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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아쉬움, 처서 본문
한밤의 사진편지 제2141호 (14/8/21/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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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아쉬움. 처서(處暑)
밤이 깊었습니다. 8월이 하순(下旬)으로 가는 시간입니다. 열흘이 지나면 새로운 9월이 옵니다.
제69주년 광복절(光復節) 전날인 14일부터 18일까지 가톨릭 신자들 뿐만 아니라 모두는 `프란치스코 교황님`의
우리나라 방문과 124위 복자(福者) 시복식(諡福式) 미사로 기쁨과 행복을 맛본 특별한 8월 중순(中旬) 이었습니다.
-<복자(福者) :
간단한 질문에 대해 이렇게 답했습니다. "`전 죄인입니다.` 그게 가장 정확한 정의죠. 비유적 표현도, 문학장르도 아닌,
이런 겸손하고 조용하고 가난한 모습은 교황이 된 후 시작된 것이 아니고
수도자로서, 사제로서, 주교, 대주교, 추기경으로서 살아오신 삶 안에서 형성된 것이었기에
많은 사람들을 움직였고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있는 지도자라는 평을 받고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일정은 매우 빡빡했습니다.
15일 하루 일정도, 아침 일찍 서소문 성지 참배, 광화문 시복미사 집전, 이어 헬기로 충북음성 꽃동네로 갔습니다.
꽃동네 장애인들을 한 사람 한 사람 빠짐없이 쓰다듬고 안아주었습니다.
그리고 어스름이 지는 시간 수도자들을 만났고 평신도들을 만났습니다.
어둠과 함께 헬기를 타고 다시 서울로 왔습니다.
바쁜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교황은 천진난만의 웃음을 잃지 않았습니다.
아무리 바쁜 일정 속에서도 자기 앞에 선 어린이나 여러 사람에게 `집중하는 눈맞춤`을 하기위해 서두르지 않았습니다.
교황의 그와같은 에너지에 다들 혀를 내둘렀습니다.
"저 연세에, 어디서 저런 에너지가 나올까?" "초인적인 행보다. 너무도 헌신적이다."
교황은 우리나라 나이로 79세입니다. (1936년 12월 17일 생)
중앙일보 백성호 기자는,
《`힘의 출처를 알아봤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아르헨티나에서 신학교 행을 결심했을때다. 어머니는 반대했다. 5남매 중 장남을 사제로 보내고 싶어 하지 않았다.
할머니는 달랐다. 찬성했다. 대신 이렇게 말했다. "그 곳에 가서 `재미`가 없다면 언제든지 다시 나와라. 네가 나온다고 비난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교황과 오랜시간을 함께 보냈던 아르헨티나의 문한림 주교는 전화통화에서 `재미`에 빙점을 찍었다.
"그게 바로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지치지 않는 이유다. 내가 하는 일에서 `재미`를 찾는 것, 그건 기쁨을 찾는 일이다.
그걸 일러준 교황의 할머니께서는 아주 지혜로운 분이셨다."고 설명했다.
그 말을 듣자 고개가 끄덕여졌다. 사명감이나 의무감은 늘 한계가 있다. 언젠가 지치게 마련이다.
그게 종교든, 정치든, 공부든, 직장이든 마찬가지다. 대신 거기서 기쁨과 즐거움을 찾는다면 다르다.
음성 꽃동네에서 저녁 늦게 수도자들을 만났을 때 교황은 직설적으로 `기쁨`을 강조했다.
"`기쁨`은 삶의 모든 순간에서 드러나진 않는다. 특히 어려움에 처했을 때는 더 그렇다. 그러나 `기쁨`은 단 한 줄기의 빛일지라도 늘 우리 곁에 있다."
"단 한줄기의 빛일지라도."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 말에 힘을 줬다.
서소문 성지에서 취재할 때 불과 3m 거리에서 교황을 봤다. 유심히 얼굴을 살폈다. 그는 억지로 웃지 않았다.
빈틈없는 일정 속에서 지치지 않는 이유, 그건 "단 한 줄기의 빛"이 아닐까.
`기쁨`을 모르는 대한민국을 향해 프란치스코 교황이 기뻐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는게 아닐까.`》 라고 글을 썼습니다.
백성호 기자의 글을 읽고,
논어 옹야편
【지지자 불여호지자(知之者 不如 好之者) 호지자 불여낙지자(好之者 不如 樂之者)】
【`아는 것은 좋아하는 것보다 못하고, 좋아하는 것은 즐기는 것보다 못하다.`】 가 생각났습니다.
`재미` 란 `아기자기하게 즐거운 기분이나 느낌이니, `즐거움`이란 바로 `재미` 일 것입니다.
즐거움이 재미이고 재미가 기쁨인 것입니다.
저는 뒤 돌아 봅니다. 주말걷기는 즐겁게 참여하는가, 걷는 것이 재미있는가, 기쁜 만남이고 헤어짐인가.
저는 방한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언급하신 `진정한 대화`도 생각합니다.
"상대방에게 우리의 생각과 마음을 열 수 없다면 진정한 대화란 있을 수 없다."
"말의 뒷면까지 보면서 전해오는 그들의 경험.희망.소망. 고난과 마음 깊은 곳에 담아둔 걱정까지 들을수 있어야 한다."
진정한 대화는 `소통`이었습니다.
프란치스코 교황님은 `소통하라``소통하라``소통하라` 고 오신 첫날부터 말씀하셨습니다.
`화해`와 `용서`를 남기시고 떠나셨습니다.
대립과 반목. 위안부의 아픔. 세월호 상처. 분단의 고통이 프란치스코 교황이 보여주신 눈을 맞추고 마음을 맞추는 `진정한 대화` 안에서 이루어지기를 기도합니다.
내년 제70주년 광복절 8월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남긴 `화해`와 `용서``소통`이 충만한 기쁨의 8월이 되어,
금년 8월의 아쉬움을 즐겁고 기뻤던 보람의 시간으로 돌려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처서(處暑)
모레 23일 토요일은 처서(處暑)입니다. 여름이 지나면 더위도 가시고 신선한 가을을 맞이하게 된다는 의미로, `더위가 그친다`는 뜻(처서:處暑)에서 붙여진 이름입니다.
처서(處暑)는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라고 할 정도로 여름이 가고 가을이 드는 때 입니다.
처서(處暑)가 지나면 따가운 햇볕이 누그러져 풀이 더 이상 자라지 않기 때문에 논두렁의 풀을 깎거나 산소를 찾아 벌초합니다.
예전의 부인들과 선비들은 여름 동안 장마에 젖은 옷이나 책을 음지(陰地)에 말리는 음건(陰乾)이나 햇볕에 말리는 포쇄[曝曬]를 이 무렵에 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신선한 기운을 느끼게 되기에 “처서가 지나면 모기도 입이 비뚤어진다.”라는 속설이 있습니다.
이 속설처럼 처서(處暑)의 서늘함 때문에 파리, 모기의 극성도 사라져가고, 귀뚜라미가 하나둘씩 나오기 시작합니다.
또 이 무렵은 음력 7월 15일 백중(百中)의 호미씻이[洗鋤宴]도 끝나는 시기여서 농사철 중에 비교적 한가한 때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어정 칠월 건들 팔월”이란 말이 있습니다. 어정거리면서 칠월을 보내고 건들거리면서 팔월을 보낸다는 말인데, 다른 때보다 그만큼 한가한 농사철이라는 것을 재미있게 표현한 말입니다.
처서(處暑)무렵의 날씨는 한해 농사의 풍흉(豊凶)을 결정하는 데 매우 중요합니다.
비록 가을의 기운이 왔다고는 하지만 햇살은 여전히 왕성해야 하고 날씨는 쾌청해야 합니다.
처서(處暑)무렵이면 벼의 이삭이 패는 때이고, 이때 강한 햇살을 받아야만 벼가 성숙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무엇이 한꺼번에 성한 것을 비유적으로 이를 때 “처서(處暑)에 장벼(이삭이 팰 정도로 다 자란 벼) 패듯”이라고 표현하는 것도 처서(處暑) 무렵의 벼가 얼마나 성장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속담입니다.
처서(處暑)의 풍흉(豊凶)에 대한 농부의 관심은 크기 때문에 처서(處暑)의 날씨에 대한 관심도 컸고, 이에 따른 농점(農占)도 다양했습니다.
처서(處暑)에 비가 오면 `독의 곡식도 준다`고 합니다.
처서(處暑)에 오는 비를 ‘처서비[處暑雨]’라고 하며, 처서비[處暑雨]가 나리면 ‘십리에 천석 감한다.’라고 하거나 `독 안에 든 쌀이 줄어든다.’라고 합니다.
처서(處暑)에 비가 오면 그동안 잘 자라던 곡식도 흉작을 면치 못하게 된다는 뜻입니다.
맑은 바람과 왕성한 햇살을 받아야만 나락이 입을 벌려 꽃을 올리고 나불거려야 하는데, 비가 내리면 나락에 빗물이 들어가고 결국 제대로 자라지 못해 썩기 때문입니다.
이는 처서(處暑)무렵의 날씨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보여주는 체득적(體得的)인 삶의 지혜가 반영된 말들입니다. 이와 같은 관념은 전국적으로 확인됩니다.
경남 통영에서는 ‘처서(處暑)에 비가 오면 십리 천석을 감하고, 백로(白露)에 비가 오면 십리 백석을 감한다.’라고 합니다.
전북 부안과 청산에서는 ‘처서(處暑)날 비가 오면 큰 애기들이 울고 간다.’라고 합니다.
예부터 부안과 청산은 대추농사로 유명한데, 대추가 맺히기 시작하는 처서(處暑)를 전후하여 비가 내리면 열매를 맺지 못하게 되고, 그만큼 혼사를 앞둔 큰 애기들의 혼수장만 걱정이 앞서기 때문입니다.
이런 이유로 처서비[處暑雨]는 농사에 유익한 것이 못됩니다. 그러므로 처서비[處暑雨]를 몹시 꺼리고 이날 비가 오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참고자료>- 한국 민속의 세계5 (고려대학교 민족문화연구원, 2001)
처서(處暑) 때 복숭아는 일년 중 그 맛이 가장 좋을 때랍니다. 복숭아에는 비타민 뿐만 아니라 숙취해소와 체내 니코틴을 제거해 주는 효능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추어탕`과 `전어구이`가 처서(處暑)때의 대표적 음식입니다.
`전어`는 대개 입추가 지난 가을 생선임에도 금년에는 여름전어가 풍어를 이루어 늦여름 별미로 시작되어
가을별미로 이어지고 있다하니 여름 무더위에 허해진 기운도 보충하시고 건강한 가을을 맞이하셨으면 합니다.
어제보다 더 기쁘고 즐거운 오늘이 되시기를 빕니다.
김태종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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