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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379호('한사모' 2016 봄철 걷기 둘째 날 후기(2)-박동진/'16/5/13/금)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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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379호('한사모' 2016 봄철 걷기 둘째 날 후기(2)-박동진/'16/5/13/금)

불꽃緝熙 2016. 5. 13. 00:58

 

 

 

 

한밤의 사진편지 제2379호 ('16/5/13/금)

 

[한사모' 공식 카페] - '한밤의 사진편지 romantic walking'

 

< cafe.daum.net/hansamo998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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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U자걷기 3,800리 완주' 3주년 기념



'한사모' 2016 봄철 안동지역 걷기 둘째 날 후기 (2)



['하회마을' → '부용대' → '경상북도 도청' : 10km 걷기]



< 2016.4.27, 수요일 시행 >

 


첨부이미지

 

글 :  박동진 (한사모 운영위원, dongjin0101@dreamwiz.com )


안내 : 정정균 (한사모 회원, taxjjk@hanmail.net )


안내 : 이경환 (한사모 회장, kwhan43@hanmail.net )


사진 : 김민종 (한사모 운영위원, mjkmjk123@hanmail.net )


사진 : 김소영 (한사모 사진위원, soyoung213@hanmail.net )


 

 


   * <2016년 3월 10일 개청한 경상북도 신청사를 방문하고...>

    

 

    

    

언덕길입니다.


쑥이 보이면 쑥을 뜯고 망초가 보이면 망초를 뜯습니다.

사진기 들고 분주하게 돌아다니는 김소영 님도, 김민종 님도,


그리고 무거운 몸 이끌면서도 내색하지 않고 열심히 걷고 있는 윤삼가 님도

쑥을 뜯고 망초를 뜯습니다.


세상사 모두 잊고 오늘을 즐겨야 할텐데 그 끈끈한 가족사랑만은

어디서건 떨쳐버릴 수 없는 모양입니다.


한숙이 님과 김채식 님은 무에 그리 할 말 많은지

소곤소곤 이야기가 끊이지 않습니다.


그 모습이 보기 좋아 귀 쫑긋 엿듣습니다.


눈에 들어오는 것이 나물이라 반찬 만드는 방법이며,

얼마나 맛이 있는지 서로의 노하우를 주고받습니다.

 

 

 

손 잡고 걷는 김정희 님과 윤정아 님의

뒷모습이 보기 좋아 슬그머니 다가갑니다.


심각한 듯,

심각하지 않은 말소리가 들립니다.

 

‘두 분이 사귀시는 모양이지요“


지나가는 소리로 물었더니 이내 깔깔 웃으십니다.

무슨 뜻인지 금방 알아차린 게지요.

 

”우린 언니 동생이 아니라 친구랍니다.

말 고플 때 함께 수다 떨고,

언짢은 일 있을 땐 털어놓고 의논하는 그런 친구요.”


한사모가 한사모일 수밖에 없는 이유가 바로 이런 것 아닐까요?

 

우리 일생에 밤 12시에 불러냈을 때

토달지 않고 나올 친구 3사람만 있어도 성공한 삶이라는데...


나는 과연 몇 명의 친구를 두고 있는지 자문해 봅니다.

 

 

 

 

구비구비 돌아 산비탈에 오르다 숨이 찰 즈음에

육각정자가 나타납니다.


그 옛날 병산서원에서 공부하던 유생들이

학문에 대한 고민을 털어놓거나


서민들 삶의 숨결이 녹아있는 듯해서

주위를 둘러보고 어루만져 봅니다.


비맞으며 먹는 간식은

휴식의 참맛과 함께 새로운 의미로 다가오고.....


쉬었으면 다시 걸어야 할 터.

발걸음이 조금은 무겁습니다.


인가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낙동강의 흐름이

마을을 감싸며 S자형으로 흐르는 하회(河回)마을입니다.


신선의 세계에서 속세로 나온 기분입니다.

뿌연 하늘 아래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들이 아담해 보입니다.

 

 

 

이럴 땐 마을 골목 어디선가 컹컹 개짓는 소리,

숲속에선 두견이며 꿩울음, 산새 소리 들리고


‘얼룩배기 황소가 게으른 울음 헤설피 울어야’어울릴 텐데

주위는 적막하기만 합니다.

 

 

마을입구에서 김호태 님의 해설을 듣고

서둘러 동네로 들어갑니다.


유교 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

유네스코에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자랑스러운 곳.


풍산 류씨(豊山 柳氏)가 600년 동안 살아온 집성촌.


초가집과 기와집이 제대로 보존돼 있어

마을 전체가 문화재로 지정돼 있는 곳.

 

 

 

집집마다 문패 대신 번호판이 달려있습니다.


‘하회남촌길 215’.


민박할 때 필요한 숙박장소를 의미하는 것이겠지요.

 

 

돌담길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나도 한 작품 만들어 볼까나?


자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손이 갑니다.

 

 

 

 

전형적인 한국의 마을이라

당연히 맨 흙길일 줄 알았는데


시멘트길도 심심치않게 보여

마음 살짝 편치 않았습니다.

 

 

 

 

꼬불꼬불 골목길을 돌아 찾아간 곳이 삼신당 신목.

600년 된 느티나무로 마을의 수호신으로 모시고 있답니다.


이 곳에 소원을 적어놓으면 이뤄진다는 속설이 있는 데

누가 어떤 소망을 적어놓았는지 궁금합니다.

 

 

 

 

 

이 마을에서 가장 돋보이는 건물,

양진당과 충효당을 오갑니다.


양진당은 류씨 가문의 대종택이고

충효당은 류성룡의 생가라는 데


그의 덕을 추모하기 위해 건립했다는 설명입니다.

 

 

 

 

이 곳이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건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방문하고부터 이겠습니다.


지난 1999년 이었던가요? (1999년 4월 21일)

여왕이 신발을 벗고 방안에 들어가 서명을 한 뒤


왕이 쓰던 찻잔에 따른 녹차와 다과상을 받는 모습을

TV 화면으로 본적이 있습니다.

 

여왕이 신발을 벗은 건 해외 방문 중 처음이라며

한동안 세간의 화제가 되기도 했었지요.

 

 

 

특히 탤런트 류시원 가족의 환영을 받으며 종가집인 담연제에서

73회 생일을 맞은 엘리자베스 영국 여왕이

 

한국 전통 생일상을 받고 흡족해 하던 모습이 생생합니다.


참, 부시 대통령, 아들 부시 대통령이 2005년, 2009년에 다녀갔지요 아마?

 

 

하회마을 골목길을 빠져나오면서


평소 과묵하고 매사 신중하신 김민종 님이

조금은 상기된 듯 조심스럽게 말씀하십니다.


“며느리가 류성룡의 후손이라는 말을 듣고

그 자리에서 OK 했습니다.”


명문가의 자손을 며느리로 맞은 김민종 님이

시샘 날 만큼 부러워보였습니다.

 

 

 

 

 

비내리는 만송정 솔숲 사이로 강 건너

부용대의 깍아지른 절경을 감상하는 것도 행운입니다.


멋스러운 벚나무 터널길을 지나 솔밭식당에 도착했습니다.


식욕 자극하는 안동찜닭을 앞에 놓고


늘 조용하고 겸손하신 박찬도 고문님이

큰소리로 건배를 제의합니다.

 

 

 

“한사모 ~ 좋아해,   한사모 ~ 건강해”.


잔 높이 들고 유리창이 흔들릴 만큼 큰소리로 제창합니다.


그 소리의 알갱이들이 바람에 묻어 온동네로 퍼져나갑니다.

 

 

 

 

점심식사 후 가정사정으로 먼저 서울로 올라가는

김영자 레아 님을 회장님이 배웅합니다.

 

 

 

비 여전하고 날씨 을씨년스러워도

우리는 걷는 걸 멈출 수 없습니다.

 

겸암정을 거쳐 부용대로 오릅니다.

길이 험하고 높고 미끄럽습니다.

 

조심 조심 또 조심.

 

 

 

 

 

벼슬길을 멀리하고 자연 속에서 학문에만 전념하고자 했던

겸암 류운룡 선생의 면모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곳은 영화 촬영지로도 유명하다는

김호태 선생님의 설명을 들으며 산길을 계속 오릅니다.

 

얼마쯤 걸었을까요?

숨 몰아쉬며 정상에 오르자 하회마을이 한눈에 보입니다.

 

봄비가 계속 오시는 날, 구름과 안개에 둘러싸인

하회마을의 풍경은 또 다른 신비를 안겨줍니다.

 

 

 

부용(芙蓉)은 연꽃,

부용대는 부용을 내려다보는 언덕이렷다?

 

하지만 아무리 눈 씻고 봐도 ‘물 위에 떠있는 연꽃’은 보이지 않습니다.

내 눈썰미가 시원치 않은 탓이겠지요만.

 

 

 

 

하회마을이 캔버스에 하얀 투명지를 덧댄 것처럼 뿌옇게 보입니다.

다닥다닥 오밀조밀 모여 있는 것이 평화롭습니다.

 

저곳이 우리가 거쳐온 길이런가?


선비들의 풍류놀이가 펼쳐지던 무대 백사장과 만송정 솔숲 길,

화사한 벚꽃으로 뭇 사람들을 유혹했을 벚꽃 터널길 들이...

 

 

 

 

지난 답사 땐 밤에 올라 칠흙 같은 전경을 봤습니다만

안에서 본 모습과 멀리서 본 마을이 전혀 다른 느낌입니다.

 

 

 

 

 

화천서원을 지나 옥연정사로 발길을 돌립니다.

류성룡이 짓고 징비록을 쓴 곳이라서일까요?

 

연륜이 묻어있는 툇마루며 돌맹이 하나 기왓장 한 개까지도

왠지 새삼스럽습니다. 이 또한 '척'병일까요?

 

 

 

 

비는 그칠 기색이 보이지 않고...


이번엔 한옥에 첨단기술을 접목해

관광지가 됐다는 경상북도 신도청입니다.

 

어허, 이럴수가?

8만 4천평의 드넓은 땅에 들어선 건물 규모에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길이 17.5m, 굵기 1.4m 짜리 붓이

건물 꼭대기에서 로비까지 내려온 모양이 장관입니다.

 

일연이 삼국유사를 썼던 군위군에 도감소를 설치,

각수들이 복구사업에 한창이라는 설명에


혈세 낭비라고 성토했던 마음이 조금은 용서됐습니다.

사업비 3870억원.

 

도청에 전시된 자료와 작품이 가치야 어떻든 신선해 보였습니다.


최경숙 님이 현관 로비에 설치돼 있는

스카이비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주십니다.


그 해박한 지식에 입 한 번 뻥긋 못했습니다.

 

시간이 갈수록 피곤이 몰려옵니다. 음습한 날씨 때문인지

몸도 무겁고 마음도 찌뿌듯합니다. 이럴 땐 목욕이 안성맞춤이지요.

 

 

학가산온천에서 쌓인 피로를 덜어냅니다.

여탕에도 야외 온천탕이 있다는 걸 나중에야 알았습니다.

 

오후 6시 20분.


오늘 숙박할 리첸시호텔에 들러 짐 내려놓고

저녁식사 장소인 콩깍지로 갑니다.


식사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건배사.

 

 

 

성격 활달하고 구슬픈 가락이 일품인

이달희 고문님이 잔 높이 들고

 

“우리는 한사모”, “한사모는 한마음”


을 외치자 잘 훈련된 병사들처럼 모두 큰소리로 제창합니다.


오늘 구수한 목소리로 해설을 해주셨던 김호태 님은 선물로 가져온

안동소주를 할망들에게까지 일일이 권하는 친절을 보이십니다.

 

 

 

 

이어서 여흥시간입니다.

권커니잣커니 술잔 돌리고 대보기를 반복합니다.


얼굴 붉그레해지고 기분 알딸딸해 질쯤에 임병춘 악단장 님이

기타 줄 튕기며 기분을 끌어올립니다.

 

 

 

이에 질세라 레전드 회사 신원영 회장님이 좌중을 휘어잡습니다.


웃고... 떠들고... 박수치고... 춤추고... 우스갯 소리로 웃기고....

 

자주 듣는 노래지만 언제나 새로운 감흥으로 다가오지요.


반별 노래자랑으로 나누어 줄 상품이 바닥날까 걱정입니다.

나는 예쁘게 포장한 손수건, 미스 김은 화사한 머플러...

 

노래 부르고 상품도 받으니 이 어찌 즐겁지 않으랴.

 

 

 

 

화기갈갈. 시간 가는줄 모릅니다.


누구도 먼저 엉덩이 들려는 기색이 보이지 않습니다.

이 밤이 다 지나도 그대로 앉아있을 것 같은 분위기입니다.

 

뒤풀이는 언제나 있는 법.


미련 못버린 ‘인간적인, 참으로 인간적인’ 사람들이

술병 꿰차고 하나 둘 롤링포인트로 모여듭니다.

 

안주가 없어도 상관없습니다.


이들은 정을 마시고 분위기에 취하고 싶은 것일뿐

술을 마시려는 것이 결코 아니니까요.

 

 

투숙객들에게 행여 폐가 될까 조심조심 말소리 줄여도

허허 껄껄 소리는 어쩌지 못했는데


다행히 어느 누구도 항의하러 오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행여 사랑하는 남편 잃을까 걱정하는

호출 전화가 한둘 있기는 했지요만....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을 되돌아 봅니다.

참 대단한 사람들입니다.

 

긴긴 거리 걸으면서, 질퍽질퍽 빗길에 발 흠뻑 젖어도,

그리고 비탈길 오를 때 헉헉거리긴 해도

 

어느 누구 한 사람 불평하지않고

내색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아무리 가방끈 길어도 힘들면 지치기 마련인데

어찌 내색 한 번 안할 수 있는지요?

 

참 ‘흔치 않은 모임’에 ‘흔치 않은 사람들’이라는 말은

마땅하고 옳은 말이 분명합니다.

 

네덜란드에는 “존재하되 나타내지 말라” 는 말이 있다네요.

쉽게 말해서 있는 척, 잘난 척 하지 말라는 뜻이겠지요.

 

헌데 여기 모인 분들은 벌써부터 실천하고 있었으니...

젊고 아름다운 할방, 할망들이 참으로 존경스럽고 자랑스럽습니다.

 

아아, 내일은 또 어떤 날이 될지 벌써부터 궁금해 집니다.

안동 지역 걷기 둘째 날(2016.4.27) 후기를 마무리하며...

 

 

첨부이미지

 

-<Instrumental Love Song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