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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밤의 사진편지 제2627호([문화산책 4] 금동반가사유상/'18/8/1/수) 본문

박물관 이야기

한밤의 사진편지 제2627호([문화산책 4] 금동반가사유상/'18/8/1/수)

불꽃緝熙 2018. 7. 31. 22:26

 

 

한밤의 사진편지 제2627호 ('18/8/1/수)

[한사모' 공식 카페] - '한밤의 사진편지 romantic w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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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를 피하는 문화 산책] Ⅳ


"금동반가사유상(金銅半跏思惟像)" _ 국보 83호

 

* 신라, 7세기 전반, 금동, 높이 93.5cm, 국립중앙박물관 *

 

첨부이미지

 

 

 

반가사유상은 한 다리를 다른 쪽 무릎 위에 얹고,

손가락을 뺨에 댄 채 생각에 잠긴 모습입니다.


이러한 자세의 불상은 인간의 생로병사를 고민하며

명상에 잠긴 출가 전의 싯다르타 태자의 모습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우리나라의 국립중앙박물관에는 이런 모습의 반가사유상이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국보 78호 금동반가사유상이고,

다른 하나는 국보 83호 금동반가사유상으로 현재 상설전시실 3층

조각.공예관에는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이 전시되어 있습니다.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은 머리에 세 개의 반원으로 이루어진

독특한 보관을 쓰고 있어 '삼산관三山冠' 또는 연화관蓮花冠'

반가사유상으로 불리기도 하며 국보 78호반가사유상과 함께

우리나라 불교 조각을 대표하는 최고의 예술품입니다.


갸름한 계란형 얼굴과 동안의 미소, 치장하지 않은 단순한 형태 등에서

중국 북제北齊 불상양식이 엿보입니다. 전해져 내려오는 출토위치,

신라지역의 반가사유상에서만 보이는 독특한 형식의 삼면보관,

붉은 소나무赤松로 만든 일본 고류사廣陸寺의 반가사유상과 비교해

볼 때 7세기 전반 신라에서 만든 것으로 추정됩니다.


 


 

 

앞으로 숙인 둥근 얼굴에는 눈을 가늘게 뜨고 입가에

밝은 미소를 띠고 있어 소년과 같은 신선함이 느껴집니다.


목에는 가는 음각선의 삼도(三道)가 있고 상체에는 2줄로

도드라진 목걸이 이외에 아무것도 입지 않고 있는데, 팔과 몸체는

비만하지 않으면서도 미묘하게 근육이 묘사되어 사실감이 돋보입니다.


허리에 걸친 상의는 매우 얇아 몸의 굴곡이 그대로 드러나며

특히 반가한 오른쪽 무릎이 힘있게 솟아오른 부분에는

옷주름이 생략되어 이 반가사유상 전체에 강한 생동감을 줍니다.


대좌를 덮어내린 상의의 옷자락은 2단의 주름을 형성했는데 조각이

깊고 사실적이며, 그밖에 몸 옆으로 내려온 허리띠나 둥근 옥장식,

둥근 대좌의 표현이 모두 섬세하면서도 정제된 완성미를 보여줍니다.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이 예리하면서 장식적이고 기교적인 조형미를

보여준다면 이 국보 83호 반가사유상은 간소하고 자연스러운 조형미를

통하여 생동감을 준다고 하겠습니다.


 


 

 

"금동반가사유상(金銅半跏思惟像)" _ 국보 78호

 

* 삼국, 6세기 후반, 금동, 높이 83.2cm, 국립중앙박물관 *

 

첨부이미지

 


 

 


반가사유상은 '반가좌半跏座'라는 특이한 자세 때문에 얼굴과 팔,

다리, 허리 등 신체 각 부분이 서로 유기적으로 조화를 이루어야 하며,

치마의 처리도 매우 복잡하고 어렵습니다. 이러한 점에서 반가사유상의

등장은 진정한 의미에서 한국 조각사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그 중에서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은 풍부한 조형성과 함께 뛰어난

주조 기술을 보여주어 동양 조각사의 걸작으로 평가되는 작품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삼국시대인 6~7세기에 반가사유상이 크게 유행하였으며,

이후, 우리나라의 반가사유상은 일본의 아스카(飛鳥), 하쿠호(白鳳)시대의

반가사유상 제작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반가사유상의 존명에 대해서도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미륵보살로 보는 견해가 우세합니다.


이는 미래에 태어나 성불하는 구세주 미륵보살의 행적이 과거 싯다르타

태자의 행적과 비슷하다는 경전의 내용과 관련되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이 국보 78호 반가사유상은 우선 화려한 보관이 눈에 뜨입니다.

마치 탑처럼 보이는 장식이 솟아있는 이 보관은 태양과 초승달을

결합한 특이한 형식으로 흔히 일월식(日月蝕)이라고 합니다.


일월식의 보관 장식은 원래 사산조 페르시아의 왕관에서 유래, 발전하여

비단길을 통해 동쪽으로 전파되면서 보살상의 보관으로 차용되었는데,

인도 간다라의 보살상이나 중국 돈황석굴 등지에서 다양한 예가 나타납니다.


 


 

 


정면에서 이 반가사유상을 보면 허리가 가늘며 여성적인 느낌이지만

측면에서 보면 상승하는 힘이 넘쳐나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탄력이 넘치는 신체의 곡선이 강조되었고,

양쪽 어깨로부터 끝이 위로 올라와 날카로움을 한층 더해 주고있는

천의 자락은 유려한 선을 그리면서 몸을 감싸고 있습니다.


양 무릎과 뒷면의 의자 덮개에 새겨진 주름은 타원과 S자형의

곡선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면서 변화무쌍한 흐름을 나타냅니다.


반가좌의 자세도 극히 자연스럽습니다. 그것은 허리를 약간 굽히고

고개는 살짝 숙인 채 팔을 길게 늘인 비사실적인 비례를 통하여

가장 이상적인 사유의 모습을 창출해낸 예술적 창의력인 것입니다.

 

더욱이 뺨 위에 살짝 댄 오른손 손가락은 깊은 내면의 법열(法悅)을

전하듯 손가락 하나하나의 움직임이 오묘합니다.


고졸한 미소와 자연스러운 반가좌의 자세, 신체 각 부분의 유기적인

조화, 천의 자락과 허리띠의율동적인 흐름, 완벽한 주조 기법 등

우리는 이 금동불에서 가장 이상적인 반가사유상의 모습을 만나게 됩니다.


프랑스의 가장 위대한 근대 조각가 로댕은 과연 무엇을 보고

아니면 어떤 영감을 얻어 "생각하는 사람"을 만들었을까?


무더위 속에서도 반가사유상의 자연스러운 아름다운 미소를 떠올리며

'마음 속으로 깊이 생각하는 사유思惟'를 다시 한 번 되돌아 봅니다.


2018.8.1

이경환 드림

 

 


 

 

첨부이미지

 

* 편집 : 西湖 李璟煥

 





-<Giovanni Marradi - Try to Remember 외 8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