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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회(2011.9.4)'서오릉 숲길' 주말걷기 후기 본문

주말 걷기

제213회(2011.9.4)'서오릉 숲길' 주말걷기 후기

불꽃緝熙 2012. 1. 18. 16:01

 

 

 

 

 

한밤의 사진편지    제1457호     (11/9/6/화)    

 

  

http://blog.daum.net/ham60/ (함수곤의 블로그 - '한밤의 사진편지'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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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3 회 '서오릉' 주말걷기 후기

 

 

 

 

 

글, 음악, 사진편집 : 이경환(운영위원, kwhan43@hanmail.net)

 

사진 : 이창조 (홍보위원장, lc191@hanmail.net)

 

 

 

 

 

 

 

 

주재남,김동식,이흥주,이석용,정정균,김태종,

김성래,김창석,황금철,정전택,

이경환,박찬도,박해평,진풍길,윤봉수,김채식,

이창조,박현자,김경진,양정옥,이계순,임명자

김소자,윤삼가,소정자,정광자,김영자,송군자,김운자,이순애,김소영,함수곤 (48명)

 

 

 

'주말걷기 코스를 어디로 어떻게 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상당한 고민거리 중의 하나입니다. 우리 '한사모' 회원님들도



걷기에 편하고 부드러운 평탄한 길을 더 좋아하는 것을 보니


이제는 흘러가는 세월을 막을 수는 없는 노릇인 모양입니다.



어디 깊숙한 산 속에라도 들어 온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울창한 숲길은 없을까 하는 생각에 '서오릉'을 택하였습니다.


 

 

 

이제 아침, 저녁으로 제법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는 가을입니다.


9월부터 10월까지는 주말걷기 출발 시간이 오후 3시로 바뀌게 되어,



9월 4일(일) 오후 3시, 48명의 우리 회원님들이 밝고, 건강한 모습으로


'서오릉 숲길'을 산책하기 위해 지하철 6호선 '구산역' 4번 출구에 모였습니다.


 

서오릉 산책로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이 철 따라


서로 다른 표정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모두 평탄한 길은 아니며 간혹


 

경사 진 언덕에 미끄러운 마사토길도 나오며 자갈이 깔린 비탈길도 있으나,


대체로 서로 손잡고 정답게 오손도손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숲길입니다.

 

 

 

지하철 6호선 '구산역'은 응암역에서 역촌역 - 불광역 - 독바위역 -


연신내역 - 구산역을 지나 다시 응암역으로 되돌아 오는 고리 모양의



편도 방향에 위치하고 있는 조그마한 역입니다.


오늘 걷기 일정으로 구산역에서 서오릉 입구까지의 2km는 30분 동안 걸으며


 

숙종의 명릉에는 들어가지 않고, 매표소를 지나 세 가지 코스의 산책로 숲길


4km를 2시간 동안 걸은 후, 맛있는 식당으로 이동하는 일정을 안내하였습니다.



귀가 시에는 식당 앞에서 702A번 일반버스를 타고 응암역에서 내려 6호선을,


9701번 좌석버스를 타고 녹번역에서 내려 3호선을 이용하도록 설명하였습니다.


 

 

 

2년 3개월 전(2009.6.4, 제111회), 박정임 운영위원님의 안내로


42명의 회원들이 멋진 111 빼빼로 횟수에 숙종의 명릉에서는 예쁜


해설사의 해설을 듣고, 서오릉 숲길을 함께 둘러 본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의 후기를 읽어보면 '정자각'에서 흘러 간 옛 가요를 부르거나 음식을


드신 일이 있는 데 아마 마음씨 고운 해설사가 눈감아 준 것으로 생각됩니다.


 

지난 번과 거의 비슷한 코스이지만, 각 능에는 될 수 있는 한 들어가지 않고


서오릉의 산책로인 '단풍길', '서어나무길', '소나무길' 등 세 군데 숲길


약 4km를 둘러보며, 필요한 경우에는 제가 직접 안내하겠다고 하였습니다.


 

 

구산역 4번 출구를 나와 인도를 따라 고양시 방향으로 직진하였습니다.


구산사거리를 지나 구산동 버스 종점에 이르러 많은 사람들이 아이들을


데리고 서오릉으로 소풍을 갔던 옛 이야기를 주고 받았습니다.


 

옛날에는 이 버스 종점에서 내려 '벌고개'를 넘어 서오릉으로 소풍가는


일이 많았습니다. 꽤 오래된 우남아파트를 지나 오른쪽 인도를 따라


서울과 경기도를 구분하는 언덕 길로 접어들었습니다.


 

 

 

언덕 길 위의 군 부대를 바라보며, 군 시설인 탱크 저지선이


길 가운데 버티고 서 있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우리는 아직도 남북이


대치하고 있는 어려운 상황이라는 현실을 분명히 깨닫게 해 줍니다.



내리막길을 지나 서오릉 검문소에서 오른쪽 사잇길로 접어드니


서오릉 숲길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습니다. 구산역에서 서오릉 검문소 앞까지


약 2km를 쉬지않고 걸었으며, 30분이 소요되었습니다.


 

 

 

오른쪽 사잇길 담장 안으로 잘 정비된 숲길과 왕릉이 보였습니다.


제19대 숙종과 제1계비 인현왕후, 제2계비 인원왕후의 명릉(明陵)입니다.



한 때 사극에서는 숙종이 여인들의 치마폭에 휘둘리는 우유부단한 왕으로


묘사된 적이 있으나 이는 잘못된 것입니다. 사실 숙종은 서인과 남인의



치열한 경쟁을 이용하여 왕권을 강화해 나갔던 노련한 군주였습니다.


이 시대에는 국정주도세력이 통째로 바뀌는 환국이 세 번 있었습니다.



"그대는 스승만 알고 군주는 모르는가?"


숙종의 보령 14세 때, 송시열을 두둔하는 이단하에게 한 이야기입니다.


 

 

 

 

명릉은 2년 전 해설을 들으며 탐방한 일이 있어


오늘은 담장 안을 힐끗힐끗 쳐다보는 것으로 대신하고,


서오릉 안으로 들어가 안내판 앞 벤취에 앉아 휴식을 취하였습니다.



서오릉 문화재 해설사로 일하면서 중앙박물관에서도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계시는 선생님을 만나 반갑게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경기도 고양시 용두동에 있는 '서오릉(西五陵)'에서는 조선시대의


'능', '원', '묘'를 모두 볼 수 있으며, 이들 사이에서 수 많은



사연을 읽을 수도 있습니다. TV 사극에 등장하는 단골들이 모여있는 데


숙종을 비롯해 인현왕후와 장희빈, 성종의 어머니 소혜왕후(인수대비),



사도세자의 생모 영빈 이씨 등 다들 사연이 있는 인물들 입니다.


 

 

 

안내판 앞에서 출발하여 왼쪽 산책로로 접어들어 '순창원' -


'경릉' - '대빈묘' - '홍릉' 앞 숲길을 걷는 '단풍길' 코스,



그리고 '창릉' 앞에서 '서어나무길'을 거쳐 '소나무길'을 돌아


다시 '단풍나무길'을 지나 '익릉'과 '수경원' 앞을 산책하는



약 4km의 결코 가볍지 않은 코스를 안내하였습니다.


 

 

 

왼쪽 '단풍로' 숲길을 따라 '순창원' 앞에 도착하였습니다.


홍살문 앞에서 능, 원, 묘의 차이를 잠시 설명하였습니다.


 

'원(園)'은 왕세자와 왕세자비 또는 왕의 사친(생모)의 무덤을


말하며, 순창원은 제13대 명종의 맏아들 순회세자와 공회빈 윤씨의



묘소입니다. 따라서 명종은 후손이 없어 이복동생인 덕흥대원군의


세째 아들 하성군이 임금이 되는 데, 제14대 선조입니다.


 

 

 

제법 울창한 소나무 숲길을 산책하는 일은 우리 한사모


회원들에게 주어진 커다란 행운인 것 같습니다.



오른쪽 언덕에 있는 왕릉이 아들 성종(자을산군)이 임금이 되어


추존된 덕종과 소혜왕후(인수대비)의 경릉(敬陵)입니다.



일곱번째 임금 세조의 맏아들인 덕종(의경세자)은 스무살에


요절하였고, 총명하고 학식이 깊은 소혜왕후는 부녀자들의


예의범절을 가르치는 내훈(內訓)을 책으로 펴내었습니다.


 

 

 

조금 가파른 언덕에 있는 연산군의 생모(폐비 윤씨) 장희빈의


'대빈묘'를 보며, 사람의 마지막과 그에 대한 세상의 평가와



기억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보게 됩니다. 남인과 함께 정치적


운명을 같이 했을 뿐인 희빈 장씨의 마지막은 비참했으나,



사람들은 그녀를 인자한 인현왕후를 해치려 했던 악녀로만


평가하고 또한 이를 큰 거부감 없이 받아들이기도 합니다.

 

 

'역사는 승자의 기록이다.'는 표현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복잡한


느낌을 얻고 마사토가 깔린 비탈길을 오르니 다시 소나무 숲길이었습니다.


단풍이 드는 나무들이 많아 10월 하순에 다시 와 보고 싶었습니다.

 

언덕을 내려오며 '홀로 있는 저 릉은 누구의 무덤일까?'를 생각하게


합니다. 홍릉(弘陵)은 제21대 영조의 원비 정성왕후 서씨가 홀로 있는



단릉이지만, 왕후의 능침 오른쪽에 능침 자리 하나가 비어 있습니다.


영조의 자리입니다. 그러나 영조가 돌아가신 후 정조는 동구릉의 원릉에


 

할아버지 영조를 모심으로 그 자리는 빈자리로 남았으며 앞으로도


영원히 그럴 것입니다. 계비 정순왕후의 힘이 더 세었을까?


 

 

 

서오릉 가장 외진 곳에 제8대 예종과 안순왕후의 창릉(昌陵)이 있습니다.


예종은 세조의 둘째 아들로 형 의경세자(추존 덕종)가 요절하자 8살에


세자가 되어 19세에 왕위에 올랐으나 14개월 만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짧은 재위기간 동안 각 도의 병영에 속한 전답인 둔전을 일반 농민이


경작하게 하여 백성들을 경제적 곤궁에서 벗어나게 하는 등의 업적을


세워으며 항상 백성을 사랑하고 학문과 농사를 권장하였다고 합니다.


 

 

 

창릉 입구에서 자그마한 돌다리를 건너 바로 오른쪽으로


잡목이 우거진 오솔길이 나왔습니다. '서어나무길'입니다.


안내판에는 붉은색으로 표시되어 있고 1,2,3, ...,10과 같이


번호 표시가 되어 있어 어디쯤 왔는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서어나무' 안내 표지가 있는 언덕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며


요란한 매미소리, 이름 모르는 풀벌레소리, 새소리와 바람소리,


물이 흘러 내려가는 자연의 소리를 들으며 더위를 식혀 보았습니다.



서어나무는 자작나무과에 속하는 넓은잎나무로 농기구의 자루나 땔감,


표고버섯을 키우는 골목감으로 쓰인다고 하였습니다.


 

 

오늘도 박화서 교장님께서 인절미를 갖고 오셔서


모두들 맛있게 나누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어나무로 7번 갈림길부터는 걷기에는 안성맞춤인 평탄한 길이


계속되었습니다. 더구나 흙길이어서 탄력이 있고 푹신푹신한



느낌입니다. 산 언덕에서 잠시 쉬면서 저 아래 내려다 보이는


릉은 어떤 사연이 있는 누구의 릉일까 하는 물음을 던져봅니다.


 

 

 

 

산언덕에서 단체사진을 찍고 서어나무길 10번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돌면 매우 가파르고 미끄러운 길이었습니다.



혹시 너머지거나 미끄러져 다치는 일이 생길까 염려되어


몇 번이나 '조심 조심, 천천히'라고 주의를 주기도 하였습니다.


 

 

 

언덕을 내려오니 숙종의 원비 인경왕후의 익릉(翼陵)에 닿았습니다.


인경왕후는 권세를 누리거나 자손이 많거나 장수한 왕비는 아니지만


익릉은 매우 당당합니다. 비록 숙종은 두 계비와 함께 명릉에 있으나


익릉의 정자각은 마치 날개를 단 것 같았습니다. 그러고 보니


 

숙종의 세 왕비(인경, 인현, 인원왕후)와 희빈 장씨 모두 서오릉에


있다는 설명을 드렸더니 강의를 잘 들었다고 해서 한바탕 웃었습니다.


 

 

 

잠시 휴식을 취하면서 오늘은 주말걷기에 매우 좋은 날씨이며


가끔 구름까지 끼인데다가 시원한 바람까지 참 좋다는


덕담을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사실 서오릉의 숲길은


걷기에 매우 좋은 산책로라는 표현이 더 적절하다고 하겠습니다.


 

 

 

익릉을 지나 수경원(綏慶園)으로 들어가 보았습니다. 수경원은


영조의 후궁이자 사도세자의 생모인 영빈 이씨의 묘소입니다.


원래는 신촌 연세대 안에 있었으나 1968년 서오릉 현재의 자리로



이장하였으며, 정자각과 비각은 지금도 연세대학교 내에 그대로


남아 있어 비각과 비석이 서로 떨어져 있습니다.


 

 

 

'소나무길'을 돌아 서오릉 매표소를 나와 왼쪽 군부대가 있는


나무가 우거진 숲길을 거닐어 보았습니다. 얼마 길지는 않으나


여름철에도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는 멋진 산책로입니다.


오후 5시 47분 길건너에 있는 식당에 도착하였습니다.


 

'주막 보리밥'(353-5694)이라는 이름난 집이어서 마당에는


손님들이 타고 온 자동차들이 벌써 꽉 들어차 있었습니다.


 

 

 

저녁 식사 메뉴로는 '시레기텔레기'(된장국 손수제비의 일종),


'주막보리밥'(보리밥에 각종 나물이나 야채를 넣고 비빔),



'코다리찜'이 나왔는 데 다 먹지 못할 정도로 푸짐하였습니다.


 

 

추석 명절을 일주일 앞 둔 바쁜 시기인데도 불구하고 서오릉까지


먼길을 마다않고 함께 해 주신 모든 회원님께 거듭 감사드리며,


명절을 즐겁게 잘 지내시라는 뜻을 담아 건배 제의를 하였습니다.


"당신", - "멋저!"


 

 

 

다음 주 9월11일은 추석 명절로 쉬고, 그 다음 주 9월18일


제 214회 주말걷기를 맡으신 김영자 회원님께 태극기를 건네며


성남시'분당중앙공원'에서 만날 것을 약속하였습니다.


추석 명절을 잘 지내시라는 대표님의 말씀을 듣고


이순애 회원님의 '구월의 노래'로 아쉬움을 달랬습니다.


 

 


귀가 시에는 식당 앞에서 702A번 일반버스를 타고 응암역에서 내려 6호선을,


9701번 좌석버스를 타고 녹번역에서 내려 3호선을 이용하도록 설명하였습니다.


 

멀리서 서오릉을 찾아 주신 모든 회원님께 다시 한번 감사드리며


온 가족과 함께 명절 즐겁게 지내시고 건강하시기 바랍니다.


 

 

 

 

첨부이미지



The Ludiows(가을의 전설 OST) / James Horn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