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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혼자 걸어보려 합니다 / 장주익 본문
한밤의 사진편지 제2971호 ('23/1/14/일)
[한사모' 공식 카페] - '한밤의 사진편지 romantic walking' -[클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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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수곤 대표님께 “이제 혼자 걸어보려 합니다” / '한사모' 장주익
함 대표님
11년 전 2013년 4월 한반도 전체를 "U" 자로 걷고 임진각에 골인한 기사를 신문에서 보았습니다. 물어 물어 일요일 4월14일 현충원으로 갔습니다. 자석에 끌리듯 갔습니다. 혼자서 무턱대고 갔습니다. 뻘쭘하니, 엉거주춤 서 있었습니다.
전체사진을 찍는데 함께 찍자고 하더군요. 그렇게 한사모 회원이 됐습니다. 제282회 주말걷기에서 (당일) 57명 회원님들을 처음 만났습니다. 함 대표님 내외분를 처음 뵈었습니다.
"첫 눈에 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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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계가 아닌 그저 그런 월급쟁이를 IMF 때 청산하고 자그마한 식당을 9년만에 만세 부르고 어깨가 늘어진 채 분당천변을 매일 혼자 걷고 있었습니다. 2013년 4월 이후, 일요일 오후 3시가 생활의 기준이 되었습니다.
2
왜 반했냐고요? "여기 이런 길이 있네!", "이런 걷기 좋은 훌륭한 길이 있네!"하며 매주 즐겁게 걸었습니다. 봄,가을로는 멀리 소풍을 갔습니다. 제주 "곶자왈"이라는 생소한 길, 다시 올 수 있으려냐하는 길도 걸었고 숨어있는 맛집들에서 입맛 돋우는 식사도 즐기며 참 좋았습니다.
3
왜 반했냐고요? 걷기를 사진으로, 후기로 기록을 하더군요. 세상은 넓고 걷기모임은 많겠죠. 그들이 모두들 이렇게 기록을 남기나요? 대형깃발, 배낭에 메단 소형깃발이 인상적이었습니다. '건강', '배움', '사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2007년1월, 4명으로 시작된 모임은 함 대표님의 사람냄새 (매력,향기)로 100명 가까운 모임이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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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했냐고요? 걷다가 도중에 앉아 쉬면서 노래를 부르더군요. 작은 노래책 들을 모두 지참하더군요. 주변 통행인들이 불편하지않은 노래들이고 주제곡도 있더군요. "주말걷기 즐기면 청춘이 된다" 라는 박 시인의 노랫말은 얼마나 기막히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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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했냐고요? 걷기 도중에 "명상의 시간" 이 있더군요. 짧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눈을 감고, 머리를, 생각을 비우는 시간. 참으로 탁월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6
왜 반했냐고요? 모임의 시작이자 "발원샘"인 "한밤의 사진편지"가 있더군요. 보다 보면, 읽다 보면 사색의 폭이, 사색의 깊이가 넓어지고 깊어지더군요. 2005년 2월 13일부터 발송한 사진편지가 2013년 9월 12일 2000회를 넘기셨더군요. 그 해박함과 울타리를 넘나드는 다양함에 탄복하면서 가슴 한켠에 떠나지 않는 생각이 있습니다. 왜, 그러셨어요? 적당히...대충...하시지 왜 그토록 눈 건강에, 몸 건강에 나쁜, 아주 나쁜 작업 아니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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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했냐고요? 2013년10월 은평뉴타운길을 직접 안내하실 때 모습이 눈에 선 합니다. 걷는 코스를 직접 그림을 그려서까지 설명하시는 진정성있는 모범을 보이시더군요. 후기에서는 "한사모 회원님들과 아름다운길을 걸을 때 행복을 느낀다"하셨습니다. 다시보니 청자켓의 푸르르고 청년스런 모습이 참으로 보기좋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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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했냐고요? 모두를 즐겁게하는 그때 그때의 유머가 있으셨습니다. 여러사람 앞에서 남사스럽지 않게 거리낌 없이 구사하시는 유머는 누구나 할 수 있는 결코 쉽지않은 일 같습니다. 꾸밈없는 가식없는 사람냄새(자신감, 여유, 인간미) 그대로 인것 같습니다. 사진이라도 찍을라 치면 손이 벨트 아래로 향해 읏음이 빵 터지게 하셨습니다.
9
왜 반했냐고요? 한사모의 성취이자 긍지이고 자랑인 국토대장정 "U" 자 걷기입니다. 한반도에 산다면 누구나 다 한번쯤 꿈꿔보지 않나요? 누구나 다가 아니라면 저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의 꿈이라고 하죠. 그 꿈을 이루셨더군요 5년에 걸친 1,517km 의 국토대장정. 대단한 뚝심, 기획력, 추진력 아닌가요? 함께 하지 못한 안타까움이, 아쉬움이 두고 두고 큽니다. 그 내용이 기록으로 남아 "할매 할배가 걸은 동해안 1500리, 남해안 1000리, 서해안 1300리" 3권의 책으로 정리되였고 혜화역에서는 사진전도 열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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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했냐고요? 송년회를 굳이 "호텔 연회장"에서 하는 것을 보면서 모임의 "격"을 높이시려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외부인사나 특정인 몇 명이 아니고 회원 전원이 참여해야 한다는 독재적 발상은 진정한 회원들 잔치여야 한다는 탁견에 역시 고개가 끄덕여 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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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했냐고요? 취미삼아 끼리끼리 모여 하모니카를 부는 모임은 많겠죠. 그러나 전문가를 모시고 매주 연습하며 공연장 빌어 제대로 공연을 하나요? 하는 모임도 있겠죠. 그래도 세종문화회관 무대에도 서나요? 고생하신 여러분이 양해해 주신다면 한 분, 함 대표님에게 그 "공"을 몰아 드리고 싶습니다. 함 대표님 건강이 받쳐주었다면 "카네기홀" 공연도 분명 이루어졌으리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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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수국이나 주변 친지들과의 저녁 시간이 유쾌하였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잘은 모르겠으나 "자연보호" 단어로 분위기를 유추해 봅니다. 술자리가 파한 후 함 대표님은 반드시 한사람 한사람에게 전화해서 무사 귀가를 확인한답니다. 사람냄새(인간미, 인격 , 자상함)가 "만리" 를 가는 분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박 시인께서 들으시면 이게 모두 다 건강을 해쳤다는 안타까운 탄식이겠지만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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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반했냐고요? 결혼식장엘 가면 신랑 신부 얼굴도 안보고 삼삼오오 어울려 식당으로 몰려가는 세태를 큰어른 입장에서 꾸짖으셨습니다. "코리안타임" 이라는 게 있습니다. 대개의 경우 몇 분 또는 몇 십 분 늦어도 좋은 게 좋은 거라고 그러려니 합니다. 깨져야 할 악습이죠. 한사모에서는 시간지키기가 철저하더군요. 걷기를 하면서 가급적 오와 열을 맞추라고 하셨죠. 사진을 찍어보면 이해가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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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멀지않아 올라가겠죠. 가면 물어 물어 계신 곳을 찾아보렵니다. 왜 찾냐고 묻겠죠? 저의 60대 중반부터 10년 간 사람냄새 (매력, 향기, 뚝심, 인간미, 기획력, 추진력, 리더십) 아주 짙은 사람냄새에 정신 못 차리게 하신분 이라고요. 만나서 뭐 하려냐고 묻겠죠. 이길 저길 좋은길 함께 걷고 싶다고요. 그러면 그 분이 도대체 누구냐고 묻겠죠. 함 대표님... 2024년 1월 새삼 그립고 생각이 나면 컴퓨터를 켭니다. 오렌지색 등산복에 선그라스로 멋을 낸 채 박 시인 손을 잡고 미소짓는 얼굴을 만납니다. "한밤의 사진편지"의 그 넓은 바다를 서핑합니다. "주말걷기 후기" 를 하나 하나 돌려봅니다. 얼굴이, 얼굴들이 어젯일마냥 생생합니다. 그 길들을 이제 혼자 걸어보려 합니다. 왜 혼자냐구요? 혼자이면 이별이, 헤어짐이 없을테니까요.
[편집자 추기]
"그 길들을 이제 혼자 걸어보려 합니다." - 혼자 걸으시면 제가 외로워지니까, 함께 걸어가시지요. - '한밤의 사진편지를 사랑하는 모임'이 바로 '한사모'라는 사실을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새로 "한밤의 사진편지"를 써 드려야지요. - 우리 '함께' 걸어요.
* 편집 : 西湖 李璟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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