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변덕스러운 날씨로 천국과 지옥을 다녀왔더니 오늘, 흐린 날씨지만
그리도 세게 불던 꽃샘바람이 잦아들어 그저 감사하고 또 감사했습니다.
금천구청역은 작은 역인데 오늘은 금천구 벚꽃 축제가 있어 요란한
음악 소리와 사람들로 북적거렸습니다.
역 밖, 광장에 모여 인원 확인(35명)하고 독산교를 건너, 광명 쪽 뚝길로
들어서니 한 폭의 산수화가 우리 발걸음을 멈추게 했습니다.
바람, 하늘, 활짝 핀 개나리, 벚나무와 배경으로 안양천변의 녹색 풀들과
멀리 또 벚나무 군단...
봄! 봄! 봄! 봄의 정취에 오늘 우리를 맡겨 봅시다.
안양천변에 놓인 징검다리 실로폰을 한걸음, 한걸음 뚜드리면
맑고 경쾌한 물소리가 귀가에 울려 퍼지며 몸과 마음을 가볍게 띄워줬습니다.
붉은 입술 의자가 시선을 붙잡았지만, 곧 안양천 벚꽃거리 길(1999년 4월 5일
조성)로 들어섰습니다. 화사하고 뽀얀 벚꽃들이 우리를 반겨주었습니다.
길 양쪽으로 줄지어 선 나무에서 하늘로 올라갔다가 땅으로 구부러지는
가지마다 촘촘히 꽃을 매달고 있어 하늘을 덮어 버렸습니다. 벚꽃 턴널 입니다.
검은색 나무에서 어찌 이리 연하고 고운 색 꽃들을 마구 쏟아낸 것일까?
오늘은 참으로 예쁜 봄 풍경화를 보신 것으로 만족하시면 어떠실런지요?
보행자 전용도로이니 여유롭게 걸으며 회원들과의 즐거운 대화 소리는
리듬을 타고 멜로디가 되어 하늘로 올라가고, 벚꽃과 대화는 우리 눈을 통해
가슴에 자리 잡았습니다. 춥고 긴 겨울 내내 기다린 보람이 있어
오늘 이 경치에 마냥 빠져 버렸습니다.
운동기구 옆에 의자도 있고 정자도 있어 이곳에서 잠시 쉬었습니다.
금천교 다리 밑을 통과하고, 벚꽃 턴널은 계속되었습니다. 일 년 중 딱 한번,
한 주일간만 볼 수 있는 이 아름다운 벚꽃 턴널에 동화되어 단체사진도 찍었습니다.
왼쪽으로는 안양천을 내려다보니 넓고 탁 틘 시야에 새로이 덮이는
녹색 융단이 시원했고, 오른쪽으로는 사이사이로 높은 빌딩도 보였지만,
우리는 벚꽃에 파묻혀 철산교에 도착했습니다.
조금 더 가서 일부 회원은 쉬기 위해 징검다리를 건너가고,
우리는 다시 벚꽃 턴널을 걸어 광명대교에 도착해서 다리 밑으로 내려가
쉼터에서 가져온 간식도 나누어 먹으며 잠시 쉬었습니다.
이제부터 안양천 가까이로 걸으며 몸을 한 바퀴 돌려 양쪽을 올려다보니
양쪽 뚝 길에 활짝 핀 벚나무들이 줄지어 있는 모습이 장관이었습니다.
안양천은 겨울 철새들의 보금자리였고, 요새는 산란기 잉어가 올라가는
통로로 비교적 깨끗하게 유지되고 있었습니다.
안양천 최초의 다리, 뱀쇠다리에서 답사 왔을 때는 커다란 잉어들도
보았는데 오늘은 날씨 탓인지 보지 못하고 건너오니, 광명시에서 조성해 놓은
화단에 빨간 튜립이 앙증맞고 귀엽기만 했습니다.
광명시 방향 뚝 길로 올라갔습니다. 우선 흙길이 정겹게 느껴져서 숨을
크게 쉬며 걸었습니다. 벚나무 ,박대기, 개나리, 쥐똥나무, 소나무, 조팝나무,
명자나무 모두 새 봄옷을 바람에 펄렁이며 자랑하고 있었습니다.
맞은편 멀리 우리가 걸어 왔던 벚꽃 길과 안양천 주변을 보며
봄 내움, 봄 소리, 봄 경치를 만끽해 보았습니다.
식당으로 가기위해 햇무리 육교를 건너 광명 시내로 들어갔습니다.
광명시는 가로수가 벚나무로 되어 있어 이 계절에는 가는 곳마다 벚꽃 잔치입니다.
날씨가 차가워 쉬는 시간을 줄였더니 예정보다 일찍 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조금 기다렸다가 자리를 잡고 추위에 시달린 몸을 추스르고,
“한사모여” “건강하자”라고 건배사를 한 다음 갈비탕으로 식사를 했습니다.
오늘 간식(떡)은 김옥연, 후식(파인애플)은 최경숙이 준비했습니다.
4월 15일은 한사모 봄철 전주지역 걷기 준비로 주말걷기를 쉽니다.
따라서 다음 주말걷기는 4월 22일 오후 3시에 실시하게 됩니다.
다음 4월 22일, 제 515회 주말걷기 안내를 맡으신
박정임 단장님과 이달희 고문님께 한사모 깃발을 인계하였습니다.
다음 다음 주에는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 2번 출구(지하)
에서 만나 '월드컵공원길'을 걸을 예정이라고 합니다.
멀어서 교통도 안 좋고 일기도 불순한데 참여해 주신 회원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특별히 기수로 수고해주신 임병춘 회원님, 후미를 담당하셨던
이성동 운영위원님과 황금철 회원님, 좋은 사진을 위해 수고해 주신
이규선 사진위원님 고맙습니다.
귀가 안내를 위해 나오니 우리가 걷는 내내 참아주었던 비가 내리고 있었습니다.
이 비가 지나가면 그간의 꽃샘추위도 물러가고 아지랑이가 일렁이는 봄이 오겠지요.
참여해주신 회원님들 철산역에서 배웅하고 돌아오는 길, 우산위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경쾌했습니다. - 최경숙 올림
-<Andre Rieu - Nightingale Serenade (Toselli Serenade)>-
-<Andre Rieu - once Upon A Time In The West -TOSKA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