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는 우리의 주말걷기에 최대 요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요즘 들어 기온은 연일 영하 4~5℃를 오르내렸는데
오늘도 -8℃라고 하니 마음이 매우 무거웠습니다.
이런 기상이라면 추위 때문에 우리 한사모 회원들이
올림픽공원을 걷기에 몹시 고생할 터이니 말입니다.
주말걷기를 하루 앞두고 이경환 회장께 전화하여
혹한으로 캔슬하면 어떻겠느냐고 상의했더니
금년도 마지막 주말걷기이니 계획대로 하자고 했습니다.
2시 30분, 올림픽공원역에 36명의 회원이 모였습니다.
이 추운 날씨에 이렇게 많은 회원이 참여해
주시리라고는 미쳐 생각지 못했습니다.
윤삼가 회원님, 나병숙 회원님, 그리고 오늘 허리가 불편하신
김채식 회원님까지도 참여해 주셨습니다.
감사하다는 말을 드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은 걷기 코스를 줄이고 시간을 단축하여 비교적
일찍 걷기를 마칠 생각이라고 말씀드리고서 출발했습니다.
올림픽공원역 3번 출구를 나와 체조경기장을 향하여
만남의 광장을 지나는 동안 수많은 인파와 맞닥뜨렸습니다.
여학생들이 떼를 지어 모여드는 걸 보면 오늘도 대형 공연이 있는
모양입니다. 보통 주말에 체조경기장, SK 핸드볼경기장, 우리금융 아트홀,
올림픽 홀, K아트 홀, 88마당 가설무대 등에서 공연이 있으면 광장에
수많은 인파가 몰리는데 오늘도 광장과 둘레길이 꽉 막힐 정도로 많은
학생들이 모였습니다. 오늘은 SK 핸드볼경기장에서 공연이 있는 것 같습니다.
가장 많은 관중을 수용할 수 있는 체조경기장에서 인기 그룹의
공연이 열릴 때면 일본, 중국 등지에서도 많은 관객이 몰려옵니다.
이런 수요에 맞추기 위해 지금 체조경기장을 일본 도쿄의
무도관처럼 대형 공연에도 적합한 시설로 개량하는 공사를 하고
있는 데, 내년 4월에 끝난다고 합니다.
한얼광장을 지나 88잔디마당을 끼고 돌아
가족놀이 동산에 이르니 옷을 벗은 산수유 나무에 빠알간
열매가 풍요롭게 다닥다닥 매달려 있었습니다.
또 감나무는 꼭대기에 주홍색 감을 주렁주렁 매달고
막 산새, 들새들을 불러 모으고 있는 중이었습니다.
이런 경관이 보이는 가족놀이 동산은 가족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의 나들이 쉼터로서 정말 좋은 곳입니다.
올림픽공원의 곳곳이 모두 레저 단지로서의 기능을
다하고 있지만 우리 부부는 이곳을 좋아하는 편입니다.
여기 벤치에 앉아 주변 경치를 즐기면서 조용히
쉴 수 있는 가족나들이, 데이트 장소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가파르지 않은 오르막길을 넘어 왼편으로 야생화단지를 끼고 걸으니
곧 베드민턴 연습장과 휴게시설이 나왔습니다.
여기서 오른 쪽으로 꺾어 평화의 광장 쪽으로 향하였습니다.
왼쪽으로 지구촌공원, 조각공원을 끼고 한성백제박물관을
멀리 보면서 걸었습니다. 예고했던 해설을 곁들인 한성백제박물관
집중탐구 기회는 날씨, 식당까지의 거리 등 때문에 이번에는
포기하고 내년 봄 걷기에서 안내하는 것으로 미루었습니다.
곧 오른 쪽으로 몽촌 해자가 나왔는데, 물이 빠진 해자는 살짝 얼어
있었고, 군데군데 무성한 갈대가 겨울바람에 일렁이고 있었습니다.
물이 빠진 해자도 다른 철에는 볼 수 없을 터이니, 지금 여기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어두자고 하여, 남, 여학생으로 나누어 물레방아
쪽으로 내려가는 계단 길 난간에 서서 기념사진을 찍었습니다.
사진을 찍고 걷기 시작하자, 바로 왼편 소마미술관의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Nude’ 광고가 눈에 뜁니다.
지난 9월에 피카소, 마티스, 드가, 르누아르, 로뎅 등
거장들의 이름을 보고, ‘문화 산책 모임’의 회원들과 함께
도슨트 운영 시간에 맞추어 관람한 적이 있었습니다.
평화의 광장이 보이는 곳의 휴게소에서 쉬기로 했습니다.
여기는 3인석 벤치가 12개가 있어 우리 모두가 앉아서
담소하고 간식 즐기기에 꼭 적합하였습니다.
오늘은 화서표 찰떡도 창석마크 칵테일도 없지만,
찐 계란과 사탕, 그리고 따뜻한 생강차로 휴게 시간을 채웠습니다.
하지만 찰떡과 칵테일이 빠진 공간은 매우 컸고,
또 허전하고 아쉬웠습니다.
약 15분 쉬고 평화의 광장 쪽으로 나오니 88올림픽 참가국들의
국기가 변함없이 휘날리고 있었고, 넓은 광장에는 주민과
학생들을 위한 스케이트장이 개설,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얼마가지 않아 왼쪽으로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들어있는 올림픽회관 건물이 우뚝 솟아 있었습니다.
그 앞에 있는 서울올림픽기념관은 전에 들린 적이 있기에
오늘은 그냥 지나가기로 했다. 서울올림픽기념관은 소마미술관
쪽 광장에 건설 중인 한국체육박물관이 완공되면 그쪽으로 들어가
제대로 된 88올림픽 기념관으로 재단장될 것이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보이는 올림파크텔 건물을 보고 걷다가 곰말다리 못 미쳐서
몽촌 해자쪽으로 내려가 서향인 계단에서 단체 사진을 찍었습니다.
단체 사진을 찍을 때 항상 개개인 모두가 자기 얼굴과 신체가 잘
보이도록 각자가 유념하고 찍히도록 해야 한다고 필자는 주장합니다.
각 개인이 자기 일과 직분에 충실하면 그 사회가 잘 되는 것과 같이
사진도 자기 얼굴, 몸매 관리를 잘하여 찍히도록 하면 전체 사진이
흠 없는 작품이 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필자는 사진을 찍을 때 ‘자기 얼굴, 자기가 관리하자’고
얘기하곤 합니다. 오늘 단체 사진 찍기에서 아마도 모두가 자기 얼굴
관리 잘 했을 것이라 생각되기에 좋은 사진이 나왔으리라 생각합니다./FONT>
곰말다리를 건너 왼쪽으로 접어들어 걷는 길은,
오른쪽으로 높게 보이는 몽촌토성의 가파른 경사를 보면서
왼쪽으로는 몽촌 해자의 끝자락 물을 볼 수 있는 길입니다.
여기서부터 88호수의 까치 다리까지 성내천을 따라 걷는
약 2 킬로미터 길이의 길은 작년에 시멘트 포장 공사를 하여
보기에는 매끈한 길이 되었으나, 공원의 운치를 살리고 걷기
편한 길이라고는 볼 수 없는 시멘트 발림 길이 되고 말았습니다.
흙과 자연친화적 소재로서 포장하여 공원의 운치를
살리면서 걷기 쉬운 길로 재단장 되었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은 우리 부부만의 생각이 아닐 것입니다.
왼쪽의 몽촌해자 끝자락부터 무궁화 나무길 사이의 숲은 전나무
숲으로 그늘이 짙고 아늑한 공간이 넓어 쉼터로 알맞은 곳입니다.
사실 날씨만 춥지 않았다면 여기에서 간식과 담소,
노래 부르기 등으로 긴 휴식 시간을 가졌을 것입니다.
피크닉장을 오른 쪽으로 보면서 몽촌역사관을 바라보는 지점에서
화장실 가실 분을 위하여 잠시 쉬고, 다시 왼쪽으로 개울물같이
보이는 성내천을 보면서 걸어 까치 다리를 건너 수영경기장
주차장 옆에서 또 잠시 쉬었다. 지금부터 성내천 갓길로
들어서면 식당까지 30여 분의 코스에는 화장실이 없기에
미리 화장실에 들리도록 하기 위해서 였습니다.
이곳에서 나병숙님, 김소자님, 김채식님은 택시를 이용하여
식당으로 가시도록 안내하였습니다. 오늘 윤삼가님은 우리와 함께
걷기를 완주하셨다. 나중에 성내천을 나와 식당 길로 접어드는
길목에서 윤삼가님을 보니 오늘따라 더욱 활기 차 보이셨습니다.
성내천 갓길로 내려서니 찬바람이 사알짝 잠들어 포근한
기운을 느끼게 하였다. 여름철에 그렇게 무성했던 갈대와 초목들이
옷을 다 벗고 자신의 진짜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습니다.
나무는 겨울을 만나야 그 뼈대를 알 수 있다고 하였던가?
뿌리를 깊이 박고 내년 봄을 기다리고 있는 나무의 의연한
모습이 한겨울 추위를 녹여 주는 듯합니다.
우리가 걷고 있는 성내천 갓길의 왼쪽은 서울체육중, 체육고등학교,
한국체육대학교가 들어서 있는데, 근래 한국체대에서 건물을
천변을 따라 높게 올려 지어 시계가 상당히 막혀버린 것이 안타깝습니다.
성내천 상류를 향하여 가면서 양재대로의 오륜교 아래를 지나면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 단지 안입니다.
성내천은 남한산성에서 발원하여 마천동, 오금동을 거쳐
흘러내려 오다가, 하남시 고골 쪽에서 발원하여 흘러오는 감이천과
아파트 단지 안에서 합류하여 한강으로 흘러드는 소규모 하천입니다.
이 두 개의 강은 여름철에는 수량이 많아 강 같았으나, 겨울이 되면
유량이 적어 냄새나는 지저분한 개울이었는데, 송파구청이 성내천
정비공사 계획을 세워 강변 산책 도로와 자전거 전용도로를 내고
한강물을 끌어올려 흘려보내는 공사 등을 한 후부터 쾌적한
천변 경관을 지닌 강이 되었고, 올림픽선수기자촌 아파트는
두 강을 아우러는 자연친화적 주거 공간으로 바뀌었다.
아파트 단지를 걷다가 오륜초등학교 담장을 지나면
그린벨트인 공한지가 나옵니다.
이곳은 개발을 할 수가 없어 토지들이 주말농장, 화훼단지 등으로
활용되고 있는데, 성내천변에 건물들이 들어서지 않는 유일한 곳입니다.
송파구청과 주민들은 이 그린벨트에
한국예술종합학교 통합 캠퍼스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들은 오금동 성내천변 무대가 있는 놀이터에서 성내천
갓길을 나와 바로 저녁식사를 할 버드나무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이곳은 오랫동안 소고기갈비, 갈매기살 등 고기와 냉면으로 유명한
집으로 우리 부부는 이 집을 가끔 들리는 편인데,
한달 전에 2층 공간을 한사모 전용으로 예약해 두었습니다.
식사 메뉴는 양념 갈매기살 구이와 해물된장, 물냉면, 비빔냉면입니다.
건배를 선창할 때 필자는 안명희 회원이 먼저 했던
‘이런 모임 흔치 않다. 굳건히 발전시켜 나가자.’로 했습니다.
정말 우리 한사모 같은 이런 모임 귀한 모임입니다.
이를 발전시켜온 함수곤 전 대표와 역대 회장, 임원진,
회원 모두에게 여기까지 온 성과에 대해 깊이 감사드리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그 동안 이룬 성과를 바탕으로 우리 한사모가
끊임없이, 굳건히 발전해 나가기를 기원해 마지않습니다.
새해 첫째 주(1월7일) 제 503회 주말걷기 안내를 맡으신
이규석 회장님, 이영례 회원님께 한사모기를 인계하였습니다.
다음 주에는 5호선 '답십리역' 개찰구 앞(지하1층)에서
만나 서울숲과 한강변을 걸을 예정이라고 하였습니다.
2018년 새해 첫 주말걷기이니 많은 참석바랍니다.
다섯번을 연속해서 나오셔서 우리 한사모 주말걷기 정회원이
되신 이명자 회원님이 앞으로 잘 나오시겠다고 인사를 하였습니다.
고양시 화정동에 거주하시며, 재주꾼이라고 합니다.
한사모 회원이 되신것을 축하합니다.
금년도 마지막 주말걷기이어서 이경환 회장이 감사의 인사를
하였습니다. 내년부터는 훌륭하고 덕망이 높으신 이규석 회장님을
도와 한사모가 더욱 굳건히 발전하시기를 바란다고 하였습니다.
여흥 시간에 왕평 작사, 전수린 작곡, 이애리수 노래의 ‘황성옛터’
에 대한 얘길 좀 했습니다만, 이와 관련된 자료는 한밤의 사진 편지
제 852호(08년 8월 18일) 김용만의 주말걷기 음악파일(2)에 실려 있으니
참고하실 분은 열어보시기 바랍니다.
오늘 사진을 찍어주신 김소영 사진위원님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추운 날씨인데도 불구하고 함께 걸어주신
한사모 회원님들께 감사드립니다.
12월 22일(금) 오후 4시 '송년의 밤'에 꼭 나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