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에즈 해저 터널을 지나 홍해를 따라 내려가면 해변과 가까운 곳에 대추야자 나무가 무성한 첫 번째 오아시스가 나오는데 현지인들은 이곳을 아윤 무사(Ayun Musa)라고 부른다. ‘모세의 우물’이라는 뜻이다. 모래벌판 위에 대추야자 나무가 울창한 이곳은 구약성경에서 언급하고 있는 ‘마라의 샘’(탈출 15,22-25; 민수 33,8-9)이다.
탈출 15,22-25 모세가 이스라엘을 갈대 바다에서 떠나게 하니, 그들이 수르 광야로 나아갔다. 광야에서 사흘 동안을 걸었는데도, 그들은 물을 찾지 못하였다. 마침내 마라에 다다랐지만, 그곳 마라의 물이 써서 마실 수가 없었다. 그리하여 그 이름을 마라라 하였다. 백성은 모세에게 “우리가 무엇을 마셔야 한단 말이오?” 하고 불평하였다. 모세가 주님께 부르짖으니, 주님께서 나무 하나를 보여 주셨다. 모세가 그것을 물에 던지자 그 물이 단 물이 되었다. 그곳에서 주님께서는 백성을 위한 규정과 법규를 세우시고 그곳에서 주님께서는 백성을 시험하셨다.
민수 33,8-9 피 하히롯을 떠나서는 바다 한가운데를 지나서 광야로 나가, 에탐 광야에서 사흘 길을 걸어가 마라에 진을 쳤다. 그러고는 마라를 떠나 엘림으로 갔다. 엘림에는 샘이 열두 개 있고 야자나무가 일흔 그루 있었는데, 그들은 그곳에 진을 쳤다.
주님의 도우심으로 갈대 바다를 건넌 이스라엘 백성들은 목마름을 참으며 수르 광야를 사흘 동안 걸어서 마라에 도착했지만 샘물은 써서 마실 수가 없었다. 써서 마실 수가 없었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 ‘마라’였다. 지하수에서 소금기가 있는 물이 민물과 섞여서 쓴맛을 내기 때문에 히브리어로 ‘쓴맛’ 또는 ‘괴로움’을 뜻하는 말이다. 마라는 ‘쓰다’는 뜻 외에도 ‘반역하다. 불순종하다. 다투다. 저항하다’는 뜻을 포함하는 단어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마라의 오아시스는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모세와 주님을 향하여 ‘반역하고 불순종하고 불평하고 원망’한 첫 지역이 된다. 광야 생활을 시작한지 사흘째 되던 날이었다.
이집트 맏아들과 맏배가 죽는 열 번째 재앙을 통해서 완고하던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너희의 양과 소를 데리고 떠나가 주님께 예배드리라고 떠나보낸다.’(탈출 12,31-32 참조)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들은 빵 반죽이 부풀기도 전에 반죽을 통째 옷에 싸서 어깨에 둘러메었다(34절).
성 카타리나 수도원 모세의 샘에 있는 프레스코화 : 왼쪽부터 모세가 이스라엘 백성을 이끌고 갈대 바다를 건너는 모습. 중간은 미리암이 기뻐 춤추고 노래하는 모습(탈출 15,20-21). 오른쪽은 모세가 므리바의 지팡이로 바위를 쳐 물이 흘러 나오게 하는 장면(탈출 17,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