기를 인도할 정정균 운영위원님께
태극기를 인계하고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다음 주는 '시청역'에서 만난다고 하였습니다.
조심조심 걷느라 모두들 피곤해 보였습니다.
흰눈이 펄펄 내리는 미끄러운 길인데도 아무 탈없이 무사히
마친 것은 하느님의 보살핌이 있었기 때문 입니다.
오늘 정회원이 되신 임병춘 회원이 잘 부탁드린다는
소감 발표를 하고,동요도 함께 불렀습니다.
서설이 내려 앞으로 더 좋은 일이 많을 것이라는
김균순 회원님의 덕담도 있었습니다.
함 대표님을 비롯하여 여러 부부 회원님들이 나와
'옹달샘', '오빠생각' 등 즐겁게 동요를 불렀습니다.
다음 주에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하며 저녁 6시 30분에
헤어져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오늘 하루 수고하셨습니다.
모두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기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글 : 이경환, 사진 : 이창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