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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690호(영원한 행복을 꿈꾸며/'19/2/4/월) 본문

박물관 이야기

한밤의 사진편지 제2690호(영원한 행복을 꿈꾸며/'19/2/4/월)

불꽃緝熙 2019. 2. 4. 16:18

 

 

한밤의 사진편지 제2690호 ('19/2/4/월)

[한사모' 공식 카페] - '한밤의 사진편지 romantic w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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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학과 상서로운 상징(群鶴瑞祥圖)/작자 미상, 조선후기,종이에 색,1981년 이홍근 기증>

      - 새해를 맞아 축복의 의미로 가리개 또는 문에 부착한 세화歲畵였을 가능성이 있다. -

 

 

[西湖의 문화산책文化散策] 2019-2


"영원한 행복을 꿈꾸며"

 

* "기해년(己亥年),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나이 자랑하는 신선들"/삼인문연도(三人問年圖)

- 장승업(張承業 1843 ~ 1897),조선 19세기 후반, 비단에 색 絹本彩色 -

- 1913년 구입, 덕수 4085,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

 

'설' 명절을 맞이하여 가정에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저는 계미생(癸未生)이니까 올해 우리 나이로 희수(喜壽)를 맞이하게 됩니다.


성당이나 지하철에서 누가 "어르신!"하고 부르면, 다른 사람을 부르는 줄 알고

쳐다보지도 않습니다. 요즘 여행사 관광상품에 '실버'나 '효도' 이름을 붙이면

파리 날리기 십상이라 합니다. 나는 아직 청춘이라 생각하는데 벌써 늙은이

취급 받는 게 싫은 게지요. 내 나이 얼마인지 모르고 지내는 게 속이 편합니다.


얼마전 '노인=75세'라는 신문 기사(조선일보,2019.1.26,A30)에 따르면,

장수의학자 박상철 교수는 "노화는 죽어가는 과정이 아니라, 생존의 수단"

이라는 것을 깨달았다고 하며, 일본에서는 노화에 저항하는 '항(抗)노화'가

아니라, 늙음에 순응하는 '향(向)노화'라는 개념이 있다고 합니다.

즉, 이제는 늙어감을 받아들이며 오랫동안 잘 살기위해 늙는다는 것입니다.


국립중앙박물관 서화실(2층)에서는 "영원한 행복을 꿈꾸며"라는 주제로

새해의 복을 부르는 세화(歲畵)에서부터 길상(吉祥)의 의미를 담은 서화가

선보이고 있어 옛 사람들이 상상한 행복의 모습을 엿볼 수 있습니다.

설 명절을 맞이하여 영원한 행복이 깃든 꿈의 세계로 떠나보시기 바랍니다.


 

 

 

이 장승업(張承業)의 "나이 자랑하는 신선들(三人問年圖)"은 북송 때

소식(蘇軾,1037-1101)이 쓴 '동파지림東坡志林'에 실린 고사를 그렸습니다.


세 노인이 만나 서로 자기 나이가 더 많다고 자랑을 했는데,

첫째 노인은 "나는 어렸을 때 천지를 만든 반고盤古와 친하게 지냈다."라고

하였으며, 둘째 노인은 "바다가 변해 뽕밭이 될때마다 수를 세는 나뭇가지를

하나씩 놓았는데 그 가지가 벌써 10칸 집에 가득하다."고 말하였습니다.


셋째 노인은 "내가 반도蟠桃를 먹고 그 씨를 곤륜산 아래에 버렸는데,

이제 씨가 쌓여 곤륜산 높이와 같아졌다."라고 하며 나이를 자랑하였습니다.


이 노인네들이 뻥치는 이야기를 들으며 누가 가장 나이가 많을까요?

먼저 중국 한족의 신화에 나오는 천지를 갈라놓은 반고는 18,000년을 잠자고,

18,000년 동안 하늘과 땅을 구분하였다고 합니다. 다음 창해상전蒼海桑田은

뽕나무 밭이 변하여 푸른바다가 되려면 얼마나 많은 세월이 흘렀을까요?


그리고 반도는 삼천년마다 꽃을 피우고 다시 삼천년이 지나야 열매를 맺는다는

전설 속의 봉숭아나무입니다. 이 고사는 장수를 축원하는 의미로 19세기 후반에

그림으로 유행하였습니다. 노인들의 대화에 등장하는 바다와 반도를 배경에

표현하였으며, 동굴에 문을 그려 신선세계로 들어가는 입구를 암시하였습니다.


섬세하면서도 힘있는 필획과 우아한 채색이 조화를 이루고 있어 장승업의

뛰어난 역량을 엿볼 수 있습니다. 영원한 행복이 깃든 꿈의 세계가 보이나요?


 

 

"순조 임금의 어릴 적 글씨 純祖筆蹟"/구오복팔천세(九五福八千歲)

[순조(純祖 1790 ~ 1834, 재위 1800~1834),조선 1795년, 종이에 먹紙本墨書]

- 九五福八千歲 : 임금의 복을 빌고 장수를 축원하는 뜻입니다. -

 

순조가 여섯살 때인 1795년 정월 입춘에 궁궐에서 숙직 중이던 윤행임尹行恁)

(1762~1801)에게 써준 "구오복팔천세(九五福八千歲)"라는 글씨입니다.


'구오복(九五福)'은 [서경書經] 홍범구주洪範九疇의 아홉번째인 오복을 의미하며

괘卦에서 '구오'가 천자를 상징하므로 임금의 복을 비는 의미도 담겨있습니다.

'팔천세(八千歲)'는 [장자莊子]에서 팔천년을 봄으로, 또 팔천년을 가을로

삼는다는 대춘大椿이라는 나무에서 비롯된 구절로 장수를 축원하는 말입니다.


서투르지만 막힘없이 쓴 천진난만한 글씨입니다.

족자 아래쪽 회장回裝에는 신위申緯(1769~1845)가 윤행임의 아들

윤정현(1793~1874)의 부탁으로 1837년에 쓴 찬문贊文이 있습니다.


지금, 당신은 행복하십니까? 애써 손에 넣은 행복도 어찌보면 찰나에

스쳐 지나가 버립니다. 유한한 삶은 모두에게 평등한가 봅니다.


천상의 복숭아 향기에 이끌린 신선의 그림에서, 새해의 복을 비는 부르는

그림을 보며 영원한 행복이 깃든 꿈의 세계를 잠시나마 그려보셨는지요?

기해년 새해 건강하시고, 가내에 기쁨과 행복이 가득하시기 바랍니다.


2019. 2. 4 희수를 맞이한 이경환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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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수화초길상문병풍刺繡花草吉祥文屛風- 조선 1880년대, 비단에 수>

         [작자 미상, 1980년 제시 엘리자베스 캐롤 기증, 국립중앙박물관 소장]

 

첨부이미지

 

* 편집 : 西湖 李璟煥

 


-<The Beautiful Blue Danube - Andre Rieu / The Blue Danube Waltz - Strau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