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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 용흥사 괘불 - 세 부처의 모임 - 본문
상주 용흥사 괘불 - 세 부처의 모임 -
(尙州 龍興寺 掛佛, 보물 제1374호, 1684년 숙종 10년)
<용흥사 괘불>, 조선 1684년, 삼베에 색, 1,003x620cm, 보물 제1374호
상주 용흥사 괘불 - 세 부처의 모임 -
(尙州 龍興寺 掛佛, 보물 제1374호, 1684년 숙종 10년)
용흥사는 상주 시내의 남쪽 갑장산甲長山(본래 이름은 연악산淵嶽山) 기슭인 경북 상주시 지천智川 1길 223-35에 위치한다. 조계종 제8교구 본사인 김천 직지사直指寺의 말사末寺이다. 경내에는 극락보전, 나한전, 삼성각, 백운선원白雲禪院, 만월료滿月寮, 요사寮舍 2동, 그리고 괘불과 불상들, 부도 2기, 괘불지주, 광복 이후 만든 오층석탑과 석등 2기 등이 있다.
통일신라시대 진감선사(眞鑑禪師) 혜소(慧昭, 774~850)가 창건하였다고 전해지며, 용흥사의 괘불은 석가모니불과 약사불, 아미타불의 모임 장면을 묘사한 불화이다. 세로 10m, 가로 6m가 넘는 대규모의 화면에는 모임에 참여한 보살, 제자, 청중 등으로 가득 차 있다. 모임의 주재자는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계의 교주 석가모니부처로, 그의 몸에서 발하는 영롱한 빛은 모임의 시작을 알린다.
약사부처는 질병의 고통이 없는 유리광 세계琉璃光世界를, 아미타부처는 즐거움이 가득한 극락세계를 다스리는 존상尊像이다. 사람들은 세 부처에게 살아서는 무병장수하고, 죽어서는 극락왕생하기를 기원하였다. 현재 전해주는 괘불 110여 점 가운데 세 부처를 함께 그린 주제의 괘불은 5점이 남아 있어 <용흥사 괘불龍興寺掛佛>은 매우 귀중한 예에 속한다.
<용흥사 괘불>은 1684년 5월, 90여 명이 넘는 대인원이 참여하여 조성하였다. 임진왜란과 병자호란으로 폐허가 된 용흥사를 다시 일으키는데 큰 힘을 쏟은 홍흡(弘洽)스님이 괘불 조성에 필요한 시주를 유도하여 일반인과 승려 50여 명이 경제적으로 후원하였고, 불화는 인규(印圭)를 수화승으로 하여 다섯 화승(畫僧)이 그렸다. 300여 년 전의 그림이라고는 믿기 어려운 선명하고 화사한 색채, 다채로운 문양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연꽃과 다양한 꽃, 넝쿨, 상서로운 구름무늬 등이 괘불 곳곳 여백을 가득 채운 점은 보는 이들의 눈을 아주 즐겁게 한다. 괘불을 보관하는 함과 함께 익살스런 표정의 <나한상>, 신들의 모임을 그린 <신중도>, 지옥의 왕 중 다섯 번째 왕 염라대왕을 그린 <현왕도> 등도 함께 선보이므로, 천년고찰 용흥사의 숨결을 느끼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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