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사는 이야기

한밤의 사진편지 제2366호('처음처럼'_김영자 레아/'16/3/31/목)

불꽃緝熙 2016. 3. 31. 20:58

 

 

 

한밤의 사진편지 제2366호 ('16/3/31/목)

[한사모' 공식 카페] - '한밤의 사진편지 romantic wal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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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화사하게 피어나는 벚꽃 사이로 강물이 흐르고...>

 

 

"처음처럼"


 

첨부이미지

 


벚꽃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사월입니다.


자주 목련이 탐스러운 언덕에 앉아 숲속의 여인 으름덩쿨 사이로

붉게 물드며 펑펑 터지는 박태기나무꽃도 볼 수 있는 계절입니다.


김영자 레아 운영위원님의 "처음처럼"이라는

세상사는 이야기를 '한밤의 사진편지'로 띄워드립니다.


뜻하지 않은 큰 일을 당하여 어려운 가운데서도

참으로 귀한 글을 흔쾌히 보내주신 김 운영위원님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큰 아드님의 쾌유를 기원합니다.

 

2016년 3월 31일,  희망의 4월을 기대하며...

이경환 드림

 

 

 

   * < 4월 중순이면 붉게 물드는 '박태기나무꽃'입니다.>

 

 

"처음 처럼"


     김영자 레아(한사모 운영위원)


첨부이미지

 


"처음으로 하늘을 만나는 어린 새처럼

처음으로 땅을 밟는 새싹처럼


우리는 하루가 저무는 겨울 저녁에도

마치 아침처럼, 새봄처럼, 처음처럼

언제나 새날을 시작하고 있다.


산다는 것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입니다."

 

ㅡ 처음처럼 (글: 신영복)ㅡ

 

 

 

   * < '숲 속의 여인'으로 불리는 '으름덩쿨'입니다.>

 

 

거실 벽면을 모두 차지하고 있는

두 개의 책장에 책들이 가득 꽂혀있습니다.


서점에 발길을 끊은 지 십 수 년 임에도,

몇 자루씩 버리곤 했음에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언제 부턴가 그 책들과 쌓여가는 살림살이들이

자꾸 짐스러워졌으며 답답하고 짜증이 났습니다.

 

막내아들이 쓰던 방으로 그 책장을 옮기기로 작정하고

매일 조금씩 책을 빼내어 버리는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거실을 좀 더 넓게 쓰고 싶어서였습니다.


채소밭에서 배추를 솎아 내듯

그렇게 손에 잡힌 신영복 서화 에세이<<처음처럼>>입니다.


 

이 작가의 글을 좋아하기에

그의 작품들 몇 권을 소장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그 책은 생소했습니다.

도무지 기억에 없습니다.

 

선 채로 책장을 넘겼습니다.

첫 글이 "처음처럼"이었습니다.

 

 

 

   * < 앵두나무꽃과 구분이 어려운 '살구나무꽃'이랍니다.>

 

 

삶 자체가 수많은 처음을 만들어가는

끊임없는 시작이라 작가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헤일 수 없는 처음을 만났으며

헤일 수 없는 시작 앞에서 흥분과 기대,

희망을 가지고 걸어온 생이었습니다.


그러나 한 해 두 해,.. 해를 거듭 할수록

그 처음과 시작의 의미가 불투명해지며

설레임과 두려움 또한 희미해짐을 느낍니다.

 

한 사람의 생이 한권의 역사서란 말이 생각납니다.


무지와 몽매, 무심과 나태, 자의와 타의, 자만과 오만 등으로

점철되어졌던 내 생애의 수 많은 처음과 시작을 돌이켜봅니다.


폭풍우와 설한 풍, 따듯한 햇살, 크고 작은 사건들...


그 속에서 수없이 희, 비가 엇갈리며

희망과 절망을 거듭했던 삶이었습니다.


작가의 말처럼 삶 자체가 처음과 시작의 연장선상이며

그것은 살아 있음의 역동이었다 돌아봅니다.

 

 

 

   * < 우리에게 희망을 안겨준다는 '월계수꽃'입니다.>

 

 

(코헬렛 3,11-`15,21)"하느님께서 시작에서 종말까지

하시는 일을 인간은 깨닫지 못한다.


있는 것은 이미 있었고 있을 것도 이미 있었다.


그래서 나는 사람이 자기 일에 즐거움을 느끼는 것밖에는

좋은 것이 없음을 깨달았다."


쓰레기로 들어 갈 뻔 했던 이 책에서 얻은 한 마디가

이 아침 코헬서와 대비되며 빛을 발했습니다.


탄생과 죽음을 시원으로 하는 생,


결국 '삶엔 하자 없다' 는

어느 명상가의 말이 새삼 다가옵니다.

 

 

 

   * < 붉은 빛을 띠운 월계수꽃입니다.>

 

 

생의 끝자락에 나를 찾아온 또 하나의 분신, 암.


그와 더불어 난

또 한 번의 커다란 획을 그으며 시작을 했습니다.


비록 태고로부터 이어져 온 길일지라도,

또한, 가지 않으면 안 될 길일지라도

난 긍정의 마음으로 기쁘게 걸을 것입니다.


처음처럼......


(2013년 9월 9일)

 

 

 

   * < 한떨기 동백꽃 같기도 한 화려한 명자나무꽃입니다.>

 

 

   * < 자줏빛 목련화가 참 고상하고 탐스럽습니다.>

 

 

첨부이미지

 

-<Beautiful & Sweet Newage >-