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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사는 이야기

봄이 오는 길목에서...

불꽃緝熙 2014. 3. 15. 15:28

 

 

 

봄이 오는 길목에서...

 

 


 

봄이 오는 길목에서...


날씨는 겨울처럼 춥지는 않지만
그렇다고 함초롬히 따듯함이 선뜻 다가서는 날씨는 아닙니다.
그래도 봄은 빠르게 자연 속에 스며듭니다.


3월의 산으로 들어갑니다.
산이 토해 놓은 바위들
산이 품고 있는 모든 것을 가슴에 담고 산에 오릅니다.


바람, 구름, 꽃과 나무들
그 사이를 부지런히 걷고 있는 산 사람들
산은 그들이 꾸며 놓은 배경과 사람들로 촘촘합니다.


바늘 한 땀도 허락하지 않을 것 같이 촘촘합니다.
그리고 각자가 가지고 있는 멋을 풍기며
산과 조화를 이루며산만이 가지고 있는
고유한 풍경을 만듭니다.



 

 
따듯한 해변가에서
일광욕을 하는 사람들의 사진만 봐도
금방 나른해 지고 졸음이 올 듯합니다.
산과 바다가 펼처진 풍경을 보기만 해도
마음의 티끌이 한 순간에 날아가는 듯합니다.


하루해가 빠르게 지나갑니다.
자신도 빠르게 소멸되는 느낌이 듭니다.
오늘도 저무는 해가 그렇게 서러워
저녁노을은 파란 하늘에 각혈을 하며
저렇게 붉게 물들였나 보구나.
아름다운 것은 말로 표현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인가 봅니다.


어지럼증을 불러일으키는 아름다움이
도처에 산재해 있습니다.
산이 그렇고, 바다가 그렇고, 저녁노을이 그렇고,
아이들의 웃음이, 들에 핀 야생화가,
백치 아다다와 같은 주름 진 아내의 미소가,
그리고 먼저 간 친구의 모습이 그렇습니다.


그런 것들이 어떤 때는 사는 보람이고,
삶을 아름답게 꾸려나가는 밑그림이라고 말 할 수 있겠지요.
아! 봄이 옵니다. 소리없이 옵니다.



 

 
봄이 오는 길목에
누구나 잊지 못하는 사람이 있게 마련입니다.
봄은 분명 겨우 내 잃었던 입맛을 돋우는 계절이기도 합니다.
봄에는 특히
주꾸미가 통통히 살이 붙고 맛이 좋다고 들 합니다.


주꾸미 철이면 생각나는 친구가 있습니다.
우리는 매년 봄이면 남당리로 가
새 조개와 주꾸미 샤브샤브로 봄의 입맛을 돋우곤 했습니다.


그게 엊그제 였는데 벌써 1년이 지났다니.
세월이 참 빠릅니다.
보고 싶다. 친구여
너를 보고 싶다는 그리움에 점점 여위여 갑니다.


너는 지금 무엇을 하느냐.
친구의 이런 애끊는 마음을 알기라도 한단 말인가.
네가 그렇게 좋아하고 사랑 했던 친구들 이곳에 두고
병을 앓은지 일주일만에 훌쩍 떠나다니.



 

 
인생여과극(人生如過隙 -인생은 문틈으로 드나들듯 짧다)이란
말이 맞는다는 말이더냐.
하늘나라 그 곳에서 너는 지금 무엇을 하지.
네가 떠난 그 빈자리가 이렇게 크게 느껴지다니.


나쁜 사람아.
아! 이미 간 친구는 간 친구며, 마음속의 친구다.
그래도 주꾸미가 통통히 살이 오르고 맛이 들 때면
나는 너를 생각하며 나의 봄을 기다리리라.


그 때 다시 친구들과 가고 싶은 곳도 가고
먹고 싶은 것도 먹으며 그 안에서 너를 담아 보리라.


친구야
나 또한 너와의 즐거웠던 시절 잊지 않고 열심히 살려하니
멀리서 나마 나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으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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